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한화이글스의 성적을 예상하기는 참 쉬웠습니다. 2010년 시작 전부터 2014년 시작 전까지, 5년 동안 저는 한화이글스 순위를 5번 예상해 4번 맞췄습니다. (슬프게도) 5번 모두 최하위를 예상했고, 그 중 4번 꼴찌에 머물렀네요. 박찬호가 왔던 시즌에도, 이용규와 정근우가 왔던 시즌에도 저는 [99%이상 꼴찌]라고 단언했던 바 있습니다. "전력이 보강됐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는 반론을 들어도 제 생각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보나마나 꼴찌가 분명했으니까요. 하지만 올해는 예상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얼마 전 술자리에서 한 회원이 "자꾸 모르겠다고 하지 말고 콕 집어서 얘기해보라"고 계속 권하기에 고민하다가 [최고 3위 가능, 최악의 경우 9위 가능]이라고 말했습니다. 면피(?)를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올 시즌 한화가 그럴 것 같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기대가 있지만, 여전히 (제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보이는 변수들도 참 많아서 말입니다.
부정적일 수 있는 변수
[1] 유먼의 무릎과 탈보트의 팔꿈치가 정말로 괜찮을 것인가. 그래서 외국인 선발이 타팀 대비 강력한 모습을 갖출 것인가
[2] 유창식은 성장했는가, 이태양은 작년 봄의 구위를 다시 찾았는가, 송은범은 풀타임을 치를 수 있는가
[3] 정범모는 조인성이 없어도 혼자서 팀을 이끌 수 있는가
[4] 낯선 이름의 젊은 선수들은 페넌트레이스에서 놀라운 혹은 안정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
[5] 윤규진은 이기는 경기를 맨 뒤에서 확실하게 잠글 수 있는가, 그리고 안영명은 어디에 있는가
[6] 07SK는 팀 공격력 1위였는데 04~05SK도 공격력이 2~3위 권이었다. 그리고 03SK는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치룬 준우승 팀이었다
[7] 02LG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런데 LG는 그로부터 2년전에 매직리그 1위, 4년전에는 준우승 팀이었다. (한화의 준우승은 9년 전)
[8] 쌍방울과 태평양이 [하위권의 반란]을 기록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이다
[9] 최근 '조범현'의 KIA가 '김성근'의 SK를 한국시리즈에서 물리친 적이 있다
[0] 롯데와 KIA는 정말로 약해졌는가
긍정적일 수 있는 변수
[1] 과거의 일이든, 상황이 어쨌든 간에 김성근 감독이 팀의 전력을 [업그레이드]시킨 경험이 많다는 것은 팩트다
[2] '8개구단 최소 코치진'을 갖고 있던 팀이 '10개구단 최대 코치진'으로 바뀌었다
[3] 야수 보강보다 투수 보강이 중요한데, 노련한 투수 3명이 영입되었다
[4] 유먼과 탈보트의 체인지업이 여전히 위력적이다
[5] 배영수는 풀타임을 버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새 감독과 코치진에 대한 기대가 있다
-다만 그 기대치의 최대 한도가 어디까지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투수진이 보강되었으므로 전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기존투수진과 포수진에서 변수가 발생했기에 시너지가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 봐야 한다.
-팀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다만, 다른팀들도 모두 작년보다 나아지고 있다. 꼭 제쳐야 할 롯데/KIA가 약하다는 보장이 아직은 없다.
[올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물으면 저는 사실 부정적입니다. 삼성-SK-두산-넥센-LG-NC 중에 2팀을 제쳐야 되고, KIA와 롯데를 밑에 두어야 하는데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김성근 이전의 SK와 김성근 이전의 LG는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져 있던 팀이 아니었는데 지금의 한화는 [KBO역사상 가장 약한 팀] 중의 하나입니다. 과거 쌍방울 태평양과의 비교가 가능하겠지만 시대가 그때와 다르죠. 개인의 역량, 투지, 분위기, 헝그리정신 같은 것으로 틀을 바꾸기가 더 어려워진 세상입니다. 지금은 돈과 시스템이 결실을 내는 시대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와중에 무언가 돌풍을 일으켜 이슈가 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저 역시 합니다. 나도 즐겁고, 내 응원팀이 신나는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재밌을테니까요. 스포츠를 현실과 대입시켜서 보는 사람도 있지만, 불가능한 꿈이 가능한 것을 보며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많겠지요. 올해 한화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의 벽에 부딪힐 것인지 저는 아직 잘 모릅니다. 여전히 저는 [최대 3위~최대 9위]라는 넓은 스펙트럼으로 시즌을 예상하고 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뭐가 어쨌든 무조건 꼴찌"라고 단언했던 최근의 몇년과는 많이 다르네요)
저는 대전에서 나거나 자란적이 없고, 충청도와 아무런 연고도 없으며, 빙그레 이글스를 응원하라고 강요했던 가족이나 친척도 없습니다. 그저 아주 우연한 계기에 야구팬이 됐고, 역시 우연한 계기로 이글스를 응원했을 뿐입니다. 심지어 그 선택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삼성이냐 빙그레냐]를 두고 저울질까지 했었습니다. 만일 그때 삼성을 택했다면 저는 매년 가을야구를 구경하고 있었겠죠. "직관은 한국시리즈때만 간다"고 말하는 제 주위의 삼성팬처럼 말입니다.
