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노래- 전체 목록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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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재미없게 기절이나 해버리고……. 그럼, 피나 마셔볼까? 헌터아가씨는 꽤나 뱀파이어가 되면 쓸모가 있을 테니까……. 재미있겠어. 헌터협회를 한 번 상대로 장난쳐볼까? 그 당황하는 우스운 꼴을 보고 싶은걸.”
소리를 내며 재미있겠다는 듯 그는 기절한 노엘을 앞에 두고선 그녀의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웃고 있었다. 그는 기절한 노엘을 뚫어져라 계속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그는 노엘의 긴 머리카락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긴 머리카락에 가려져있던 노엘의 목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목을 본 그의 눈동자는 점점 핏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노엘의 피를 탐내려는 듯 점점 피의 색과 흡사한 색으로―. 그는 노엘의 목에 손을 대고 잡았다. 마치 피를 마시려는 듯이.
“피를 마시려는 셈인가?”
그의 귀에 카인의 목소리에 들리는 찰나, 그는 갑자기 강한 힘에 뒤로 크게 밀려났다. 그에 그는 상당히 언짢은 듯 날카로운 눈으로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네 놈은 뭐지? 왜 방해하는 거냐? 너도 이 헌터아가씨의 피를 마시려는 거냐?”
성가시다는 듯이 그는 얼음을 공중에 형성해 띄워 놨다. 날카로운 송곳니와 같은 얼음은 얇지만 예리한 칼날을 뽐내며 건너편에 서있는 카인을 향해 겨눠지고 있었다. 하지만 카인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팔짱을 끼고 살기를 띤 채로 그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그는 더더욱 화가 났는지 카인을 향해 적대적인 감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기분 나쁘군. 죽어라.”
냉기를 띤 얇지만 예리한 얼음의 조각들은 카인을 향해 일제히 강한 힘을 내뿜으며 날아갔다. 카인은 마치 체념한 듯 두 눈을 감았다. 그 모습에 그는 광기어린 웃음으로 카인을 큰 소리로 비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카인에게 거의 근접해 다가갔던 얼음들은 카인을 보호하려는 듯 나타난 붉은 색의 쇠사슬에 튕겨나갔다.
“네 녀석!”
그 광경에 머리끝까지 화가 난 듯 그는 계속 얼음을 형성해 정신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카인의 앞에 나타난 견고한 쇠사슬 앞에 그의 얼음은 무용지물이 되어 계속 반복되어 튕겨져 나가 바닥에 꽂혀나갔다.
“아무래도 넌 나를 간과한 거 같군. 네가 누군지 정체를 알지도 못한 채 덤비다니…….”
마치 이렇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마냥 카인은 서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앞에는 카인을 지키려는 듯 스스로 나타난 붉은 빛 쇠사슬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쇠사슬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의지를 가진 것처럼, 그대로 그에게 날아갔다.
이에 그는 얼음으로 결계를 형성해 대응에 나섰지만 결계는 금방 깨져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져갔다. 그리고 그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붉은 쇠사슬에 온 몸이 구속되어 움직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설마……. 네 녀석은 순수혈통의…….”
꽉 조여진 쇠사슬은 그는 끝까지 저항하며 풀려고 몸을 비틀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쇠사슬은 더 강하게 조여들어서 그의 손까지 결박했다. 거기다가 몰래 힘을 써서 벗어나려는 것을 쇠사슬은 눈이 달린 것처럼 파악해냈다. 이토록 강함에 그는 안색이 창백해져갔다. 그리고 예전, 누군가가 들려준 얘기를 떠올려냈다.
「우리들은 인간의 피가 섞인 혼혈의 귀족. 우리 또한 상급의 뱀파이어로서 강하다 자부할 수 있겠지만 순수한 뱀파이어의 피만을 타고난 이들, 순수혈통의 그들, 그들 앞에선 어림도 없어. 그들은 괴물이었어.」
순수혈통의 뱀파이어. 그 강함을 겪어본 그의 동료의 말. 하지만 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말. 그 말이 현실로 다가오자 그는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옛날 들었던 그들에 대한 말. 뱀파이어세계의 저 위에서 모든 뱀파이어들을 관할하며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들에 관한 말. 귀족이라 자부하며 자신보다 더 강한 자는 없을 거라 생각한 자신. 그들의 강함을 믿지 않았던 자신. 하지만 동료가 목소리까지 떨며 한 이야기는 진실이었다.
“이제야 눈치 챘나? 하긴 네 녀석과 나는 적대적인 사이니 잘 모를 만도 하군.”
어느새 자신의 눈앞에 다가와 쇠사슬을 몸을 조여 주저앉게 만들고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붉은 카인의 눈동자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벌벌 떨고만 있었다. 그런 그를 카인은 전혀 아무런 감정도 없이 기분이 나쁜 듯 한 얼굴을 하고서 내려다보았다.
“살려……줘. 이 헌터아가씨의 피는 네가 마시도록 해. 나는 상관없으니…….”
