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로또가 한국에 착륙했을 당시 한국은 로또 열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우리 아빠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이 시대에 ‘한 방’, ‘인생 대역전’,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어디 한국사람뿐 일까.
공산주의 탈을 쓴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 중국에는 갈수록 오르는 물가, 경기불황, 높아가는 빈부격차의 장벽을 뛰어넘을 일확천금의 꿈을 잡으려는 중국인들 덕분에 수많은 복권들이 쉴 틈 없이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경화시보(京华时报)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복권구매자는 2억명을 가뿐히넘어섰다. 복권 없이 못산다는 이들이 만들어낸 중국 복권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000억 위안(한화 약 36조원)을 넘어섰다. 2010년 대비 무려 3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전세계 복권판매액이 281조, 한국의 지난해 복권 총 판매액이 3조 천억 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규모다.
그리고 최근 국내 대표 로또정보 업체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복권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국내 대표 로또 정보 업체인 lottorich는 중국 최대 복권사이트 500만닷컴(500wan.com) 과 지난해 기술적 제휴를 맺고, 국내 로또복권 1등 예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쌍색구(双色球)’ 복권 예측 사이트를 지난 14일 오픈했다.
중국 복권 시장은 1987년 첫 복권이 발행된 이래 지난해까지 총 6,000억 위안(한화 106조원) 어치 복권이 팔려나갔으며, 이 중 당첨금으로 지급된 규모만 총 3,000억 위안(한화 약 53조원)에 달한다.
서민들의 고충이 커지는 만큼 빠르게 성장한 중국 복권시장에는 수십 가지 복권이 판매되고 있는데, 양사가 제휴한 부문은 중국 복지복권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에 ‘쌍색구’라고 알려진 복권이다. 중국인들 사이 인기가 가장 많은 대표적인 복권으로 중국 복권 사상 역대 최고 당첨금액인 949억원을 수령한 당첨자가 배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Lottorich가 500만닷컴에 제공하게 되는 쌍색구 1등 예측시스템은 국내 로또1등 예측시스템을 기반으로 탄생한 복권/예측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도 로또 1등 당첨번호 업계 최다 적중 신화를 낳은 만큼 이 시스템이 중국에서 또 어떤 신기록을 낳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복권을 향한 중국인들의 손길이 국내까지 향하고 있다. 국내 중국인 거주자와 날로 늘어가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복권시장까지 손을 뻗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이후 국내 로또복권에 당첨된 중국인은 6명으로 최고 수령액은 무려 27억원에 달했다. ‘한 방’을 노리는 중국 내 복권시장 활성화는 점차 국내까지 전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가에서는 이에 대한 수혜주 찾기가 유행했다.
2천년 전 만리장성을 쌓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는 중국의 복권. 그리고 2천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장벽인 빈부격차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서민들은 지금도 복권을 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