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에 있는 섬 내도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폭발적으로 탐방객이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내도로 가는 선착장이 있는 구조라리에는 ‘샛바람 소리길’이 있고, 내도에는 동백꽃뿐만 아니라 한 번만 걸으면 누구나 반하는 명품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서다.내도는 외도의 안에 있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내도는 안섬, 모자섬 또는 여자섬이라 불린다. 대마도 가까이에 있던 외도가 내도를 향해 떠오는 것을 보고 놀란 동네 여인이 “섬이 떠 온다”고 고함을 치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는 전설이 있다. 원시림 상태의 동백나무가 80%이고 후박나무와 아름드리 해송이 어울려 우거졌다. 1982년 내도분교 운동장에서는 선사시대의 유적인 조개무지와 토기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샛바람 소리길은 ‘댕박동’에서 언덕바꿈으로 올라가는 시릿대 오솔길이다.
내도로 들어가는 탐방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시릿대는 해안가에 자생하는 대나무과의 식물로 예전에는 짧은 담뱃대인
곰방대나 활시위를 만드는데 사용되었지만 지금의 숲은 밭둑의 경계선 역할과 함께
샛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防風林)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내도 선착장에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전봇대에
‘샛바람 소리길’ 이라는 이정표가 우측의 골목 안쪽을 가리킨다.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안내판이 보이고 길은 좌측으로 90도로 꺾어진다.
잠시 후 조약돌로 정성스레 만든 계단이 보이고 통과해 오르면
드넓은 시릿대 숲속으로 탐방길이 바람처럼 스며든다.
키가 크고 우거져 햇살을 막아 한여름에도 항상 선선한 바람이 들락거리는 터널구실을 한다.
시릿대 숲에서 갈림길을 만나면 왼편 ‘언덕바꿈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을 택한다.
사면이 탁 트이는 언덕바꿈공원에서 간단한 기념촬영 및
조망을 즐기고 좌측의 너른 길을 통해 산자락으로 오른다.
우측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푸른 바다와 섬이 한 폭의 그림이다.
그 뒤로 옥녀봉 능선들이 장막처럼 펼쳐져 있다.
능선의 중간지점에 성벽이 떡하니 가로 막는다.
경남기념물 제204호로 지정된 구조라성이다.
둘레 860m, 높이 4m로 섬처럼 독립된 수정산의 북쪽 경사진 계곡에
해안에서는 식별하기 어려운 지형을 이용해 성을 쌓았다.
조선 성종 21년(1490)에 축조하였다고 전한다.
안내판을 읽어 본 후 좌측으로 방향을 잡는다.
성벽의 끝 지점에서 우측 성으로 올라서면 좌우 바다와 구조라리가 조망된다.
성벽을 끝까지 이어 탄 후 좌측으로 내려서서 성벽의 우측으로 해서 수정산을 오른다.
조금 가파른 오르막이지만 등산로 주변에 해송이 우거져
그늘을 만들고 시원한 해풍이 코를 상큼하게 한다.
수정산 정상에는 전망대와 정자, 조망도가 설치되어 있다.
남해의 망망대해 속으로 내도와 외도, 거제의 해금강이 선명하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니 이만한 전망대 그리 흔하지 않다.
하산은 반대방향이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서면 가파른 산길이다.
군 초소 체험관이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하면 서낭당 나무가 나타난다.
서낭당 나무 우측으로 내려오면 구조라리 마을 입구로 원점회귀할 수 있다.
전체 탐방로 길이는 2,5㎞,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즐기면서 여유 있게 돌아올 수 있다.
선착장에서 내도까지는 배로 약 7분 정도다.
선장의 구수한 입담이 탐방객들을 즐겁게 한다.
내도에 내리면 바다와 펜션 앞 사이를 통해
좌측으로 트레킹 길이 열리고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문 위쪽에
‘자연을 품은 섬, 내도 명품길’이라고 적혀 있다.
해안절벽 위로 만들어진 둘레길은 동백나무 숲이다.
해면이 그대로 드러나는 투명한 바다도 볼거리다.
푸르른 바다에 원시림 숲,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편백나무가 조화를 이뤄 내도의 이미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쉼터를 지나면 소나무들 사이로 남해바다가 열린다.
공곶이 해안이 바라보이는 벼랑을 지나자 ‘동백 포토존’이 펼쳐진다.
둘레길 좌우로 대나무와 동백나무 숲이 계속 이어지고
억새지대를 통과하면 왼편에 전망대가 나타난다.
일출이 아름답다는 세심전망대다.
충분한 조망을 즐기고 짙은 동백나무 숲속 터널을 계속 이어가면
너른 안부에 거대한 소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 게 보인다.
‘연인길 삼거리’로, 외도가 완전히 조망되는 신선대전망대까지는 왕복해서 다녀와야 한다.
연인길 삼거리에서부터 동백나무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약 7분이면 앞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아래로 내려가는 나무계단 길이 설치되어 있다.
그 끄트머리에 신선전망대가 있다. 전면으로 일망무제의 조망이 터진다.
왼편이 서이말등대, 오른쪽이 거제 해금강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지척의 거리에 외도가 있다.
그 뒤로 작게 보이는 섬이 갈매기 섬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남해의 홍도다.
연인길 삼거리까지 다시 되돌아 나와 이번엔 좌측의 희망전망대로 향한다.
이곳에서부터 꽃망울을 터트린 동백을 원 없이 볼 수 있다.
이곳 일대의 동백은 12월에 피기 시작해 3월 말이면 절정이다.
바다가 탁 트이는 억새지역 한가운데 희망전망대가 있다.
바다 건너를 조망하노라면 저 멀리 좌측으로부터 망산과 가라산,
마늘바위와 노자산이 차례대로 수묵화로 펼쳐진다.
내도안내센터에서 출발해 세심전망대`연인길 삼거리`신선전망대`희망전망대를 거쳐
돌아나오는 데 거리는 약 2㎞, 즐기면서 걸어 나와도 2시간 이내면 충분하다.
2011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선정한 전국 5개 명품마을에 내도의 마을이 선정되었고,
최근에는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명품 섬 베스트 10’에도 들어갔다고 한다.
내도의 ‘명품 둘레길’과 ‘샛바람소리길’은 평일이 아니라면 미리 단정해 코스를 잡을 필요가 없다.
선착장에 도착해 선박 예약 시간이 한 시간 이상 남았다면
‘샛바람 소리길’을, 그렇지 않다면 내도의 ‘명품 둘레길’을 먼저 탐방하고
나오는 길에 샛바람 소리길을 걸으면 된다.
구조라리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주중에는 하루에 5편이다.
주말에는 수시로 운행한다. 운임은 비싼 편으로 왕복 15분에 1만원을 받는다.
글`사진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첫댓글 천하장군에서는 3월 하순 동백꽃을 보려고 내도에 갈 예정입니다.
신청하고 싶습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