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고급 수입차를 의전용 차량으로 구입한 이후 최고경영자 가족들의 개인용 차량으로 전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 주목된다.
신세계백화점 이명희 회장의 며느리인 고현정씨가 최근 회사 소유의 1억7000여만원 상당의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다가 한강 둔치에서 도난당한 일이 바로 그것.
14일 신세계백화점은 이 사건과 관련 "1억7000만원인 포르쉐 카이엔을 법인 명의로 사들인 것은 외국 손님 접대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현정씨가 도난당한 포르쉐 카이엔 터보는 인터쿨러를 겸비한 8기통 트윈 터보로, 최고출력 450마력, 63.2kg.m의 최대토크를 나타낸다. 또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불과 5.6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266km에 달해 스포츠카의 진수를 간직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이다.
포르쉐 관계자는 "카이엔 터보의 경우 온라인 도로 뿐아니라 오프라인 도로에서도 승차감이 뛰어난 다목적 차량이라 일부 대기업들이 해외 VIP용으로 종종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신세계의 궁색한 대답을 곧이 믿지 않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포르쉐의 카이엔(사진)은 국내 수입되고 있는 최고급 (SUV)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한다"며 "이 차량이 다목적 차량이긴 하지만 주로 레저활동에 사용하는 차량이라 의전용 차량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수입차업체 관계자도 "신세계의 경우에서도 알겠지만 대다수 대기업들이 업무용 차량이나 의전용 차량을 구입해 오너 가족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 오너가 자동차 매니아인 경우 최고급 수입차가 출시되자마자 의전용 차량 구입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뜸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고현정씨의 차량 도난 사건은 한 재벌 오너가족의 스캔들에 불과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법인 소유의 차량을 오너 가족이 마음대로 몰고 다니는 것은 회사의 막대한 자금을 개인이 유용하는 것이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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