말하자면, 저는 아무런 연고도 없이 그저 기분따라 정한 취미 하나 때문에 수년째 꼴찌 플레이를 보아 왔다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대부분 그러시겠지만 저는 살면서 '꼴찌'라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강남 아파트에 살고, 우등생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회사에서 일도 하고, 슈퍼갑은 아니지만 그래도 병이나 정은 아니며 무시당하지는 않는 을, 가끔은 소소한 갑 정도 되는 삶을 삽니다. 그런데 유독 야구만 보면 <꼴찌>가 되는 신기한 경험입니다. 그런 경험을 계속 하는게 그닥 유쾌한 일은 아니겠지요.
올해는 소소한 돌풍을 일으켜서 적어도 <꼴찌>만큼은 벗어나기를, 이왕이면 그 돌풍이 내 예상보다도 조금은 더 크게 불기를 기대해봅니다. 한화이글스의 순위에 돈을 걸으라면 여전히 7~9위 근처로 걸겠지만 말입니다.
첫댓글 현실과 기대...어려운 얘기네요...^^
쓰신글 잘보았습니다! 올해는 지난어느때보다 이글스 선수와 팬들의 간절함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많은이들의 강한 염원은 이론과 데이터를 상회하는 기적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2002년 월드컵4강처럼 말이죠~ 올해 미라클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초반의 기대와 달리 시범경기가 끝난후의 평가는 많이 떨어진듯..
그렇지만 오히려 감독님과 선수들에게는 도움이 될듯..
그만큼 부담이 없는 대신에 .
한번 해보자라는 오기가 생길수더 있으니..
개인적으로 좌광민의 실험이 흥미롭습니다
만일 성공시 의외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됩니다
논리정연한 글에 동의합니다
저의 견해는이번 시즌에는 혹독한훈련과
감독님의 지도력 때문에
중반이후 분명히 상위권 진입을
확신 합니다
흘린땀과 노력은 절대 배반하지
않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의 성패는 시즌 초반 조인성 선수없이 복귀시점 까지 어떻게 경기를 풀어 가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최대 승율 5할5푼이면 5위로 가을야구 가능합니다
야구지식이 별로 없는 제가 보는 한 논리정연하게 분석을 잘하신것같습니다.저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많은 기대
를 갖고있는데 시범경기를 보니 과거 한화이글스 모습이 그대로 보여 안타깝네요.부디 시범경기 모습이 현재의
한화이글스 실력이 아니길 기대해봅니다^^
좋은감독님이 들어오면 선수도 춤춘다는거 믿는다. 조심스럽게 5강이상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 글이 잘 봤습니다~
전 다른건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절대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수비에서 나오던 어이없는 실책과 무능력한 공격은 올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프로 선수들 데리고 고등부 팀 같은 경기만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무 순위가 되어도 저는 기쁠 것 같습니다...
144경기를 펼치면서 주전들의 체력 저하 및 부상시 백업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 주전 선수들만큼은 못해도 경쟁력 있는 모습만 보여준다면....충분히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대 7위 예상해봅니다. 불펜진이 강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선발의 변수가 너무 크다고 봅니다.
내심 기대는 하고 있지만 현실은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듯 합니다. 정말 팀이 많이 강해졌지만 상대팀들도 더강해졌고 무엇보다도 타팀과 차이가 너무 벌어져 있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내년부터는 기대해 볼만하지만 아무리 야신 감독님이라도 몇개월 사이에 팀 전력을 4강권 안으로 끌어올리는건 무리 아닐까 싶네요... 그동안 기다렸으니 1년 더 기다려줄수 있을것 같습니다
투수부문에서 오타이신듯
모건이 아니라 유먼의 무릎인 듯요~
(중요하진 않지만 ^^)
모건도 무릎이 않좋긴 하군요
네 유먼의 오기이므로 바로잡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때 쉽지 않다는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독수리의 날갯짓이 거대한 돌풍을 일으키기를 마음으로는 바랍니다.
ㅋ,9위 예상해 봅니다,3명의 fa.3명의 용병이 미치면 6위??,감독의 능력은5에서10게임 나타난 다는게 현대 야구의 중론 입니다,확실한 에이스가 하는 15승이 아닌 감독에 대한 기대치 아마야구는 아니지요,
조인성의 복귀시점과 복귀 후 컨디션, 다른 핵심선수들의 부상 혹은 부진 등 주요변수가 너무 유동적이어서 예상이 안됩니다. 그냥 승률 5할을 기도하겠습니다. 만약 6월까지 승률5할을 유지할 수 있다면 탈꼴찌가 아니라 5-6위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후반기 반등이라는 희망고문보다는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는 실전을 통한 연습시즌이라고 맘편히 볼랍니다. 아..개막전이 기다려집니다. ㅎㅎ
쓰신글 잘보았습니다. 삼성3위, 한화6위를 여상해봅니다
맞아요 사실 딴팀은 노나요? 다들 훈련하죠...다만 스탭들이 타이밍 싸움 수싸움을 잘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주구장창 7위정도 생각합니다. 돌발변수를 잘 타는것도 중요할것이구요. 7위에 승리의 유전자를 각인하는 한해가 되길 빕니다 ㅎ
돌풍이 불 것입니다. 주전 선수의 부상이라는 불의의 변수만 없다면 분명히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지금 우승 후보나 5강 후보로 회자되는 팀들 또한 많은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한화에게는 아직 144경기가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올해는 예년과는 다른 긍정적인 기운(?)이 흐릅니다~ 최대 5위 예상합니다~~
저도 탈꼴지에서 최대 5위로 와카전에 나가는 걸로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