대한민국 권력의 상징이자 심장부로 불리웠던 청와대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완전 개방되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핫-한 이슈로 빅뉴스(big news)가 되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언제쯤 한번 가볼 수 있을까? 기회를 엿보던 차에 회사 동료로부터 예약이 쉽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곧바로 신청을 했고 간단히 해결되어 아내와 함께 금단의 구역으로만 여겨졌던 청와대 깜짝 방문을 감행하게 되었다.
아무리 급해도 직장은 빠질 수 없기에 일단 출근해서 일정을 파악한 후, 아내와 만나기로 약속한 광화문역으로 향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어서 경복궁을 찾아갔는데 입구에서 가까운 동편 주차장에 마침 청와대를 왕래하는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고 편안하게 정문 입구까지 쉽게 갈수 있었다.
그곳에는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행렬을 이루고 있었는데 입장료는 없었고 우리 부부도 그들 중에 섞여 긴 시간을 기다리고 나서야 비로소 청와대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가장 먼저 영빈관을 둘러보기로 했는데 외국의 귀빈을 대접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건축물도 최고급 자재를 사용한 것 같았으며 내부도 아주 럭셔리(luxury)할 만큼 멋스럽게 현대식으로 상당히 잘 지어진 건축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음 코스로 우측 길을 돌아서 청와대 본관으로 향했는데 TV 뉴스를 통해 그림으로만 보아오던 익숙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길게 늘어선 줄이 안 보일 정도로 그곳 또한 전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인해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간신히 정문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갈 수가 있었으며 청결을 의식해서인지 준비된 헝겊 신을 신고 입장하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내부시설은 모두가 최상의 고급진 목재들로 장식되어 웅장함이 가히 입이 벌어질 정도였고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을 살펴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곳의 분위기가 누구라도 저절로 움츠려지고 압도 당하는 특별한 공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구중궁궐(九重宮闕)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 그 자체라고 하는 게, 보다 솔직한 고백일 것 같다. 그리고 대통령 배우자가 사용했던 집무실, 접견실도 널찍하고 호화로웠으며 고급스러운 집기들로 채워져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본관을 나온 후 단숨에 대통령 관저를 찾아갔는데 그곳도 줄지어 대기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곳이 없을 만큼 북새통이었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규모가 대단했고 인수문(仁壽門)을 지나니 잘 가꾸어진 잔디 정원이 시원스럽게 펼쳐있고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대통령 관저를 한 바퀴 돌아나오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싶다.
방문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자 경내 여러 곳에 간이 화장실이 층분히 마련되어 불편함이 없었으며 산책로 마다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긴 의자들을 많이 비치해둔 것을 보면서 언제 이렇듯 세심하게 준비했을까 싶었고 정부 차원에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비로소 국민 다운 대접을 받는것 같아 기뻤고 뿌듯한 마음에 고마움마저 강하게 밀려왔다,
청와대 상춘재(常春齋) 만큼은 꼭 보아야겠다 싶어 비탈진 길을 돌아 내려오다 보니 관저 입구라서 황금색으로 봉황 문양을 새긴 출입문이 눈에 띄었는데 그곳에도 ‘휴대폰’ 촬영하는 사람들로 진을 치고 있었고 ‘인증 샷’을 남기고자 나도 한 컷을 찍은 후에 다음 코스인 상춘재(常春齋)로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니 햇빛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원한 숲길이 나타나는데 맑은 계곡을 연결한 다리와 작은 폭포가 시선을 끌었으며 아예 그늘에 자리를 잡고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녹지원과 연결된 상춘재(常春齋)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한옥으로 잘 지어진 건물이 고풍스러웠고 ‘한국의 미’를 한껏 자랑하는 가장 멋스럽고 아름다운 집이 아닐까 싶다.
나무도 200년 이상 된 춘양목을 사용했다고 하며 외빈 접견 시 주로 많이 이용되었고 주요 인사들 간에 특별한 만남을 가질 때 간담회 장소로도 활용된 것으로 알고 있다.
상춘재(常春齋) 앞뜰이 어린이날 행사 때 사용되는 그 유명한 녹지원으로 드넓은 잔디가 압권이었고 가운데 자리한 700년 넘도록 역사의 현장을 지켜본 거대한 주목나무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춘추관과 헬기장, 오운정,침류각도 찾고 싶었고 여유를 가지고 샅샅이 둘러보고자 했으나 마침 오후 시간에 고객과의 약속이 생각나 서둘러 돌아서야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곳곳에 걸려있는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라는 플래카드가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오랫동안 철저히 통제된 채, 권력의 베일에 가려졌던 가림막이 벗겨져 청와대를 누구나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으며 숱한 영욕(榮辱)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한국 정치사의 심장부를 낱낱이 들여다 볼수 있어 감동이었고 유익했고 너무 좋았지 않았나 싶다.
특권층이라고 할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이용하던 금단의 구역이 완전히 해제되고 명실공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진 이상 청와대가 소중한 휴식 공간이자 국민공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된 것을 한껏 반기고 기대하면서 이같은 변화에 대해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환영하고 매우 흡족하게 생각한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영원하라~ 영원하라~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