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맛을 글로서 제대로 표현하기란 쉽지도 않고 또 그럴 수도 없다.
마찬가지로 냄새도 그렇다. 사람보다는 개나 돼지가 냄새 맡는 데는 한 수 위가 아니라 수십배가 넘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전자코가 개발되어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미세한 영역까지 측정이 가능하다고 한다.
냄새중에는 천차만별이어서 개중에는 맑고 청량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악취가 나서 당장 구역질이 나는 것도 있다.
꽃이나 나무에서 냄새가 나듯이 사람한테서도 체취가 난다고 한다.
일차적으로는 인체가 신진대사를 하므로 땀으로 인한 냄새가 날 것이고 다음으로는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으로 인한
인격의 표출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 우리가 전철을 타면 일본 사람들이 우리 몸에서 마늘냄새가 난다고 한다. 우리가 식사시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에 은연중에 마늘냄새가 배여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에 서양 사람들한테서는 노린내가 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노인냄새가 난다고 한다. 노인들만 모여 있으면 노인냄새에 무감각 해 질 것이다.
안 그래도 얼굴엔 나잇살인 주름살이 늘어만 가는데 옷차림까지 추리하면 설 곳이 없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7 up'을 권장한다.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이다. 어디 나설 때는 향수라도 한 방울 찍어 발라서 노인냄새를 캄푸라치 할 필요가 있다.
어제 아침 기사에 '꼬신내'가 있어 퍼 왔다.
[여름엔 입맛이 뚝. 그러다 굶어 죽으면 제삿밥인가. 천국에선 무얼 먹을까 궁금해서 여름성경학교 교사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 대답은 원숭이가 좋아하는 바나나. 당시엔 비싼 과일. 아니면 진화론 앞에서 흔들린 신자의 속사정이었을까.
한 초보 신자가 “천국이 있습니까?”, 목사님 왈 “천국이 좋으니까 아직까지 다시 세상으로 되돌아온 사람이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천국이 분명 있는 거지요.” 순 억지. 웃자고 한 얘기겠지.
어디서 꼬신내가 풀풀 난다. 아, 고소한 단내. 가끔 가는 국밥집 앞 방앗간에서 인절미를 찧나 봐. 누구네집 잔치잔치 열렸나. 냄새에 자극받아 떡 한 줄 사와서 잘 먹었다.
엊그젠 전통주 평론가 일도 하는 탁재형 여행전문 피디가 남도 우리술 품평회 심사하러 왔다가 보고 싶다며 들렀다. 들고 온 술은 올해 대상을 받았다는 죽향도가의 41도짜리 술. “형님. 이런 독한 술은요, 먼저 코로 마시는 겁니다. 꼬신내를 한번 깊숙이 코로 들이켜고 음미를 한 뒤에 입에 가져가야 해요.” 빙빙빙 기분좋게 취해서 전영록의 전통(?) 아이돌급 노래들과 하성관의 ‘빙빙빙’을 꺼내 틀었어. “그냥 빙빙빙 말없이 돌아가는 동그란 팽이…. 돌고 돌아가는 세상 우리 모두 함께 모여 팽이 놀이 해볼까….”
우리는 고작 팽이 놀이 하면서 떡이나 술에 꼬신내를 맡고 산다만, 돈 냄새, 돈 되는 땅 냄새, 꼬랑내를 맡고 다니는 자들 얘기로 ‘돌고 돌아가는 세상’이 떠들썩하다. 이들은 핵 냄새, 화약 냄새도 겸하여 좋아하나 봐.
수조에 머리를 박고 괴이한 물방 먹방을 찍기도 해. 판을 엎어버리고, 방귀 뀐 놈이 오히려 성질을 내며 고래고래 고함을 쳐댄다. 그러니 오히려 냄새가 더 나는 거 같아. 꼬신내만 맡고 살고픈데 꼬랑내가 진동해. 다시 코를 막고 살아야 하다니.
임의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