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행암만'과 '진해만'

[헛똑똑이]

여행과음식

도심 지척서 느끼는 바다·사람의 향기
시내버스 타고 우리지역 10배 즐기기 (10) 진해 속천~행암 바닷가

데스크승인 2011.03.08  05:39:06

김훤주 기자 | pole@idomin.com

3월 6일 오전 11시 35분 창원시 진해구 속천 시내버스 종점에 닿았다. 횟집들 헤치고 나오니 카페리 여객선 터미널이 있다. 봄맞이 나들이로 진해루와 행암 갯벌을 지나 소죽도 공원까지 이르는 길이다.

터미널에 들러 어묵 세 꼬챙이로 배를 가볍게 채우니 11시 55분, 오른쪽으로 바다를 두고 걸었다. 다른 데서 좀처럼 보기 힘든 철새들도 지겹도록 볼 수 있다. 통합 창원시를 통틀어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바다를 맛볼 수 있는 데가 여기말고는 없을 것이다.

길지 않으면서도 사람 살아가는 모습과 자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길이다. 고기잡이와 조개캐기 드문 모습도 종종 연출되고 고깃배들에서 어부들이 출항에 대비해 그물 따위를 다듬고 고치는 손길도 느낄 수 있다.

	소죽도에서 바다쪽으로 나 있는 전망 데크에 모여 있는 사람들.

차올랐던 물이 빠지기 시작하니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호미와 모종삽과 바구니들을 들고 나온다. 개천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데에서 빵을 먹고 있던 할머니 한 분은 "두어 시간 있으면 물이 빠지지" 했다.

	행암갯벌에 조개를 캐러 들어가는 할머니들.

진해루에 올랐다. 아직 차갑고 서늘한 기운이 있는지라 앉아서 즐기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스피커서는 '렛 잇 비'가 나왔다. 커피점이나 가게에 앉아 노닥거리는 축들은 꽤 됐고 아이들에게 보트를 태우는 젊은 어버이들도 띄었다.

행암갯벌로 다가갔다. 할머니들에게 물었더니 여기 갯벌은 어촌계 아닌 사람도 아무나 들어가 캘 수 있다고 했다. "반지락 말고, 개발이나 우리기도 캐지. 깊이 캐야 하고 발이 빠지니 힘들지. 한 번 들어와 봐." "하하, 오늘은 준비가 안 돼서요." 웃으며 손사래를 치고는 무거워하시는 바구니를 들어드렸는데, 실은 한 손만 써도 될만큼 가벼웠다. 그랬더니, "우리는 힘을 많이 써서 이것도 무겁네" 이랬다.

어항이지 싶은 데가 나온다. 조그만 배들 떠 있고 사람들은 탈것을 타고 오가며 고기잡이 도구를 실어나르거나 그물 따위를 손질했다. 그이들 그을린 얼굴과 임의로운 몸짓들에 출항에 대한 기대가 묻어 있었다.

마지막 소죽도 공원이다. 소죽도라면 섬이겠는데 이미 매립돼 뭍이랑 붙은 지 오래다. 바다 가운데 대죽도만 동생 잃은 형처럼 혼자 떠 있다. 소죽도 팔각정 전망대는 소나무가 사방을 가려 전망이 좋지는 않았지만 느낌은 그럴 듯했다. 내려와 바다 위로 낸 데크를 걸었다. 멀리 맞은편 마산 어시장 뒷모습이 보였다.

돌아나오며 시각을 확인하니 1시 12분. 아마 경화시장 들를 작정이 아니었으면 아까 소죽도 공원 매점에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안주로 어묵, 명태전, 피데기, 달걀말이를 판다고 돼 있는데 안에서 벌이는 50대 중년 두 남자의 수작이 밖에서 보기에 그럴 듯했다. 돌아나오는데 바닷가에 앉아 있던 한 할아버지가 말을 붙였다. 여기서도 나이 지긋한 두 분이 수작 중이었는데, 됫병짜리 소주가 거의 비었다. 당신 사진도 하나 찍어달라는 주문이었다. 보따리에서 카메라를 꺼내더니 이쪽으로 건넸다. 올해 여든다섯 살이라는 그이 함박웃음 옆에는 할머니의 지청구가 따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여동생이었는데, 자연산 굴을 캐갖고 나오면서 "술 좀 그만 마시제이" 이러면서 종주먹질을 해댔다.

소죽도 공원에서 행암갯벌까지 되짚어 나온 다음 도로를 따라 이동택지 네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들었을 때가 1시 35분이었다. 경화시장 있는 데다. 맞은편에는 홈플러스가 있다. 3일 8일 장이 서는데 6일은 장날이 아닌데다 일요일까지 겹쳐 그런지 조용했다. 나름 단골도 있고 반찬이 깔끔하게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경화찜집'을 찾아 시장길을 따라 조금 걸었다.

5000원짜리 추어탕과 소주 한 병을 주문해 먹었는데 나중 장날 맞춰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온다면 여기서 주로 파는 아귀찜(1만5000원, 2만 원, 2만5000원)이나 닭볶음탕 2만 원짜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발지인 속천 버스 종점은 경화시장쪽 버스 정류장에서 301·302·303·305·306번을 타고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데 있다. 운행 간격은 2301번이 12~15분, 302번 14분, 303번 50분, 305번 10~20분, 306번 50분.

이들 버스를 여기서 타려면 마산에서는 163번과 762번을 타야 한다. 이 두 버스가 모두 서는 데는 자유무역 후문이다. 경화시장 맞은편 그러니까 홈플러스쪽에서 내려지는데, 경화시장쪽으로 건너와 이들 버스를 타야 속천에 간다.

