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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刹那)에 이루는 소원... 갓바위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에서 뒤를 돌아 북쪽을 바라보면 손에 닿을 듯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
팔공산이 서 있었다. 그때는 앞을 가리는 높은 건물이 없었고 대기도 지금보다 더 깨끗했을 것이기 때문에 실제거리보다 더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 결혼 이후에 몇 번의 이사를 거쳐 고향집 근처 아파트에 자리를 잡은 지도 어언 10년이 다 되어간다.
태어난 고향집 부근은 대단위 고층아파트가 들어서고 번화가로 탈바꿈하여 밤낮없는 밝음에 그을려 있다.
다행스럽게도 18층의 아파트 뒷베란다에 서면 앞동에 가린 팔공산이 반쪽만이라도 얼굴을 내밀어 주는 것이고 더 다행스러운
것은 몇 번을 올랐을 지 모르는 관봉의 갓바위가 가려지지 않은 반쪽 편에 속해 있어 그 형체는 볼 수 없으나 위치만 짐작하여
아득한 봉우리를 바라보며 가끔 두손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 갓바위 인근 산행지도
사실, 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갓바위를 소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불교신도이거나 산행을 조금이라도 즐기는 이곳 사람치고 갓바위를 오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다.
갓바위란 이름이 워낙 많이 알려진 탓에 누구가 그것을 조성했으며 그 연대는 언제라는 설명은 오히려 진부하다.
갓바위를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외지에서 오는 이들은 대부분 차량통행로를 이용하다보니 관광지구쪽이나 경산방향(뒷 갓바
위길)에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 올라 온 경산방향의 길.
아들의 대학입학 원서제출을 앞두고 잔뜩 흐린 토요일 오전에 아내와 함께 경산쪽 산행로를 따라 갓바위를 찾았다.
▲ 갓바위 불교용품점 불연각(佛緣閣)의 벽에 걸린 자족(自足)하며 사랑하라는 요지의 글이다.
- 인 연 설 -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이 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할 것입니다.
▲ 노천법당에서의 기도
나 역시 같은 소원을 품고 찾았지만 입시철이면 경향각지에서 찾아오는 참배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 갓바위다.
그것이 정확히 몇 년도인지 모르지만 내가 처음 갓바위를 찾았을 때는 적당한 넓이의 자연적 기도터와 약사여래불만 계셨다.
세월이 지나 한 번씩 찾을 때마다 불상 앞의 작은 터는 콘크리트로 점점 넓혀져갔고 불상 앞은 이런저런 조악한 시설물이
가로놓여 무릎을 꿇거나 가부좌로 앉은 눈높이의 시선을 가로막는다.
물론 하중을 견딜만한 건물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관리하는 사찰의 무성의한 시설물 설치는
재고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강관파이프에 해가림망을 쳐 놓아 저 안에서는 약사여래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경제논리마저도 떠 올리지 말아야 할 곳이 종교시설이다.
"올테면 오고 말테면 마라"는 식이나 "너희의 필요에서 오니 이 정도도 고마운 줄 알아라"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종교가 아니다.
이것이 일년에 1,000만명이 다녀간다는 국내 약사신앙의 최대성지인 갓바위의 오늘날 모습이다.
재정적인 이유를 댄다면 손가락 셈이라도 조금 할 줄아는 유치원생도 웃을 일이다.
▲ 어느 외국인 젊은이들....
한 무리의 외국인 여행객들이 눈에 띄었다. 대구시에서는 갓바위에 케이블카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최도시인 대구는 국내를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3%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유치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년 1,000만명이 찾는 이곳 갓바위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여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이곳을 관리하는 선본사는 노천법당 입구에서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대의 명분은 그 흔한 환경보호다.
선본사와 달리 나는 종교적 관점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환경문제라면 달리 이야기 할 것도 없다.
