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도에는 아직도 체 게바라의 꿈이 나부끼고 있다.
그는 불가능한 꿈을 간직한 리얼리스트였다.
이 못 말리는 이상주의자의 정신을 나는 사랑한다.
체 게바라를 만나기 위해 선재도로 갔다.
선재도는 인천의 대표 섬인 대부도와 영흥도를 잇는 징검다리 섬이다.
대부도에서 선재대교를 타고 들어가면 선재도를 만나다.
선재도에서 다시 영흥대교를 타고 들어가면 영흥도에 들어선다
박정대의 시집 <체 게바라 만세>를 옆구리에 차고 집을 나섰다.
시집은 박정대의 문법으로 쓴 혁명의 언어들로 가득하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였다.
끝까지 스스로의 이상을 좇으며 몸을 불살랐다.
불가능한 꿈을 간직한 리얼리스트....
이 시대도 불꽃처럼 살다간 그의 정신이 필요하다.
선재대교
전주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3시간 만에 선재대교를 건넜다.
선재대교를 건너는 순간 도시가 섬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다리를 건너기 전 거쳐 왔던 대부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뻘다방(1)
<뻘다방>의 주차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체 게바라가 반겨준다.
'조국이 아니면 죽음을! 영원한 전진!’을 외치는 그의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뻘다방(2)
뻘다방은 이국적 풍광을 자랑하는 감성 카페다.
뻘다방은 주말이면 선재대교 진입로부터 차량 정체를 일으킨다.
영흥도·선재도 인스타 핫플의 지존이라 할 만하다.
뻘다방(3)
2015년 문을 연 이곳은 여행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해변을 마치 카리브해 해변에 온 듯한 기분이 들도록 꾸며 놓았다.
입구부터 카페 내부, 해변 테라스까지 멋진 포토존이 즐비하다.
뻘다방(4)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는 ‘잘될 것이다’라는 뜻의 스와힐리어다.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대사로 쓰인 뒤, 전 세계적으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라이온 킹>에서 "근심 걱정 모두 떨쳐버려."라고 번역되었다.
희미하게 그대의 얼굴이 보일 정도면 된다
천창을 통해 별빛들이 쏟아지면 된다
선반에 쌓여있는 약간의 먼지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자
술을 마시는 날들을 위해
뜨거운 국물을 끓여낼 수 있으면 된다
아무리 담배를 피워도 금방 공기가 맑아지는
히말라야 근처면 된다
다락방 위에는 청색 하늘
다락방 아래엔 끝없는 대지
다락방 곁으론 날마다
그대 맑은 숨결 같은 바람이 불면 된다.....................................................박정대 <체 게바라 만세> 부분
뻘다방(5)
누구나 편안히 쉬기 좋은 공간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해변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하다 보면 마치 카리브해에 온 것 같다.
해변에는 지구 반대편 혁명의 나라, 쿠바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뻘다방(6)
내부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주변 풍광에 비해 커피 맛은 신통치 않았다.
카페 아바나에 가면 붉은 휘장이 쳐진 무대엔 여섯 명의 악사들이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를 연주하고
무대의 오른쪽 벽엔 체 게바라의 초상이 걸려 있지 마가목으로 만든 테이블엔 루머가 있고 비파나무
의자엔 장 드 파가 앉아 있지 피아노 앞 테이블엔 욜이 홀로 앉아 무대를 바라보지 늙은 가수는 사랑을
노래하지만 우리는 말하지 사랑 같은 건 옛날에 다 했지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우리는 그저 술 한잔
마시기 위해 카페 아바나에 들렀지 늙은 가수 뒤에선 그로쏘랑 루이가 춤을 추네 춤을 추며 말하네 노래
..................................................................................................................................................박정대 <카페 아바나> 부분
당너머해수욕장
뻘다방 앞은 선재도 최남단에 있는 당너머해수욕장이다.
당너머해변 가까운 곳에는 목섬이라는 작은 무인도가 보인다.
측도(1)
선재리 서쪽 1㎞ 거리에 위치해 있는 섬이다.
측도는 바닷물이 맑아 바다의 깊이를 눈으로 잴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밀물 때면 선재도와 분리되고 썰물 때는 차량 및 도보로 통행이 가능한 곳이다.
