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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 들녘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2022.07.02 11:42:12
김윤자, <들꽃>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9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들 꽃
- 김윤자
들꽃의 눈과 귀를 보셨나요
말없이 다문 입술을 보셨나요
가자, 우리 아파트로 가자, 하여도
들녘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아시나요
이 풀잎이 다칠까, 저 풀잎이 다칠까
몸을 낮추고, 마음을 비우고
바람과 비에 떨며
하늘하늘 웃고 서 있는 들꽃
작은 눈과 작은 귀로
온 세상을 밝히는 환희
들꽃 앞에 서면
어머니의 향기가 전율로 흐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나태주 시인은 그의 시 <풀꽃>에서 노래한다. 여기서 나태주 시인이 말한 “너”는 바로 들판에 수줍은 듯 키를 낮춰 피어있는 들꽃들을 말함이다. 특히 들꽃 가운데 ‘쥐꼬리망초’ 같은 꽃들은 크기가 겨우 2~3mm밖에 되지 않는 작은 꽃이어서 앙증맞고 귀여울뿐더러 아주 작은 꽃이기에 보는 이가 스스로 키를 낮추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그저 조용히 맞고 있는 들꽃들. 그들은 나만 봐달라고 아우성치지 않는다. 아니 “모르는 척 / 못 본 척 / 스쳐 가는 바람처럼 지나가세요 / 나도 바람이 불어왔다 간 듯이 / 당신의 눈빛을 잊겠어요”라는 용혜원 시인의 노래처럼 어쩌면 모르는 척 못 본 척 스쳐 가는 바람처럼 지나가 달라고 하는지도 모른다.
여기 김윤자 시인은 그의 시 <들꽃>에서 ‘가자, 우리 아파트로 가자’ 하여도 들녘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 들꽃이라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바람과 비에 떨며 하늘하늘 웃고 서 있는 들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들꽃 앞에 서면 어머니의 향기가 전율로 흐르는 것인가? 김윤자 시인은 나태주, 용혜원 시인을 넘어 들꽃에서 어머니의 향기를 맡고 있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의 전체기사 보기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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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시에 대한 답글
2022년 7월 2일 토요일
1.무서운 놈 2022-07-02 20:44:37
김윤자 시인의 들꽃에 마음을 온통 빼앗겨
고향 동산에 이름도 몰랐던 들꽃들이 별나라에
가신 어머니로 다가오네요.
폭염의 칠월초 들에 핀 야생화가 더위를 가져갔네요!
감사합니다.
2.이재훈 초등학교 동창
송화의 들꽃
비바람에 몸은 떨고있지만, 남들은 몰라주지만, 야생화(들꽃)에게는 들판이 천국이지요.
함축의 압도적인 무게를 느낄 수 있기에 절제되어 있고, 또 자연스럽기까지 하다는 점에서 호감이 간다.
생활에 밀착된 기본 어휘로 쓰여있어도 애송되고 사랑받는 시의 대부분은 모국어의 가장 기초적인 어휘와 기층 언어로, 그것도 단순하고도 진솔한 묘사로 진술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꽃밭의 화려한 이국종의 꽃들보다 비록 몸은 작고 풍우에 시달려도, 이웃(옆의 풀잎)을 먼저 생각하고 세상을 밝게 밝히려는 들꽃이야말로 작은 영웅이기에 감히 어머니의 향기를 대신하는 것이다.
시어가 반짝임과 독자의 가슴을 울리는 매력있는 시다.
* 옥계초교 카톡방 나의 답글
지나친 과찬이십니다
부족한 졸시를 그리 높이 평가해 주시는
재훈 벗님의 시에 대한 성찰이 정말 대단하십니다
신문사에서도 좋게 평설을 써 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는데
재훈 벗님 평설로 더욱 기쁘고 행복합니다
더 좋은 시로 보답할게요
김윤자 절
3.김동진 서초문협 이사
김윤자선생님시
감동 많이 받았습니다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4.사이채 서초문협 이사
이렇게 애틋할 수가...
김 선생님 잘 감상했습니다.
5.이극래 충남문협 고문
아름다운 시, 잘 감상했어.
흔히 하찮게 여기는 들꽃
에서도 모정을 느끼는 감
성이 대단하군.
~~~무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몸과 마음으로
지내길 바랄께.
6.김정원 보령시 전회장, 시의원
들꽃의 존재이유를 노래하였군.
참 좋아...
7.신성자 오삼밭회 벗
시인친구 윤자야
들꽃시 넘 아름답다
엄마의향기 까지 느낄수있어서 더욱고마워 ~~
사랑하는 엄마가보구싶다 ...
잘 있지? 무더위에 건강조심하렴~^^
8.용미자 보령문협 선생님
안녕하세요?
들꽃 시 참 좋으네요
좋은작품 감상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거 또 펜글씨 수업에
써도 되지요~~~~♡
* 나의 답신:그럼요~^^
고마운 일이지요
졸시를 펜글씨 수업에 쓰신다니
영광입니다
* 보령 용미자 시인 학원 제자들 필사본 사진(2022.7.15.금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