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딱걸렸어 2부 240회/ 누비 똥

[BLUEBOAT/불루보트]

240

누비 똥

도치씨의 미지근하고 마지못한 듯한 대답에 발끈해야 할 우아영이지만 미소를 지은 것은 오진숙이었다. 결혼해달라고 조아리듯 매달리던 도치씨가 불과 30분 만에 소주에 물탄 듯 간이 안 맞는 대답을 하게 된 동기를 따지지 않고 우아영은 의외로 배시시 웃었다.

“좋아요! 도치오빠가 좋다면 됐고요.”

우아영의 한마디에 도치씨는 일단 안심했다. 오진숙에게 본심정의를 보인 것 같고 우아영이 배시시 웃자 마음을 탁 놓았다. 당연히 치켜든 우아영의 손톱도 무장해제 될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다음 순간.

한 단계 손톱 각도를 높이며 원점타켓의 각도를 도치씨에게 조정한 우아영이 외쳤다.

“허지만!”

수비태세를 해제한 도치씨가 깜짝 놀라 주춤했다.

“허지만! 너무 억울해서 안 되겠어요.”

잽싸게 재방어태세로 돌입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도치씨가 얼굴을 감싸고 허리를 재켰다. 사정거리 안의 두 사람도 잔뜩 긴장한 눈으로 우아영을 지켜봤다. 숨 막히는 긴박감이 네 사람 사이에 팽팽했다.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이감독이 말했다.

“미스 우. 참아! 도치씨가 성질 뻗게 하지만 어쩌겠어? 원래 성질이 더러우니 미스우가 참을 수밖에.”

“무에? 참아요? 감독님도 그러는 거 아녜요.”

“에엥? 나? 내가 어쨌는데? 명품 때문에 그러냐? 그거라면.”

이감독의 말끝을 기다리지 않고 우아영의 말이 튀었다.

“명품요? 그런 건 신경 안 써요. 똥 걸레가 들면 똥 가방 되는 걸 뭐 좋다고?”

오진숙이 발끈했다. 아니 꼭 오진숙이 발끈하고도 남을 성깔인데 오진숙의 태도가 묘했다. 한번 도치씨를 슬쩍 쳐다 본 후 말했다.

“아영언니 영어실력 좋구나? 똥은 똥인데 누비 똥을 어케 알지?”

“뭐야? 이년아! 주둥이 안 닫아?”

도치씨가 눈을 찡긋하자 오진숙은 고분고분해졌다.

이감독이 또 나섰다.

“미스 우. 우리 이럴게 아니라.”

“감독님은 쓸개도 없어요?”

우아영의 비단 찢는 소리에 이감독은 얼떨떨했다. 자신이 우아영의 목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또 자신이 호두알만한 담석증에 걸렸던 것을 알고 있는 우아영이 신기했다. 자신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증거 하는 우아영이 기특했다. 여자의 관심이 뭐냐? 사랑 아니냐? 오메! 그거였구나? 이감독은 날 듯 기뻤다.

“미스우야. 그걸 어떻게? 나 눈물 날라칸다. 쓸개 수술한 거 아는 사람은 죽은 내 마누라뿐인 줄 알았는데? 미스 우가 알고 있었다니. 내가 참 무관했구나. 미스 우 마음도 모르고?”

우아영이 이감독을 향해 손톱 날의 방향을 휙 돌리며 ‘뻥이요’처럼 말했다.

“에고! 먹통!”

미간을 찌푸리며 오진숙이 말했다.

“아영언니. 감독님한테 엄청 심한 거 아냐? 싸가지 없게 먹통이 뭐냐? 아무리 감독님이 먹통 같아도 면전에서 그러는 거 아니다. 좋은 말 쌨잖아? 블랙홀, 블랙튜브. 블랙배럴. 그리고 말이다 말 나온 김에 딱 한마디만 더 하겠는데. 아영언니가 억울할 게 뭐가 있는데? 솔직히 말해 억울한 건 내가 진짜 억울하다.”

“뭐 이년아 싸가지? 말이면 다 말인 줄 아니? 감독님뇌물 처먹었으면 감독님한테 몸 던져야지 장사 하냐? 뇌물 처먹고 몸은 어만데 던지고. 그래서 억울했냐? 이 똥개 같은 년아!”

“그런 언니는 항상 번지 제대로 찾았어?”

“난 문패까지 확인한다. 이년아. 왜? 너 같은 줄 알았니?”