갓바위의 입구는 대구쪽이나 경산쪽이나 모두 가로등을 설치해 24시간 밝게 해 놓았다. 이런 유명한 기도도량의 길가에는
어느 곳에나 있는 공통된 현상이다. 환경은 식생(植生)과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야간에도 밝혀둔 산길 가로등밑에 있는
나무들은 언제 쉬며 광합성작용을 해서 제 생명을 유지시키는지.....야간에도 사람들을 왜 오르게하는지 그것 역시 환경보호에
역행되는 일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싶다. 또한, 반대명분은 "환경보호"로만 끝나기를 바란다.
사이비불교신자인 내가 케이블카설치를 반대하는 종교적관점이란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는 단순한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자신의 신앙대상에게 접근하는 길이 자동차로 턱밑 까지 갈 수 있고, 케이블카로 코밑 까지 갈 수 있다면 그 신앙대상에 대한
경외심이 온전할 것인가? 그것은 타종교인이나 한낱 구경꾼에 지나지 않더라도 지켜야할 기본적인 덕목이 아닐까?
종교간에는 이해와 존중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그걸 모르고 제 종교만 신앙이라고 아집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머리 빈 동물에나 씀직한 "무리"라고 칭하는 것이다)
이질적 대립요소를 꿰 뚫지 못하는 아집과 소인배의 졸렬한 행태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불교의 " 원융무애(圓融無碍)"란
가르침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바로 적도 없고, 내편도 없는 참으로 둥글고 둥근 보름달과 같은 원만함과 융합을 일컫는다.
갓바위 케이블카의 설치를 두고 진행되는 종단과 행정관서의 대립, 종교차별을 야기시킨 현 정부와 불교계의 대립을 보면서
오늘날 우리 모두가 되새겨야 할 말이 "원융(圓融)"이다.
▲ 비좁은 정면을 대신한 비껴앉은 자리와 동전을 붙이는 참배객들....
갓바위부처님은 왼손에 약병을 들고 계심으로서 약사여래불로 칭한다고 한다.
나는 약사여래불이란 육체적인 병으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그 고통으로 부터 구제해주시는 협의(狹意)
의 좁은 의미로만 생각했었다.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으로 나투시는 부처는 하나임을 알기
까지는 아내로 부터의 배움이 있었다.
서원을 세우고 수행을 거듭한 결과 깨달음을 얻어, 그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는 부처인 보신불(報身佛)
약사여래는 "약사경"에 그 내용이 전해진다고 한다. 아래 글은 선본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설명이다.
"약사경"은 문수보살이 부처님께 '말세의 중생들이 업장을 소멸하고 이롭고 안락한 길을 알려주십시오'
하는 청을 드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문수보살에게 약사유리광여래가 보살도를 행할 때 세운 12가지 서원과 그 공덕,
그리고 중생들이 약사여래를 믿고, 기도로써 얻는 것을 차례로 설명하신다.
▲ 관봉 약사여래좌상
약사여래가 보살도를 닦을 때 세운 12가지 서원을 요약하면 이러하다.
제1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그 나라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이 32상과 80가지 거룩한
모습을 구족하게 할 것, 곧 상호구족(相好具足).
제2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몸의 안팎이 유리처럼 투명하고 해와달보다 더욱 빛나게
장엄되며 저승의 중생들도 모두 밝게 깨우쳐서 하고자 하는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게 할 것.
곧 광명편조(光明遍照).
제3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한량없는 지혜와 방편으로 모든 중생들이 필요한 물건들
을 얻게 하여 항상 넉넉하게 할 것. 곧 소구만족(所求滿足).
제4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삿된 길에 빠진 중생들이 깨달음의 바른 길에 들고 소승은
대승으로 돌아오게 될 것, 곧 안립대승(安立大乘).
제5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모든 중생들이 청정한 행을 닦고 모두 삼취정계를 갖추게
되며, 설사 죄를 범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악도에서 떨어지지 않게 할 것,
곧 지계청정(持戒淸淨).
제6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몸이 성하지 않은 불구의 모습으로 온갖 괴로움을 겪는
이라도 자신의 이름을 들으면, 온 몸이 성하게 되고 모든 질병과 병고가 사라지게 할 것.
