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3188
관음경 중송분-106
동봉
제23수 관음의 힘14
송사하고 다투는일 법정에서나
두려움이 엄습하는 군진중에도
관세음을 염송하는 거룩한힘이
모든원망 말끔하게 흩어버리네
쟁송경관처諍訟經官處
포외군진중怖畏軍陣中
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
중원실퇴산衆怨悉退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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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선배가 후배에게 물었다
"너는 올해로 몇 살이냐?"
후배가 답했다
"스물세 살인데요"
선배가 다시 물었다
"군대는 가고 싶지 않냐?"
후배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원 별 옴뚝가지 같은 걱정을 다 하셔.!'
하나 해야 할 답을 미룰 수는 없었다
"네, 가고는 싶었는데 잘 안되네요."
이리저리 훑어보면서 선배가 물었다
"야! 너처럼 허우대가 멀쩡한 녀석이
군대를 안 갔다는 게 말이 되냐?"
그러자 이번에는 후배가 물었다
"그게 왜 그리 궁금하세요?"
"그냥 물어보고 싶어서"
그러면서 놀림조로 말했다
"야! 사나이가 군대 얘기하는 게
뭐 무슨 잘못된 문제라도 있냐?
묻는데 그냥 대답하면 될 걸 가지고"
문어와 상어에 얽힌 얘기가 생각났다
하루는 문어가 검푸른 바닷속에서
붕어빵을 파는데 상어가 다가와
앞뒤 가리지 않고 다짜고짜 물었다
"야! 바닷속에서 이걸 왜 파냐?"
그러자 문어가 곧바로 되받았다
"남이사 뭘 하든 니가 무슨 상관이야"
그러자 상어가 재빠르게 되물었다
"남이사라니 너 어느 바다 출신이니?"
문어가 꼬리를 넘실대며 말했다
"시답잖게 그런 걸 왜 또 물어?'
바닷속에서도 지방색은 진한가 보다
'남이야'든 '남이사'든 무슨 상관?
이번에는 후배가 되물었다
"형은 군대 갔다 왔어?"
"아무렴, 당연하지."
"군 생활이 재밌었어?"
"어 그럼! 당연히 재밌었지?"
남자는 만나면 군대 얘기뿐이다
그 틈에 낀 후배는 입을 다문 채다
그렇게 군 생활이 좋고 또 재밌는데
지체 높은 집안일수록 왜 꺼리는 걸까
군대는 분명히 다녀오는 더 것이 좋고
송사는 휘말리지 않을수록 더 좋다
복무 기간은 두 해가 채 안 된다
'젊어 고생은' 뭐라고 하더라
그래 맞아, '사서도 한다' 하는데
1년 반 남짓이라면 긴 것도 아니다
인류가 마음 놓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요한 기관이 있어야 한다
외교, 경제, 교육, 문화 등은 물론이고
법원과 검찰, 경찰과 국방일 것이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을 때지만
탄자니아의 치안에 대해 물으면
나는 늘 이렇게 답하곤 했다
'한밤중 가로등이 없는 도심지를
외지인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라도
전혀 걱정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이다
현지인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야
그다지 두려울 것이 없다 하겠지만
외국인이 마음놓고 홀로 다닌다는 게
국방과 치안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구태여 신神을 찾고, 주主를 찾으며
예수님과 하느님을 울부짖으며
불보살을 염念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안전한 세상을 갈구한다
이 지구, 저 드넓은 우주 내에서
직립보행의 사람을 제외하고
종교를 논하는 생명붙이가 있는가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차별이 없다
마음이 중생이고 중생이 부처며
부처가 그대로 마음으로 이어질 때
바야흐로 아예 종교가 필요 없는
가장 완벽하고 온전한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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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국화꽃이 있잖아/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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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2023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