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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대한민국 법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장 강두례)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남 창원의 ‘자주통일 민중전위’ 조직원 4명 모두를 보석으로 풀어줬다. 이들은 지난 2016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캄보디아 등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 공작금 7000달러를 받고 지령에 따라 국내 정세를 수집해 북한에 보고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구속기소 됐다. 하지만 9개월 동안 유무죄를 가리는 정식 재판은 고작 2차례였다. 법원이 간첩에게 질질 끌려다니다가 풀어준 꼴이다.
1973년 1월 27일. 전쟁 중이었던 월남(자유 베트남)과 월맹(공산 베트남)은 파리평화협정으로 휴전했고, 미군과 한국군 등 연합군은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미군은 자신들이 사용하던 10억 달러에 달하는 각종 신형 무기에 더해 최신 전투기까지 월남에 넘겨주고 떠났다. 월남에게는 세계 최강 무기들이 있었고, 공군력은 세계 4위가 됐다. 월남군은 정규군 58만 명, 지방군 52만 명, 전투경찰 15만 명 등 125만 대군이었다. 반면 월맹은 10여 년 이상 전쟁과 미군의 폭격으로 경제가 극도로 피폐해 있었고, 식량이 모자라 아사자가 속출했다. 군화도 없어 타이어를 잘라 끈으로 묶어 만든 슬리퍼를 신고 다니며 전투할 정도였던, 말 그대로 ‘거지 군대’였다.
그런데 연합군이 철수하자 월남 곳곳에 침투한 공산주의자·간첩들은 민주화 인사, 민족·평화주의자로 위장해 시민·종교단체와 대학가, 언론계를 장악했다. 이들은 정권 타도를 외치고 반미(反美) 운동 등 조직적인 시위를 벌이며 분열과 갈등, 사회 혼란을 조장했다. 그중에는 대선에서 2위를 했던 야당 지도자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는 유세 때마다 "우리 조상들이 외세(外勢)를 끌어들여 동족들끼리 피를 흘리는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얼마나 슬퍼하겠는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평화적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여론을 자극했다. 결국 세계 4위의 공군력과 미군의 고성능 무기로 무장한 125만 월남 대군(大軍)은, 월맹의 기습 51일 만인 1975년 4월 30일 패망해 공산화된다.
세계 최강 미국은 뭐 했냐고?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 홀로 앉아 TV 화면을 통해 월남의 최후를 지켜봤다. 그게 끝이다. 베트남 패망의 과정과 현재의 대한민국은 얼마나 다른가? 우리는 ‘역사를 귀감(龜鑑)으로 삼는다’라는 말을 한다. 거울삼아 본받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국 법원에서 간첩단 사건으로 재판받는 피고인 전원이 불구속 상태라고 한다. 지난 4월 구속기소된 ‘제주 간첩단’ 사건 피고인들은 정식 재판 한 번 안 받고 지난 9월 모두 석방됐다. 간첩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 된 전직 민노총 간부들도 지난 10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2021년 9월 구속기소돼 아직도 1심 재판 중인 ‘충북동지회’ 사건 피고인들도 구속 기한이 지나 이미 다 석방된 상태다. 이게 뭔가. 도대체 나라를 어떻게 지키려는 것인가? 정신 나간 국회와 법원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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