창원에서는 151번이나 752번을 타야 한다. 이 두 버스가 모두 서는 데는 지귀상가와 성주사역 등이다. 경화시장 쪽에 내리니까 길은 건너지 않아도 되지만, 속천행 버스 정류장은 창원 버스들 오는 데와 분리돼 있다.

속천~진해루~행암갯벌~소죽도 공원을 둘러보고 경화시장에서 장까지 봤으면 돌아올 때는 창원은 경화시장 맞은편 정류장에서 마산은 경화시장 쪽 정류장에서 타고 왔던 버스를 다시 타면 되겠다.

양재종 (123.XXX.XXX.204)

2011-03-20 21:56:33

저도 한때는 진해 앞바다는 당연히 진해만인지 알았지 그것이 행암만인줄 몰랐습니다. 저가 만난 관계 공무원도 진해 앞바다를 진해만으로 알고 있더라고요. 진해루 앞 갯벌이 '행암갯벌'이 맞니 않맞니는 지명과 해명이 서로 괴리되어 생겨난 혼돈입니다. '행암만' 안에 있는 갯벌이기에 '행암갯벌'이 공식명이 됩니다. 박병배님의 말은 진해루 앞 갯벌은 경화동 앞에 있으니 경화갯벌이라는 것이고 그리고 행암동에도 갯벌이 있으니 그 갯벌이 행암갯벌이라는 말씀으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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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61.XXX.XXX.2)

2011-03-21 10:13:32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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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종 (123.XXX.XXX.204)

2011-03-20 20:45:57

국립수산과학원은 '행암만'을 남으로 거제 북단, 북으로 소모도, 동으로 가덕도, 서로 마산 진동까지 사이로 구획해 놓았습니다. '진해만'은 '행암만'너머 거제 고성 통영 사이의 바다로 구획해 놓았습니다....따라서, 부분집합 아닙니다. 참고로, 진해해군기지내 소모도 안쪽 바다를 '마산만'으로, 가덕도 너머 바다는 '낙동강하구'로 구획. 명명되어져 있습니다.....국립수산과학원 홈피 '분야별정보'의 '해양환경'의 '국가해양환경측정망'을 클릭하여 해도C를 클릭하면 정확한 바다지명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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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배 (118.XXX.XXX.139)

2011-03-21 22:10:13

양재종님!
정확한 명칭을 알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너무나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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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종 (123.XXX.XXX.204)

2011-03-22 08:06:48

상식과 너무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관이 부르는 이름 따로 일반 시민이 부르는 이름 따로가 되었고 이건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명칭 조정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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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배 (118.XXX.XXX.96)

2011-03-18 22:06:21

기자님께서 사진을 찍은 갯벌은 경화천과 덕산천이 합치는 곳으로
과거 해안도로 개설을 위하여 매립하기전에는
해군(해병대)신병훈련소와 인접하여 민간인이 출입을 할 수 없는 지역이었습니다.
행암만이라면 행암동네 앞에 있는 곳을 의미합니다.
굳이 이름을 광범위하게 붙인다면 "진해만 갯벌"이라 함이 옳을듯 합니다.
* 기자님의 기사는 독자에게 여과없이 전달되어 항상 사실인 듯 인지되므로 좀 더 정확한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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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61.XXX.XXX.2)

2011-03-20 13:55:53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속천에서 행암까지와 함께 태평동 서쪽 중앙동 앞바다까지를 통틀어 진해만이라 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행암만이라는 말은, '어느 무식한 환경단체' 말고도(^^) 마산지방해양항만청과 진해구청(진해시청) 등에서도 쓰고 있습니다. 속천에서 행암에 이르는 구간이 해당됩니다.
이런 개념에 따른다면, 행암만은 진해만의 부분집합이 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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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배 (118.XXX.XXX.139)

2011-03-21 21:54:48

저의 표현이 과했다면 사과드립니다.
여하튼 진해만과 행암만을 다시 찾아보고 정리를 해야겠군요.
아마 진해에 사는 사람들은 헷갈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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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61.XXX.XXX.2)

2011-03-22 09:49:20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어느 무식한 환경단체'라고 따옴표를 한 까닭은요, 그냥 재미있어서 했습니다. 무식하기로 따지자면 제가 가장 심합니다요. 표현이 지나치다고 제가 생각했다면, 바로 그렇게 적었을 것입니다. 박병배님, 양재종님 모두 제게는 지나치도록 고마우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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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61.XXX.XXX.2)

2011-03-17 09:47:50

제가 행암갯벌이라 한 데에 정확한 이름이 있지는 않다고 합니다.
행암만에는 거기 말고 갯벌이 없어서 환경단체에서는 통상 행암갯벌이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행암만 갯벌이라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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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훤주 (61.XXX.XXX.2)

2011-03-15 12:11:13

고맙습니다. 한 번 더 확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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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배 (112.XXX.XXX.192)

2011-03-14 17:48:16

진해루와 소죽도 사이에 있는 갯벌은 행암갯벌이 아닙니다.
굳이 명칭을 붙인다면 '경화갯벌"이 아닐지요
행암은 진해구의 장천을 지나 수치로 가는 길목에 있는 조그만 포구로
갯벌에는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조그마한 양식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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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이희망]

좋은 지적입니다.
지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행암갯벌은 매립으로 생긴 것이다 보니 진해를 잘 모르고 붙인 이름 같아 보입니다.

[헛똑똑이]

행암갯벌(경화갯벌)은 매립으로 생겨난 갯벌 아닙니다. 원래 그 일대가 큰 갯벌이었는데 일제때 군용을 위해 매립되고 또 매립되고 이제 그거 남은 것입니다.

[사람만이희망]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