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일 2001년 모월 모일
제작 천랑
각본 또 천랑
감독 역시 천랑
음악 천랑의 파~리 투나잇
촬영 천랑짱!
미술 물론 천랑
출연 보거스, 작은 앙마, 천랑.. 그외 다수 스사모 얼라들!
짝 없는 하늘 아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허허롭고 가슴 아픈 일 이다. 스물 몇살짜리 작은 앙마의 눈물자국이 촉촉히 묻어나는 영화 `보거스' . 이 영화는 앙마의 상처를 통해 도시에 파묻혀 나날이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정신의 모태를 조용히 뒤적이게 만드는 가슴 아련한 드라마다. 그래서 `보거스'는 `귀여운 꽃사슴' `니키타'류의 신나고 행복한 제제식 영화와 맥을 달리한다. 감독 천랑은 `지붕밑의 벼랑빡' `산적과 함께 춤을' `에버 에버' `온리 여우'에서 보여준 특유의 마술적 낭만주의로 앙마의 슬픔을 달래려 한다.
매직쇼단의 일원인 버미과 단둘이 살고 있던 앙마는 급작스런 사고로 버미과 헤어진다. 앙마는 자신을 키워줄 버미의 옛 친구 산적에게 보내진다. 그러나 천랑과 버미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앙마와 바쁜 도시생활에 쫓기면서 일밖에 모르는 무적 산적의 생활은 초장부터 삐꺽거린다. 방황하는 앙마에게 친구이자 오빠가 되어 준 것은 그림 속에서 불쑥 나타난 요정(?) 보거스이다.(어울리지 않아 사탕으로 바꾸겠음) 그러나 앙마는 매직쇼단의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이내 가출을 결행한다. 천신만고 끝에 앙마를 되찾은 선적 앞에 보거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림 속의 요정은 이렇게 속삭인다. 어린시절 간직했던 그녀 자신의 꿈을 일깨워주며 사랑을 표현해 보라고.
보거스는 여느 사탕들과 마찬가지로 평소엔 존재하지도 보이지도 않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천사이다. 또한 착한 마음씨를 불러 일으키게는 할 수 있지만, 현실에는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현실 너머의 존재다. 꿈과 이상과 낭만을 상징하는 보거스는 그렇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증거를 요구하는 현실세계에서 늘 추방당한다.
얼핏 보기에 `보거스'는 기승전결과 해피앤딩의 공식을 착실히 따르는 별 대수롭지 않은 영화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천랑의 특유의 예술적 장면과 앙마의 심리 묘사는 이 영화를 범상치 않게 만든다. 몽유상태에서 사다리를 타고 버미를 찾아 하늘로 올라가는 앙마의 가없는 모습은, 한때는 모두 어둑해진 골목에서 엄마를 찾으며 울었던 적이 있었을 관객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는다. 더불어 교통체증과 주차위반, 인스턴트 냉동음식으로 표상되는 도시생활에 찌든 산적의 삶을 통해서는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담담히 묻는다. 그래서 사랑으로 모든 것을 녹여보자는 상투적인 주장이 `보거스'에서는 결코 진부해지지 않는다.
`보거스'가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당신들은 항상 꿈과 이상을 갈망하면서도 왜 자꾸 그것들을 내쫓느냐고.
그리고... 나보고 죽는다고 협박한다.
나도연 기자
피에스 1: 이 작품의 주연을 맡으신 보거스님과 작은 앙마의 펜 싸인회가 2월 10일부터 11일까지 양일에 걸쳐 쌍촌 스쿼시에 있으니 펜 여러분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