바닷길 위로 전봇대가 나란히 줄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측도(2)
세상과 멀리 떨어진 신비의 섬으로 느끼게 해준다
복잡한 일상에 지칠 때 홀연히 들어와 한동안 쉬면 좋을 그런 곳이다.
아무도 없는 너른 백사장이 온통 우리 차지가 되었다.
목섬(1)
선재도 안에는 자그만 섬이 두 개 더 달려 있다.
매일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리는 목섬과 측도가 그것이다.
목섬의 끝으로 이어진 물줄기를 섬사람들은 ‘목떼미’라고 부른다.
목섬(2)
선재도에 딸린 목섬은 섬에서 꼭 들려야 할 관광명소다.
목섬은 밀물 때는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다가 썰물 때가 되면 1km 길이의 모랫길이 열린다.
양옆에 갯벌을 두고 바다를 가로질러 걷는 경험은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목섬(3)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을 '풀등'이라고 한다.
풀등은 뭍도 아니고 바다도 아니다.
풀등은 바람이 나르고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거대한 조화이다.
모래가 수천 년을 켜켜이 쌓이고 쌓여 바다 한가운데 만들어진 것이다.
목섬(4)
바다가 둘로 갈라지고, 금빛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모랫길이 열린다.
썰물 때 물이 빠지면 선재도 남측 해안에서 약 300m를 걸어서 목섬에 닿을 수 있다.
목섬은 미국 CNN방송이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선정하였다.
<목섬칼국수집>에서 맛없는 칼국수를 먹고 영흥도로 이동하였다.
드무리해변
드무리해변은 환경부에서 보호해야 할 지질 유산으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해변은 온통 펜션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접근이 매우 불편하였다.
딴드무리섬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섬이 된다.
영흥대교
선재도에서 영흥대교를 건너면 바로 영흥도다.
2001년 국내 기술진이 최초로 건설한 해상 사장교(斜張橋)이다.
하늘고래 전망대
영흥대교를 배경으로 늠름하게 서 있는 '하늘고래전망대에 다다른다.
고래가 파란 하늘을 바다 삼아 뛰어오를 것 같은 형상이다.
주민들의 풍요로운 삶과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의미로 세웠다고 한다.
십리포해수욕장
영흥도의 북쪽에 위치한 해변으로 총길이가 1㎞ 남짓이다.
왕모래와 작은 자갈로 이루어진 특이한 해변이다.
십리포는 영흥도 선착장에서 10리 정도 떨어졌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소사나무 군락지
십리포해변은 우리나라 소사나무 최대의 군락지다.
몸뚱이는 뭍을 향해 비스듬히 기울었고, 가지는 뒤틀릴 대로 뒤틀렸다.
굵었다 가늘어지는가 하면, 군데군데 혹을 단 채 꼬여 있기도 하다.
하늘 향해 뻗어 올린 가지들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친 것처럼 제멋대로 뻗었다.
인천상륙작전 전초기지
소사나무 군락지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로 활용했다고 한다.
한국 해군 첩보부대의 비밀 작전이 영흥도를 거점으로 펼쳐지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숲도 우리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지니고 있다.
보헤나 풀빌라
영흥도·선재도에는 카페 30여 곳과 펜션·민박 160여 곳이 있다.
보헤나는 주말이면 하룻밤 숙박비가 68만 원인데도 빈방이 없단다.
9개 객실마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통유리창과 개인 풀이 있다.
장경리해수욕장
배후에 100~150년생 소나무들이 1만 평의 숲을 이루고 있다.
백사장의 규모가 적지 않아 성수기면 수천 명의 피서객이 몰리기도 한다.
특히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통일사
국사봉에 오르기 위해 통일사까지 차를 타고 올라갔다.
통일사는 실향민들의 서러움을 달래기 위해 세운 사찰로도 유명하다.
국사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이정표가 산뜻하게 세워져 있었다.
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등산로도 짧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국사봉은 양로봉과 함께 영흥도를 아름답게 감싸고 있는 산 중 하나이다.
국사봉
해발 123m에 불과하지만 영흥도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다.
국사봉에는 고려 말기 왕족인 익령군 왕기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국운이 기울어갈 때 왕기는 이곳에 올라 고려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바다와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정상에 오르면 2층짜리 전망대가 있어 섬의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무의도와 자월도, 용유도 등 크고 작은 섬이 그림처럼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다.
다시 선재도로 돌아와서 갈치조림을 먹고, 시크릿펜션에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