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삼국시대 신라의 수도인 경주와 대가야의 주도인 고령이 있는 유서 깊은 지역이다. 동쪽의 태백산맥과 북서쪽의 소백산맥 사이에 비교적 넓은 산간평야를 형성하고 태백 및 소백산맥 남부는 성현산지(省峴山地)에 둘러싸여 큰 분지형을 이루고 있다. 내륙지방을 굽어 흐르는 낙동강과 그 지류 주변에는 기름진 농토의 평야가 펼쳐져 있으며 소백산지, 중앙저지, 동부산지, 해안평야의 4지형구로 구분된다.
경상북도의 기후는 온대지방의 내륙분지성기후로 동해안은 해류와 산맥의 영향으로 내륙보다 따뜻하고 연교차가 적다. 연강수량은 900∼1,300mm(평균 1046mm)로 지역차가 큰데, 영천시, 청송군, 길안면, 안계면을 잇는 내륙지방은 900mm 이하이고 영주시, 부석면, 문경시, 경산시, 청도군, 고령군 등 북부·서부·남부는 1,000∼1,100mm이다. 또 강수량의 약 반은 6∼8월에 집중하여 강수의 하계집중률이 높고 겨울가뭄이 잦은 지역이다.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에 속해 있는 울릉도는 한국 기후의 일반적 기후 성격과 판이하여 고온다습한 해양성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1월 평균기온 0.6℃, 8월 평균기온 23.9℃, 연평균기온 12℃로서 기온의 교차가 비교적 작은 온화한 기후를 보일 뿐만 아니라 1,485mm의 연강수량이 계절별로 비교적 고르게 배분되어 내리는 것이 특색이다.
경상북도의 특산물을 살펴보면, 험준한 산세의 소백산, 지리산 등이 걸쳐있는 서부 및 북부지방의 산간지방에서는 주로 밭작물, 산채, 약초가 많이 나고, 낙동강과 그 지류 유역의 주요 곡창지대인 내륙평야에서는 쌀, 보리, 콩, 채소, 과일 등이 많이 생산된다. 참외, 고추, 사과, 포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데, 참외는 성주, 칠곡, 고추는 영양, 청송, 사과는 칠곡, 경산, 포도는 김천지방이 주산지이다. 이 밖에 특용작물로 안동의 마와 풍기의 인삼이 유명하며 예천, 상주, 문경 등지의 산간지방에서는 양잠, 농가에서는 소, 돼지, 닭 등의 사육이 활발하다. 감포, 구룡포, 포항, 강구, 울릉도 등에서 오징어, 꽁치, 명태, 쥐치, 방어 등이 잡히며 해조류로는 미역이 주산물이다. 지역별 주요특산물로는 풍기의 인삼, 영양의 고추, 영덕과 울진의 대게, 포항의 과메기, 울릉도의 오징어, 의성의 마늘, 청도의 감, 안동의 마, 봉화의 당귀, 송이버섯, 대구와 경산의 사과, 김천의 산채, 성주 참외, 군위의 돼지고기, 영천의 도토리묵, 상주의 곶감 등을 들 수 있다.
경상북도는 불교문화(경주중심)와 유교문화(안동중심)의 전통을 이어온 보수적이고 의례적인 향토음식이 많다. 경주지역은 동족부락으로 형성된 명문종가집의 제례를 중심으로 한 제사음식이 주된 향토음식으로 각종 전병류와 가주(家酒)의 전통이 깊다. 동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 공급이 비교적 원활하여 제례음풍(祭禮飮風)으로서 어류가 크게 숭상되고 있으며, 특히 김치를 담글 때 갈치를 이용하기도 한다. 또 안동지역은 양반문화를 중요시 여기던 고장으로 양반들만의 음식상, 제사상 등이 구분되기도 한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음식, 반가음식, 서민음식이 구별되어 있었으나 오랜 세월의 전승되어오면서 일반 평민층에게까지 궁중, 반가음식이 전해져, 궁중, 반가, 서민음식이 융화되어 정착하면서 이 지역의 향토음식문화를 형성하게 되었다(윤숙경, 1994; 경주시농업기술센터, 2005; 김상애, 2005; 한복진a, 1998).
