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년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한국폴리텍대학 □□□캠퍼스 1년제 전문기술과정을 입학했었습니다. 거기서는 특수용접을 가르쳤고, 저 역시도 인생진로라든가 봐온 것이 있어서 특수용접을 배우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배워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임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가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세금이 이렇게 살살 녹는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캠퍼스 특수용접과는 직업훈련교육에 있어서는 정말 최악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20대 학생들의 일탈, 일부 30대의 권력놀음, 교수들의 방기……. 1년을 배웠지만, 특수용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배관용접을 아무도 못 했고, 일부만 어찌어찌 혼자서 연습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연습도 사실 흉내나 다름없었고, 누군가 손을 잡아주든가 길을 인도해야 했지만, 교수들은 외면하였습니다. 거기에 연습용 모재의 지급이 적어서 학생들이 사비로 구입해야 했습니다. 평균 60~70만 원 정도 지출했으니 국비로 배우러 가서 사비로 배운 셈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 인당 훈련비 천만 원, 총원 60명의 예산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어딘가로 날아갔습니다. 용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 그런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거나 서로서로 도와가며 용접을 했습니다.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장용접은 옆에 붙어서 하드코어하게 가르쳐야 될까말까한데, 그놈의 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올인하면서 60명 전원의 실력이 하향 평준화되어버립니다.
애초에 기능사 자격증 시험은 대충 방법만 알려주고 던져놓으면 학생이 터득하게 되어있습니다. 가끔 시험대비랍시고 이면비드(반대편도 용접이 되는지)가 나왔는지, 비드가 이쁜지 검사해주고 전부입니다.
정작 현장에 필요한 용접실력은 전혀 쌓지 못한 채 자격증 두세 개 덜렁 따고 배출됩니다. 더구나 폴리텍대학 그것도 1년제 수준에서 알선하는 기업들은 말 그대로 좆소기업입니다. 당연히 실력이 안 되니 가서도 개잡부처럼 부려먹히고, 젊은 사람들은 때려치우고 나옵니다.(일주일 7일 근무가 당연하고, 안전장구류 지급은 무시하고, 알바보다 못한 기본급) 교수들은 좋은 회사라지만, 대부분 일주일이고 한 달 만에 때려치우고 나옵니다. 그런데 더 웃긴 건 교수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이게 엄청나게 웃긴 일입니다만, 교수들이 회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습니다. 회사관리도 안 되어서 어떤 때는 직전에 부도났던 회사, 어떤 때는 정원 5명 기숙사에 조선족 5명 + 학생 3명 이렇게 재우는 회사에 보냈다가 학생들이 반발하여 돌아왔다가 알아서 취업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나마 이것도 무슨 현직자 어쩌고 하는 인간들이 와서 교수 대신 알선했던 회사였습니다. 이런 인간들이 활개 치는 바탕에는 교수들의 능력부족도 한몫하고 있었죠…….
그러다 보니 학생들 대부분이 알선받은 회사에서 환멸을 느끼고 때려치는 과정에서 용접도 때려치운다는 것입니다. 돈도 안 되고, 미래도 안되는 상황에서 기술이랍시고 배웠는데 현장에서는 무시하니 당연하지요.
진로지도도 학생들이 알아서 하고, 연습도 학생들이 알아서 하고, 모재도 학생들이 알아서 구하고, 당최 교수라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실력이 되어야 산업현장에 나가 조금이라도 비비든지 무언가를 해보는데, 이거는 비빌 실력은커녕 뭐 배웠는지 보여주지도 못합니다. 애초에 현장에서도 기대를 않으니까요. 당연히 학생들에게 들어갔다는 세금은 제 목적을 다하지도 못한 채 녹아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내년도, 내후년도에도 똑같이 예산이 집행됩니다.
