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훈문화 일군 정추, 탄생85주년 기념음악회 3월 4일개최
봄이 오는 문턱에서 작곡가 정추 선생의 음악과 함께 타국 생활의 고단함을 잠시 잊어버리시고 여유로운 마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오는 3월 4일 잠블 명칭 국립필하모니에서 열리는 정추 탄생85주년 기념 음악회가 그것인데, 교향악단 뿐 아니라 유명가수, 합창단, 연주가들이 참가하는 대형 콘서트로 기획되어 그 의미를 더욱 빛나게 할 예정이다.
특히, 새로 창작을 하거나 편곡한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음악회는 선명하면서도 섬세한 교향시 '조국', 한국을 주제로 한 '한국 교향 모음곡', '뗏목의 노래'와 통일된 조국의 전 국민이 부를 애국가 '내 조국'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또 피아노곡과 독창곡, 카자흐, 한국, 중국민요편곡 등이 소개될 것이다.
카자흐스탄 작곡가 동맹의 다우레스 아흐메트베꼬바 위원은 그의 작품을 두고 «그의 음악은 정신적으로 한국적이며 표현법과 음악적 언어는 사랑과 모국애, 전통에 대한 신념, 그 자신이 온 생애를 걸쳐 지녀온 민요의 열광적인 감수를 전하여 준다»고 평했다.
정추 선생은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유학중 1956년 김일성 개인 숭배 반대운동을 주도하여 정치 망명을 신청, 1958년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이후 300여편에 달하는 관현악곡, 실내악곡, 칸타타 등을 작곡했으며, 카자흐스탄 국립여자대학에 음악학부를 설립했고 카자흐스탄 민요를 합창곡과 피아노 연주곡으로 편곡하여 음악교과서로 활용케 하는 등 천재적인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노력공훈'메달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의 대표작은 스탈린의 탄압시기에 고려인들이 겪었던 비극적 운명이 반영된 심포니 모음곡 '1937년 9월 11일 17시 40분'(1. 삼엄한 명령 2.낙망 3.모국추억 4.울분 5. 슲은 울음)이다. 이 작품은 연해주로 부터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한 고려인들의 희생과 그 이후에도 '불온민족'으로 낙인 찍혀 차별받았던 고려인들의 한을 음악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유명하다.
또 그는 1970년에 창작한 애국가 '내 조국'을 통해 한반도의 통일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온 몸과 마음으로 염원하였다.
한편, 지금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고 작곡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민속학자이기도 하다. 고려인의 노래 1,000여곡을 채보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였고 이를 기초로 논문을 써 79년 레닌그라드 극장‧음악‧영화대학에서 ‘소비에트 고려인의 가요문화’라는 제목으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부터 '고려인 자따에비츠'라는 별명이 생겼다. (자따에비츠는 카자흐민요 천여곡을 채보한 카자흐 민속학자이다)
또 그는 틈만 나면 문학작품과 저서를 번역한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러시아어와 우리말 뿐만 아니라 일본어, 중국어에도 능통하다. 이러한 다방면에 걸친 그의 관심과 사회활동 덕분에 카자흐스탄 정부로 부터 '공화국공훈 문화 일꾼'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다음은 그의 약력.
1923년 광주 출생(음력 11월 29일생)
1944년 일본대학 예술학원 음악학부 작곡과 졸업
1946년 나운영과 민족음악협회(서울) 결성1947년 국립영화촬영소(평양) 음악과장
1950년 평양노어대학 졸업
1950년 평양음대 교수1958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작곡과 졸업1958년 反김일성체제 선언으로 정치적 망명
1958년 카자흐스탄 차이코프스키 음악전문학교 교수
1979년 레닌그라드 극장‧음악‧영화대학에서 ‘소비에트 고려인의 가요문화’로 예술학 박사학위 취득
1988년 카자흐스탄공화국 ‘공훈예술인’ 칭호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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