“요새 문패 다는 집이 어딨노? 촌년 집에나 달까?”

“뭐? 촌년? 그래 이년아 너는 도년이다 이년아. 盜년이 뭔지나 알아?”

오진숙이 발끈했다.

“그래 난 화냥년이다. 똥 걸레도 좋고 화냥년도 좋다. 허지만 싸우는 건 싫다. 아영언니랑 꼭 사랑전쟁 하는 거 같아 난 진짜 역겹다. 좋으면 가로채면 되는 거지 싸움은 왜 해?”

우아영도 발끈했다.

“뭐? 사랑전쟁? 웃기고 자빠졌네? 너 날 언니라 부르면서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거 다 안다. 호박씨가 누군 줄 알지? 이년아!”

“진짜 이럴 꺼야?”

“이 썅년이 엇다대고 눈깔 부릅뜨냐? 눈깔 팍 파버릴라!”

우아영의 손톱방향이 자주포대처럼 오진숙을 향해 틀었다.

오진숙은 우아영의 손톱에 겁먹거나 주눅 들지 않고 가슴을 제치며 소리쳤다.

“파봐! 파봐! 못 파면 그 손가락 분질러버릴 거야!”

목을 들이미는 오진숙의 기세에 우아영이 꼭 반발 뒤로 빠졌다. 허지만 으름장은 한수위 높았다.

“내가 파라면 못 팔 줄 아니?”

“파! 파봐! 도치형부 세컨드 되고 싶어 눈깔 먼 언니 눈깔이나 파! 더럽다 더러워!”

“뭐? 세컨드? 이 썅년이? 도치오빠 언니 일주일 후 죽고 난 후 결혼하는데 세컨드야? 이년아?”

“엄격히 말하면 재혼도 첩은 첩이야. 도치형부첩이니까 도첩盜妾이네? 아영언닌? 오호호호. 웃겨.”

그 순간 갯바위가 흔들거렸다.

밤하늘의 초롱초롱한 별들이 유성처럼 우수수 떨어졌다.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물이 쫘악 갈라졌다.

우아영의 악쓰는 소리가 상상을 초월한 데시빌로 온 천지를 뒤흔들었다.

섬이 흔들거렸다.

지구종말이나 천지창조가 다시 일어나는 듯했다.

“우아아악! 이 썅년아! 죽어! 죽여버린다!”

우아영이 몸을 날렸다. 아니 손톱을 날렸다. 정확하게 오진숙의 눈을 향해 말벌처럼 날았다.

그리고 인정사정없이 목표물에 정확히 쏘았다. 아니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오진숙의 외마디 비명이 천지를 갈랐다.

“으악!”

. 

[젠틀맨]

아,~정말 우아영이 사나운 맹수가 되었군요,
고분고분 대해주는 오진숙에게 강한 질투심을 느껴도 너무 심한것 같군요.
오진숙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ㅎㅎㅎ

[BLUEBOAT/불루보트]

여자들 감추어진 독기 아직도 모르시나요?
토막내고 비닐통에 젓갈 담던데.....ㅋㅋㅋㅋㅋㅋ
거기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김일수]

당돌한 우아영 설질많이 났군요..
직접 도치를 사랑한다고 진숙에게 선전 포구를 하는군요.
제미있게 잘읽었슴니다.

[BLUEBOAT/불루보트]

고맙습니다. 이제 한가위 명절 맞으실 준비하시느라 정신 없죠?
그래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 아니겠어요?..ㅎ

[무한도전]

이제 남자들 싸움에서 여자들 싸움으로 번졌네요 ㅎㅎ
우아영이 도치에게 결홀할 맘이 있을까요?

[BLUEBOAT/불루보트]

원래 전쟁은 왔다 갔다 합니다
질긴 놈이 이기죠....ㅋㅋㅋㅋ
고운밤 되세요

[빨간 립스틱]

같은 여자로 우아영이 도치아저씨와 결혼을 생각을 왜 하는걸까요? 얼굴도 이쁘고
마음씬...음...처녀가 유부남에게 빠져드는건..

[BLUEBOAT/불루보트]

ㅎ
요즘은 살기 좋아졌죠?...날씨 말입니다.
근데요...여자이시니까 말씀드리는건데요.
남자는 세탁만 하면 언제나 새거 총각 그렇잖아요?,,..ㅎ...전 그렇게 항상 생각했는데......ㅋㅋㅋㅋ
이번 명절도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