경상북도는 음식의 지방색이 강한 곳으로 특히 의례음식인 떡류, 다과 및 음청류, 주류가 다양하게 발달되었고, 건어물, 자반어류 및 민물고기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되었다. 산간 내륙지방에서는 감자, 고구마, 메밀 및 도토리 등을 이용한 음식이 많은데, 특히 날콩가루를 이용한 음식이 많이 있다. 안동식혜, 석감주, 다슬기국, 닭백숙, 집장, 밥식해, 횟집나물, 수수풀떼기, 호박떡 등의 향토음식이 알려져 있다.
가. 주식류
쌀이 주식이나 보리, 콩 등의 잡곡을 많이 섞었다. 산간내륙지방에서는 부족한 쌀을 보충하기 위해 밭작물인 무, 감자, 고구마, 옥수수, 마, 도토리 등을 섞어 밥의 양을 늘려 먹었다. 제사를 마친 후 제물로 만든 제사음식의 맛을 재현한 안동의 헛제사밥, 산간지방의 산채비빔밥, 묵나물밥, 메밀묵밥, 취나물밥 등의 별미밥도 많이 이용하였다.
죽은 곡류를 이용한 유동식으로 주식으로서 뿐만 아니라 노약자의 보양식, 이른 아침에 내는 초조반이나 별미식으로 옛날부터 많이 먹어 왔다. 옛날에는 풍족하지 않은 식량사정으로 아침에는 밥을, 저녁에는 죽을 먹는 식생활이 두드러졌고, 따라서 구황식물이나 산채를 이용하여 주식의 양을 늘려 먹기 위한 목적으로 산나물죽, 고구마갱시기 등을 만들어 먹었다. 특히, 갱시기(갱식, 일종의 김치국밥)는 겨울에 먹는 궁핍한 식사의 일종이었으나 현재는 별미음식으로 즐기며 선호하는 음식이 되었다.
국수 종류로는 건진국수, 닭칼국수, 마국수 등을 별미음식으로 만들어 먹었고, 산간지역에서는 옥수수, 수수 등의 잡곡과 메밀, 도토리 등의 구황작물을 이용하여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나. 부식류
시래기콩가루국을 비롯하여 냉이국, 엉겅퀴국 등의 채소나 산채를 이용한 국이 많다. 육류로는 주로 닭고기, 쇠고기를 이용한 닭개장, 삼계탕, 육개장, 곰탕, 메탕국 등이 있고, 등푸른 생선인 고등어, 꽁치, 방어 등도 국에 이용하였다. 경상도의 국은 건더기가 많고 쌀가루, 들깨가루, 콩가루 등을 넣어 걸쭉하면서 깊은 맛을 내는 편인데 특히 경상북도에서는 콩가루를 더 빈번히 이용하는 특징이 있다.
경상북도는 찜음식이 많으며 해안지방에서 먼 지역은 건어나 염장어를 이용한 북어찜, 자반고등어찜, 상어찜류가 많고, 내륙산간지방은 가금류 및 민물고기를 이용한 닭 및 오리찜, 은어 및 잉어찜 외에 산채나 묵나물을 이용한 찜류가 발달하였다.
전류로는 된장 또는 고추장에 감자, 밀가루와 풋고추, 부추 등을 넣어 만든 장떡도 흔히 먹어온 음식의 하나이고, 당귀, 엄나물, 인삼, 참나물을 이용한 전이 많으며 특히 메밀전병은 이 고장의 별미식이라 할 수 있다.
회는 물회나 민물고기회, 과메기, 상어회, 육회 등이 특징적이다.
젓갈로는 명란젓, 창란젓, 꽁치젓갈, 오징어젓이 유명하며 특히 생선에 쌀밥이나 조밥을 넣어 발효시킨 여러 종류의 식해(가자미, 오징어, 홍치, 밥)가 많다.