곧 제근구족(諸根具足).
제7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가난 고독 질병 등으로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한 번만이라도 들으면 온갖 장애가 다 사라져서 안락을 얻게 될 것, 곧 제병안락(際病安樂).
제8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여인이 자신의 처지를 버리고자 한다면 그때 바로 자신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장부의 모습을 갖추게 되고 위없는 깨달음을 얻게 할 것, 곧 전녀성남(轉女成男).
제9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모든 중생들이 악마 외도의 구렁에서 벗어나 올바른 생각
을 갖고 보살행을 익혀서 성불하게 할 것, 곧 거사취정(去邪趣正).
제10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국가로부터의 재난이나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고난을
만났을 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그 복덕으로 모든 고난과 액난을 벗어나 해탈을 얻게 할 것,
곧 식재이고(息災離苦).
제11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굶주리고 목마른 고통을 당하는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생각하면 그 공덕으로 맛있는 음식을 얻고 참다운 진리의 기쁨을 맛보게 하여
마음을 안락하게 할 것, 곧 식갈포만(食渴飽滿).
제12대원 : 다음 세상에 자신이 성불했을 때, 가난에 헐벗은 모든 중생들이 자신의 이름을 듣고 일심
으로 생각하면 중생들이 바라는 대로 온갖 옷과 패물을 얻어서 마음에 만족하게 할 것,
곧 장엄풍만(裝嚴豊滿)
▲ 지극정성 일념으로 올리는 기도는 찰나(刹那)에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
약사유리광여래는 위의 열두가지 미묘하고, 거룩한 서원을 세우고 보살도를 행하여 부처님이 되셨다. 그래서 그 국토는 한결
같이 청정해서 여자다 남자다 하는 구별이 없고,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마음에 원하는 대로 이루어져서 극락세계처럼 찬란하
고 아름다운 세계를 이룬 것이다.
또한 이 국토에는 수없이 많은 보살 가운데서도 으뜸인 일광편조보살과 월광편조보살이 있어서 약사유리광여래의 정법보장을
지니고 좌우에서 모신다고 한다.
이 약사경은 약사여래가 보살도를 행할 때 세운 12대원과 성불한 약사여래를 모시는 두 보처보살을 소개하고, 다시 부처님은
약사여래의 이름을 듣고 지극한 마음으로 이 경전을 지니는 공덕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하신다. 이 가운데 앞부분은 약사여래가
세운 12가지 서원 대로 중생들의 근심과 고통을 제거해 주어 중생들이 이익과 안락을 얻게 됨을 여실하게 가르쳐주는 내용
이다. (☜ 자료:선본사 홈페이지 http://www.seonbonsa.org/index.html)
▲ 근엄한 표정의 약사여래불
이곳 갓바위에는 별도의 전각이 없다.그러므로 전각의 특징이 묻어나는 주련(柱聯)의 글귀도 없다.
갓바위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이곳을 관장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단의 직할사찰인 선본사의
주전각인 극락전의 주련에 아미타불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는 동시에 염불의 중요성을 강조한
계송이 새겨져 있다.
이 계송이 불원천리 마다않고 찾아온 수많은 참배객들이 독송하는 약사여래불의 정근에 대한 답을
던져주는 것은 아닌지....
極樂堂前滿月容(극락당전만월용) 극락당(極樂堂)앞에 만월(滿月)같은 아미타불 얼굴
玉毫金色照虛空(옥호금색조허공) 옥호(玉豪)와 금빛 얼굴은 허공을 가득 밝게 비추시니
若人一念稱名號(약인일념칭명호) 사람이 일념으로 부처님의 명호(名號)를 부른다면
頃刻圓成無量空(경각원성무량공) 잠깐 사이에 한량없는 모든 공덕 원만성취하리라.
※ 옥호(玉豪) : 32상(相)의 하나.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
( 나는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 되기를 일념으로 빌고 또 빈다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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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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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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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는 우리 대구의 보물이며 자랑입니다.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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