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20-231020
칭기즈칸 (Genghis Khan, The Emperer of all men)
헤럴드 램(지음) - 강영규(번역) - 현실과 미래
활자가 작고 페이지마다 글자가 많기는 하였지만 두꺼운 다른 역사책과는 달리 일반 책과 비슷한 이 책을 읽는데 한 달이 걸렸다. 칭기즈칸의 위대함을 살피며 읽느라 그런 건 아니다. 가을에 들어서면서 책을 읽는 시간에 그만큼 게을러졌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시간을 많이 사용하여야 하는 다른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일이 끝난 후 며칠 동안에 남아있던 부분을 모두 읽었다.
이 책에서 사용한 칭기즈칸의 이름은 영문으로 Genghis Khan이다. 위키백과에 표기된 그의 이름은 몽골어를 비롯하여 Činggis Qan, Чингис хаан 成吉思汗 성길사한 Genghis Khan 등 여러 나라 글로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또 다른 표현으로 문화어라는 게 있는데 그건 ‘칭기스 한’으로 표기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부르는 이름과 문화어로 부르는 이름과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영문자 S와 Kh에 대한 현지 발음에서 오는 차이가 아닌지 생각하여 본다. 그의 이름에 대하여 우선 생각해 본 이유는, 지금은 인터넷의 모든 표준 이름이 ‘칭기즈칸’으로 적혀있어 우리나라 표기가 그것으로 통일된 것 같은데, 교육 받은 지 오래된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모두 같은 생각일 테지만, 이름을 참 여러 가지로 배웠기 때문이다. 징기스칸, 징기즈칸, 칭기스칸 등이었고, 요즈음은 ‘칭기즈칸’으로 부르는 모양이다. 그러나 내 세대는 ‘징기스칸’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원저자는 역사학을 전공하고 역사 저술가로 오랫동안 활동하였고 아랍어와 중국어에 능통하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그의 다른 저서들을 보아도 그가 중국, 몽골, 이슬람권에 대한 많은 역사적 연구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여느 다른 역사서적보다는 그 느낌이 역사 소설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책 도입부에 다른 사람의 말을 빌려 “칭기즈칸은 섹스피어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분석이 불가능한 사람이다.”라고 적어 놓았다. 섹스피어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칭기즈칸 당시에는 몽골에 글자가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몽골인들은 기록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몽골 내에 칭기즈칸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어 그를 이해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책도 몽골의 기록 보다는 패전국들이 적어놓은 기록을 토대로 하여 연구한 결과물인 것 같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승자의 기록은 없고 패자의 기록은 있는 것이 칭기즈칸이라면 승자와 패자 사이에 존재할 역사적 차이점은 매우 클 것이므로 그를 역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데 동의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칭기즈칸의 법전’ 이라는 것을 기술하였다. 이 법전은 1206년 칭기즈칸이 칸으로 등극할 당시에 발표된 것이라고 하는데 법전조차도 현존하지 않아 일부 학자들이 이곳 저곳 이 나라 저 나라에세 수집한 몇몇 조항이 전부였다. 이 책을 읽고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중국에서 14개월동안 방대한 자료를 연구하여 2007년에 발표하였다는 범전이 가장 최근의 것인 듯 한데 이 조차도 진작 몽골에서 연구, 태어난 것은 아니다. 저자가 소개한 겨우 22조항 중 1조에는 ‘전지 전능한 유일신 하나님을 숭배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당시 칭기즈칸 이나 몽골인들이 크리스쳔과는 거리가 있었을 텐데 어찌 특정 종교에서 사용하는 이런 번역이 나왔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원문에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GOD'이라 쓰여 있었을 텐데 번역자가 그리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아쉬운 부분은 칭기즈칸의 이동 경로나 전쟁 경로 같은 것을 현재의 지명이 들어간 지도를 곁들였다면 훨씬 이해가 빠를 수 있을 텐데 이 책에는 원작자가 사용한 옛지명이 표기된 희미한 흑백지도만이 인쇄돼 있어 전쟁루트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다.
이 책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다른 자료를 찾아보다 ‘김종래’라는 분이 글을 쓰고 ‘정현우’라는 분이 정리를 하였다는 글이 있었다. 어디를 찾아 봐도 기록이 없어 칭기즈칸이 남긴 말은 아닌 것 같고 정현우라는 분이 칭기즈칸이 되어 가슴을 설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요새 젊은 사람들이 가슴에 담을만한 글귀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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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의 결의
글 김종래 / 정리 정연후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
마을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목숨을 건 전쟁이 내 직업이고 일이었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말하지 말라
그림자 말고는 친구도 없고
병사로는 10만,
백성은 어린 아이와 노인을 합쳐 200만도 되지 않았다
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으나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해야겠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그 순간
나는 칭기즈칸이 되었다
- 인터넷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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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8일
하늘빛
음악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m1xi0FspHRE 링크
Dschinghis Khan -Piano C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