김치는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사용하여 얼얼하고 맵게 만들며 멸치젓갈을 많이 사용하여 진하고 짜고 매운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보관을 위하여 양념을 많이 한 김치는 ‘짠지’라고 전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김치는 사연지, 부추김치, 파김치, 감김치, 상추김치, 우엉김치, 숙김치, 인삼김치, 콩잎김치 등이 있으며 또 콩잎을 이용한 물김치는 이 지방에서 많이 먹는 김치이다.
음식의 조미는 된장을 많이 이용한다. 된장에 소금절이한 오이, 가지 등을 박아 퇴비 속에서 단기간에 속성 발효 숙성시키는 집장인 거름장은 여름에 이용하였고 겨울철에는 담북장(청국장)을 이용하였다. 보리등겨를 이용한 등겨장(시금장), 생된장을 그대로 먹는 보리막장 등은 별미장의 일종이다.
다. 떡류
대표적인 것으로는 꿀에 잰 팥소를 넣어 반달모양으로 만든 밀비지, 찹쌀가루에 대추살, 콩, 팥을 넣어 찐 만경떡,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삶아 건져 꽈리가 나도록 저어 밤소를 넣고 꿀을 발라 석이채, 대추채, 밤채, 청매채를 묻힌 잡과편, 꿀에 콩가루, 깨소금, 밤고물을 넣고 경단을 만들어 잣가루를 묻힌 잣구리 등이 있으며 지역산물인 감자나 감을 이용한 감자떡, 감경단 등이 있고 소나무의 속껍질을 무르게 푹 삶은 것을 이용한 송기떡 등이 있다.
라. 과정류
대표적인 과정류는 진상품으로 올린 유과, 곡물가루에 꿀, 엿, 설탕을 넣고 반죽하여 튀긴 약과, 입과, 준주강반 등이 있고 또 과일, 열매, 식물의 뿌리 등을 꿀로 조리거나 굳혀 만든 과정류에는 각색정과(도라지, 우엉, 연근), 대추초, 대추징조 등이 있다. 이외 강냉이엿, 쌀엿, 호박엿, 무릇곰 등이 있다.
마. 음청류
대표적인 것으로는 대추식혜, 찐밥에 고춧가루, 무, 생강즙을 넣어 삭힌 안동식혜, 산야초, 한약재를 넣어 삭힌 약식혜, 곶감과 계피, 생강을 끓여 만든 수정과, 오매육에 백당향, 축사인, 꿀 등을 넣어 만든 제호탕, 찹쌀식혜인 점주, 녹두녹말, 오미자로 만드는 착면 등이 있다.
바. 주류
대표적인 주류로는 반가의 제주(祭酒), 교동법주, 안동소주, 하향주 등과 지역 및 계절의 산물로 빚은 국화주, 갖가지 꽃잎이나 과일로 빚은 주류가 많다.
<참고문헌>
한복진a,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음식 백가지 1, 현암사, 1998
한복진b,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음식 백가지 2, 현암사, 1998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성주향토음식의 맥, 2003
김상보, 생활문화 속의 향토음식문화, 신광출판사, 2004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천년고도 경주 내림손맛, 2005
김상애, 부산향토음식의 발굴과 좋은 식단정착, 한국음업중앙회 부산지회, 2005
대구한의대학교 경산문화연구소, 대구전통?향토음식, 대구광역시, 2005
윤숙경, 안동지역의 향토음식에 관한 고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9(1), 1994
경상북도청, www.gyeongbuk.go.kr, 2006
네이버사전(두산백과)a, 경상북도의 연혁 http://100.naver.com/100.nhn?docid=719963, 2006
네이버사전(두산백과)b, 경상북도, http://100.naver.com/100.nhn?docid=10422, 2006
농촌진흥청, 향토음식, www2.rda.go.kr/tpd/life/html/dietary/native/native02.htm, 2006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농촌자원개발연구소, 한국의 전통향토음식 8권 경상북도, 교문사, 2008
<문의사항 : 김양숙 연구사, kagatha@rd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