마지막으로 죽고 싶지 않다는 듯 흔들리며 공포에 질린 그의 얼굴을 보고도 카인은 아무런 흔들림이 없었다. 카인은 그를 무시하고는 자신의 오른손을 입가로 가져갔다. 그리고는 엄지손가락을 자신의 날카로운 송곳니로 물었다. 송곳니에 물린 엄지손가락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흐르는 피를 순식간에 그를 구속하고 있는 붉은 쇠사슬과 같은 붉은 쇠사슬로 형상화했다. 카인의 오른손을 감싼 쇠사슬은 달빛을 받아 그 예리함과 날카로움을 빛냈다. 카인은 그 날카로운 쇠사슬의 끝을 그에게 겨누었다. ‘차릉’거리는 소리와 함께 쇠사슬은 그의 목에 거의 닿을 것만 같이 겨누어졌다.
그리고 카인은 망설임 없이 쇠사슬로 그의 목을 꿰뚫어버렸다. 쓰러지면서 그는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 그리고 그의 앞에서 카인은 쓰러진 그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붉은 눈을 크게 뜬 채 크나큰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죽어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의 시체는 금세 한줌의 모래로 변하였다. 밤의 찬바람은 모래를 감싸며 멀리로 불어갔다.
차릉―.
불어왔던 밤바람에 카인의 손을 감싸고 있던 쇠사슬이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이윽고 카인의 손을 감싸고 있는 쇠사슬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다. 잠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카인은 두 눈을 감았다. 그 자리에 홀로 선 카인을 초승달은 하늘에서 조용한 정적 속에서 비추었다. 다시 카인은 조용히 감았던 눈을 떴다.
“크윽.”
그를 죽이면서 자신에게 튀었던 붉은 피. 붉은 피는 카인의 검은 옷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숨 막힐 듯이 강한 혈향(血香). 그 강한 비릿한 냄새는 너무나도 큰 자극이었다. 카인은 그 강한 향기의 자극에 미끄러지듯 주저앉았다. 몸이 그 피를 간절히 바라기라도 하듯, 몸의 본능에 카인은 떨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본능을 억지로 억누르고 있었던 카인이었지만, 오늘 자신이 쓴 순수혈통의 힘과 그를 죽이면서 자신에게 튄 피 때문에 카인은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어지럼증과 욕구를 억누르고 카인은 일어섰다.
“노엘―.”
조금 떨어진 곳에 쓰러져 정신을 잃은 채 있는 노엘을 보며 카인은 겨우 일어서 한 걸음 두 걸음 천천히 걸어 나갔다. 서로를 부르고 있는 듯 카인의 펜던트와 쓰러진 노엘의 목에 건 펜던트 목걸이는 환한 빛을 내고 있었다. 펜던트를 두 손에 꽉 쥔 채 카인은 노엘을 바라보았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이. 뱀파이어를 사냥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뱀파이어 헌터가 되어버린 그녀. 그렇기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못한 채 지켜보고 지켜봐왔다. 하지만 그녀가 방금 자신이 해치운 자에게 목숨의 위협을 받고 기절했던 순간, 지켜왔던 이성이 한순간에 무너지기라도 하듯이 자신의 발걸음은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도저히 그냥 죽게 내버려둘 수 없었기에.
“으……윽…….”
들려오는 숨소리에 카인은 안심하고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리고 그가 날린 얼음에 찢겨진 옷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심한 상처에 카인은 얼굴을 찡그렸다.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고는 카인은 자신의 손을 그녀의 이마에 갖다 댔다. 그러자 카인의 손의 주변에 붉은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침내 손의 주변이 붉은 빛으로 강하게 감싸게 되었을 때 그 붉은 빛은 노엘의 온 몸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노엘의 거친 숨소리가 차츰 고르고 조용한 숨소리로 변했다. 또한 찢겨진 옷 사이로 보이던 심한 상처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다행이야. 노엘.”
여전히 기절해있는 노엘을 카인은 두 손으로 들어올렸다. 공포로 물들었던 표정이 어느새 평안해져있는 것을 보고 카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카인의 몸에서 검은 깃털을 가진 날개가 나타나고 둘은 하늘위로 사라졌다.
안녕하세요? 은빛카린입니다~
2주일만에 찾아뵙니다.
이번주에 드디어 학교에서 방학했습니다. 만세!
학교에서 무료함과 심심함에 찌들여가던 중 이제야 방학입니다.
어우. One Night.약속 써도써도 끝이 안 보입니다. 어어억!
지금 한글 20페이지 다 되어가요. 끙.
빨리 끝내버리고 싶습니다.
Two Night의 제목은 또 뭘로 할 지... 고민해야겠군요.
그럼 즐겁게 감상하시고 2008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3]이 색깔이 아무리 해도 안 바뀌어서 다시 쓸려고...
저도 이번주방학했습니다아- 이야야 드뎌 올라왔군요! 왤케 안올라오나 싶었는데... 이번편도 잼써요! 담편도 기대할게요~
네. 이번주 방학했으니 소설에 전념해야겠어요~
기다렸습니다 !! 역시 기대한만큼 내용도 좋네요 ^^ 카린씨도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네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호오, 이것이...
이것이요...?;;;
기다렸었는데, 역시 은빛카린님입니다! 으흐. 쪽지 받은건 꽤 되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봤었네요!
아,네.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 언제 One Night끝낼 지...20페이지 되어가는데... 끝이 안 보이는 ...ㅠ
오오 카인도 뱀파이어~
그렇습니다... 그냥 뱀파이어도 아니고...뒤에 가면 더 놀라운 게 밝혀집니다.
카린님도 새해복만이받으셔영+_+//이야 역시 카인들은 멋지다니까요...[응?]
카인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잘 읽었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강해요... 뒤에는 막강 강자들 많이 나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