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그녀.
글, 이스트우드
커튼이 열리고 조명을 받으며
무대 위 배우는 관객과 이야기를 시작한다.
눈인사와 실웃음으로 숨을 죽이고 서로와 소통하다가
무대가 끝이 나고 배우와 스텝들의 땀으로 범벅진 커튼콜이 이어진다.
관객의 박수, 뜨거운 응원 그리고 부라보가 외쳐진다.
그녀는 행복한 연극배우였다.
여유가 없는 탑승객들 틈새로 지하철 4호선 혜화동역에 내려
병원으로 향하는 3번 출구를 찾아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지상에 도착하면
서울대 병원 맞은편에 연극 극장들이 모여있다.
그녀의 꿈이 살아 돌아오는 듯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의 눈 막음에도
그리움으로 숨어, 가슴 한편에 머물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기 시작했다.
대본을 외우고 동작들을 연습하고
그리고 선배들의 부라킹을 받으며 치열하게 연기를 배웠었다.
서로를 닮기 위해 바다로 산으로 엠티를 다녀왔고
빠른 속도로 단발머리 여학생은 긴 머리 숙녀가 되어갔었다.
점점 숙달된 대사와 부드러운 동작에
축제를 며칠 앞둔 연극 강의실에서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막간의 신파극 애드리브도 울려 퍼졌다.
"놔라ㅡ 이 더러운 년아.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그렇게 좋았더란 말이냐?
이ㅡ 다 떨어진 구둣발로 너의 꽃 같은
앞 가슴을 차버리기 전에 놓ㅡ 아ㅡ라 ㅡ!"
주인공 선배의 이수일 흉내에
그녀의 비비꼬인 청량음료 맛 목소리가 더해진다.
"흑ㅡ흑, 수일 씨 ㅡ
가실 때 가시더라도 삼양 라면에 계란 풀어 끓여 놓았어요.
잡숩고 가시 사 와요."
"뭣이라고, 계란 라면이라고?" ㅡㅋ
한바탕 웃음이 이어지고 한 솥에 끓인
스물 너덧개의 계란 라면과 봉지 커피에 곁들여
주전부리 과자가 주어지는 해피 타임 ㅡ
의사 면담 예약 시간이 임박해졌다는 현실로 돌아오자
그녀는 픽 웃고 말았다.
담당 주치 의사의 진료가 끝이나고 병원의 긴 언덕을 내려오면서
앞으로 30년은 찾을 수도 있는 서울대병원 함춘약국 앞 인도를
그녀는 한 바구니 약봉지를 들고 걷고 있다.
첫댓글 참 오랜만에 보는 이수일과 심순애이네요
사실 이게 현실이겠지요
돈이 말한다는것으로
돈으로 사랑도 살수있고 돈은 양면성이지요
좋은점도 있지만 잘못사용하면 더 불행도 오고 감사합니다 잘보았습니다
그러시군요.
작고하신 신성일씨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ㅡㅋ
고맙습니다.
이수일과 심순애.
참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삼양라면에 계란.
얼마나 맛있을까요
어디가 편찮으신지 물어보지는
못하겠지만 한바구니의 약봉지.
동병상련의
아픔에 잠시 눈시울이 뜨끈합니다
서랍안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약봉지를
보면 긴 한숨이 나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나라로
옮게 갈 때까지는 먹어야 할 약들~
심순애 역의 그 분.
쾌차를 기원합니다
두번째 뵙는 이배리아님의
따뜻한 마음을 제가 다시 돌려 드림니다.
아픈 분들의 인내를 실험하고 있는 세상에 큰소리 치십시요.
나 잘 살고 있다고요 ㅡㅋ
고맙습니다.
여주인공이 약을 장복해야 한다는 살푼 던진 미끼에
독자들은 다음의 글이 궁금합니다 ~
고맙습니다.
늘 행복하십시요.
단발머리 소녀가
긴머리의 숙녀가 되도록
청춘은 아름답지요.
연극을 하고
커튼콜에서 미소로
답하는 그녀는
왜 많은 약봉지를
들어야 하는 지요?
콩꽃 선배님 안녕하세요.
첫 나들이를 다정하게 맞아주신 분께는
이실직고를 해야 겠지요.
그녀가 십여년 전에 서울대 병원외과의에게
큰 수술을 받았답니다.
5년차 까지는 일년에 두번씩 정기 검사와
내과 전문 주치의의 처방을 받았고
그후로는 일년에 단 한번 의사의 진료와 처방으로
약봉지를 수령하여
밥먹듯이 하루에 한번 약을 복용한다네요ㅡㅋ
대답이 되었는지요.
고맙습니다.
또 일이십년이 후딱 지나고 나면
서울대병원 앞 혜화동 길을 걸으며
추억을 회상하던 함춘약국 앞 인도가
그리울 테지요.
마음자리님께서는 가슴이 따뜻하고
뜨끈뜨끈한 분이시군요.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평화를 올림니다.
단편 소설의 서장 같은 느낌
이어지는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 집니다.
건필 유지하시고 행복하세요.
행복한 느낌을 올려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요.
잘 읽고 갑니다..
들려 주셔서 영광입니다.
선배님의 건강을 축원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구봉님, 원 별 말씀을 요,
계란 라면 신파극은 수필방 어른들께
웃음을 드리려는 의도가 다분했지만
아마츄어 극회에서 자주 볼 수있는 풍경입니다.ㅡㅋ
사실적인 느낌을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