어떤 회사는 학생들에게 온갖 잡일을 다 시키면서 연습을 시켜줍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그러면서 실력이 되면 너희도 용접사로 승진시켜 주겠다고 온갖 감언이설을 다합니다. 학생들도 일말에 기대를 하고 주말 근무도 마다하며 일합니다. 그런데 웬걸? 용접사 자리가 났다길래 잔뜩 기대하니깐 이미 회사 임원이 알고 있는 용접사를 데려오네요. 어어? 학생들이 의문을 가지는 걸 알아챈 임원과 관리자가 적당히 달랩니다. 너희 아직 실력 안 되잖아~ 처음에는 학생들도 수긍하고 어떻게든 회사생활 합니다. 그러나……. 1년을 넘게 그러고 있는데도, 일은 잡부나 마찬가지입니다. 벌이는 200만 원도 안 됩니다.
차라리 숙식노가다 조공이라도 했으면 똑같은 일에 벌이는 배로 벌기라도 했지, 이거는 일은 비슷하게 하는데 벌이는 그에 못 미칩니다. 용접사 자리는 나지도 않고, 용접사 누가 나간다 하면 어디서 또 귀신같이 다른 사람이 들어옵니다. 스트레스는 엄청나게 받고 연습도 제대로 안 되는데, 어디서들 와서는 계속 훈수질입니다. 왜 연습 안 하냐? 새벽같이 나와서 연습해야 니가 산다. 아까 말했듯이 실력을 키우려면 거기에 맞는 고수가 옆에서 지도해야 하는데 귀찮으니까 그냥 지나가면서 한마디 툭툭 내뱉는 게 다입니다. 결국, 때려치웁니다.
분명 폴리텍 교수들은 현장 나가서 열심히 하면 용접사가 되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절대 노가다 가지 말라고, 돈 보지 말라고……. 내가 돈 벌려고 이 고생인데…….
그때 폴리텍에서 같이 배웠던 지인에게 전화가 옵니다. 어 누구냐? 나 누구다! 잘있냐? 힘들다. 야 너 속았다. 나 사설학원서 배우고 지금 □□현장에서 용접사로 있다. 어 그게 무슨 소리냐? 학원에서 배우고 테스트 봐서 합격했다. ! 씨발!
그렇다고 사설학원이 답은 아닙니다. ㅎㅎ 어떤 사설학원들은 돈만 낼름 처먹고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자리만 섭외합니다. 당연히 경력도 형성이 안 되고 계속되는 객지생활에 지쳐서 나가떨어집니다. 제 지인은 거의 사설학원에 삼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만, 제대로 된 자리에 소개받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이 1개월, 3개월……. 최소 6개월은 해야 투자금도 뽑고, 인맥도 형성하는데……. 어떤 사설학원에서는 1개월 돈 오백을 꽂아주고 연습을 했는데, 폴리텍이랑 똑같이 방치하더랍니다. 그러다가 삼성물산 시험을 두 번 보고 떨어지니 나이가 많아서 힘들다고 고백하더랍니다. 사람이 돌아버렸지요. 학원법인지 뭔지에 의해서 50%가 넘었기에 환불은 불가능! 더 돈 내고 연습하라는 거 뒤집어엎고 나와서 다른 거 하고 있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배웠는데, 실력은 안 되고, 현장에서 무시당하고……. 사정없는 무관심과 갈굼, 저임금에 대부분은 때려치우고, 그중 극소수만이 길을 찾아서 가다가 또 거기서 사기 맞고, 상처받고 때려치우고 정말 운 좋은 극소수만이 산업계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것…….
그게 바로 현대 대한민국의 직업훈련교육의 현주소입니다. 그냥 개판 아사리판, 도박판입니다. 정상이라고 볼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제 또 폴리텍에서 또 한 번의 기수가 나올 텐데 자못 걱정스럽습니다. 이 겨울 어느 하늘 아래에서 몇 명이나 자기 길을 찾아갈지……. 들리는 말로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다던데……. 언제나 매번 똑같은가 봅니다.
첫댓글 정말 고생많으시네요. 이리가도 저리가도 세금낭비하고 싼값에 이용해먹으려는 인간들 뿐이군요
절친이 용접사인데 실수령액으로 연봉 5천대 법니다. 건투를 빕니다!
진짜 공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