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그리는 노래 "고향초"
'고향초'가 무슨 말인가?
예전 군대시절에 휴가 갔다 귀대하면서 집에서 가져온 '담배'를
'고향초'라고 했었다.
말 그대로는 '고향 풀'이란 말인데,
'풀'은 흔히 '사람'을 빗대는 말로
"고향 사람", "정든 사람"을 부르고 있다.
"사람을 그리는 노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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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초
남쪽 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날으면
뒷동산에 동백꽃도 곱게 피는데
뽕을 따던 아가씨들 서울로 가네
정든 사람 정든 고향 잊었단 말인가
찔레꽃이 한잎 두잎 물 위에 날리면
내 고향에 봄은 가고 서리도 찬데
이 바닥에 정든 사람 어디로 갔나
전해오던 흙 냄새를 잊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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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춘(본명 박순동)이 곡을 쓰고,
김다인(본명 조명암, 예명 조명출)이 가사를 지어,
송민도(1923~2023) 노래로
행방 이전과는 다른 해방 이후 설립된 회사 '오케레코드'에서 발매됐다.
이 고은 지금에 와서는 송민도의 대표곡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한동안 장세정(1921~2003)의 노래로 널리 알려졌었다.
실제로 이 곳은 1948년 송민도의 원곡보다는
1952년 오레엔트레코드에서 발매된 장세정의 음반이 사랑을 받으면서 인기곡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련한 멜로디와 함께 고향을 등지는 6.25 때의 아픔을 노래해서다.
분단과 전쟁 그리고 산업화와 도시화로 고향을 떠나고 떠나보내야 했던 사람들, 아픔과 서러움의 세월이었다
그래서, 이후로도 많은 가수들이 '고향초'를 블렀다.
송민도(1923~2023)는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1947년 24세 나이에 중앙방송국(현 KBS)1기 전속가수로 발탁됐다. 당시에는 드물었던 아이가 있는 주부 출신 여가수로 데뷔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5.25 전쟁 직전, 낸 데뷔곡 '고향초'는 특힌 전란의 비운과 맞는 애절한 가사와 음색으로 인기를 끌었고, 실향민들의 애환을 달랬다. 딩시 음반사가 '송민도'가 남자 같다며 '송민숙'이란 이름으로 고인에게 알리지 않고 이 노래를 발매한 일화도 유명하다. 이후 고인은 전쟁 중 부산에서 피난 생활을 하던 중 많은 이가 '고향초'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서야 데뷔곡이 인기를 끈 사실을 알았고, 자신의 곡이 사람들을 위로하는 모습에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고인은 국군의 서울 수복 이후 북진 경로를 따라 위문 공연을 펼쳤고, 휴전 이후에도 활발한 가수 활동을 이어갔다.
1960년대 영화 '카츄사'의 주제가 '카츄사의 노래', '목숨을 걸어놓고', '여옥의 노래'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1971년 가요계를 떠나 가족과 함께 미국 로스엔젤레스 오렌지카운티에 정착했다.
2006년 KBS '가요무대' 1000회 특집 출연을 위해 잠시 한국을 찾은 것이 그의 마지막 귀국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