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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인생의 영화’라는 게 있을 것입니다. 저에게도 숱한 ‘인생의 영화’가 있지만, 특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저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준 영화이고, 시리즈의 3편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이 끝난 이후 4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그동안 <인디아나 존스>를 등장시킨 각종 게임들로 - [아틀란티스의 운명], [인퍼널 머신] 등등... - 밤을 지새우게 만들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제가 처음으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만나게 된 것은 1편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가 아닌, 2편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부터 였습니다. 당시 국민학교 6학년이었던 - 그 당시에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였답니다...^^ - 저는 영화광이었던 외할머니와 어머니 손에 이끌려, 별로 보고 싶지 않았던 영화를 보러 당시 개봉관이었던 [서울극장]으로 향하였고, 결국 시종일관 눈을 떼지 못하는 즐거움에 사로잡힌 채 극장 문을 나서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은, 저보다도 천진난만하게 깔깔거리며 파안대소(破顔大笑) 하시다가도 긴장감에 휩싸여 제 손을 꼭 잡으시며 영화를 보시던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저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의 만남은 시작 되었고, 그 이후 TV를 통해 [레이더스]를 보고 또다시 흥분에 사로잡혀 장래 꿈을 채찍을 든 고고학자로(거의 도굴꾼에 가까운 고고학자지만..^^)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다닐 정도였으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대한 애정은 제법 오래전부터 생겼다고 이야기 할 만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4년 후,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 만난 [인디아나 존스] 3편은 저에게 엄청난 아픈 - 마음이 아닌 육체적 고통이 수반된...^^ - 추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당시 여름방학이었던 저는 중학교 때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최 군과 이 영화를 보기로 약속, 신촌에 있던 [신영극장]에서 - 당시 UIP 직배 문제로 인해 시내 개봉관에서는 이 영화를 볼 수 없었습니다. [신영극장]은 지금의 [아트레온]입니다...^^ - 만나기로 하였는데, 하필 그날 학교 도서관에서 도난사건이 일어나 담당 선생님에게 공부하던 학생들 전원이 호된 기합을 받게 된 것입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영화 시작 시간이 다 되어갔고, 기합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그렇게 기다리던 영화를 보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서글퍼, 급기야 저는 울먹이게 되었고, 덕분에 “사내새끼가 요정도도 못참냐”는 말을 들으며 더욱 호된 기합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영화가 끝나갈 때 저는 극장에 도착하게 되었으며, 길에서 극적으로 만난 최 군과 감동의 해후를 하고, 극장 앞에서 매표 관리를 하는 아저씨에게 눈물겨운 사연을 들려준 후 기적적으로 다음 회에 입장... 결국 영화를 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물론 영화 덕분에 저는 하루 동안의 온갖 시름과 설움을 다 떨쳐내게 되었고, 지금은 그때를 떠올릴 때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정도로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정도로 저에게는 소중한 시리즈 영화였고, 기다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4편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은 날로 커져서 4편이 드디어 제작된다고 발표 되었을 때, 저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감에 사로잡힌 듯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시작은 기존 시리즈와 별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 박사의 위기, 그리고 위기 탈출,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새로운 임무.... 기존 시리즈의 구성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능글맞으며, 때론 단호하고, 과감하며, 대책 없이 돌진하는 <인디아나 존스> 캐릭터를 또다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세월의 무게가 주인공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디아나 존스>는 이제 예전처럼 활력 넘치는 육체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3편 이후 19년이 흘러 영화가 개봉되었고, 영화 속에서도 19년 후의 모습으로 설정된 <인디아나 존스>는 이제 노년(老年)의 모습이 되었으며 - 실제 <해리슨 포드(Harrison Ford)>도 1942년생으로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입니다...^^ - 예전처럼 겁 없이 밀어붙이며 행동할 나이는 지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단점을 보완해 주려는 듯이, 그의 조력자로 젊음의 혈기가 넘치는 <샤이아 라보프(Shia LaBeouf)>와 1편 [레이더스]에서의 연인 <카렌 알렌(Karen Allen)>이 등장하여 이 영화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습니다. 영화는 앞서 언급했듯이, 시종일관 기존 시리즈의 구성을 답습하고, 기존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을 관객들에게 다시금 환기 시키며, 기존 시리즈와 다를 것이 없다는 점을 여러 번 재확인 시킵니다. 그렇지만 바뀐 시대상황이 어색해서였을까요? 냉전시대임을 지나치게 강조한 듯한 ‘핵실험’ 장면은 조금 어색해보였으며, 결말을 어느 정도 예상하게 만든 [로스웰 사건]의 등장은 기존 시리즈와는 너무나 이질적으로 보였습니다. 기존의 시리즈는 2편을 제외하고는 기독교 신앙과 관련된 신비로운 유물들의 내용이었습니다. 모세가 십계명을 적은 돌판을 넣어 보관했다는 1편의 성궤,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에 사용하였고, 또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가 흘린 피를 받았다는 성배가 등장하는 3편이 그랬습니다. 2편 또한 기독교 입장에서는 이교(異敎)의 유물이지만, 신비의 돌이 등장하여 ‘고대 유물’에 관한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4편은 어딘가 이질적인 고대의 유물이 등장하며, 결국 기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결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결말은 [엑스 파일]과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저는 마지막 장면을 보기 직전까지, 엄청난 흥분상태와 즐거움을 느끼며 이 영화를 감상하다가, 갑자기 가슴속이 싸늘해지는, 기가 막히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마라톤 경기에서 훌륭히 1등으로 달리며, 게다가 세계 신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가, 결승선을 100미터 앞에 두고 다리에 쥐가 나서 1등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세계 신기록을 놓쳐버린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이 영화의 결말까지도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제 관점으로는 살짝 아쉬운... 그런 결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리슨 포드>가 더 나이 들기 전에 5편이 만들어져서, 이 위대한 시리즈의 위대한 결말, 가히 화룡점정(畫龍點睛)이라 부를 수 있는 그런 [인디아나 존스 5편]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저만의 생각일까요? ^^ 사족(蛇足).... 개인적으로 5편의 소재로 추천하고 싶은 전설의 성물로는 ‘롱기누스의 창’과 ‘노아의 방주’, 그리고 ‘엑스칼리버’를 추천합니다. 영어만 된다면, 헐리우드로 넘어가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의 멱살을 잡고 이것들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보라고 협박하고 싶군요. 물론 만나보기도 불가능 하겠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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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엑스칼리버 한표 추가요.
용형호제라는 아시아판 트레져 헌터 영화가 있었지..성룡이 주인공이엇고...난 가끔 동,서양의 만남이란 테마로 성룡과 존스박사가 만나 보물찾기하는 영화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 봤는데....난 무릉도원이랑 샹그리라...에덴동산을 찾아가는 인류최후의 파라다이스를 찾는 소재도 좋다고 생각한다는 그리고 신의 노여움을 사 무너졌다는 바벨탑도 좋은 소재가 아닐까나..에스퍼나 엑스맨 캐릭터 들도 등장시키고 ㅋㅋ흥미진진할거 같다..^^
와.. 욕심도 많으시다. 다른건 모르지만 인류최후의 파라다이스는 멀리서 찾을거 있나요? 몇일 전 명박산성앞에서. 완벽한 퍼펙트한 민주시민. 민주공화국에서 추구하는 궁극의 인간형. 그리고 그 사람들의 모임. 전 그걸 봐서, 이미 알고있었고 다시한번 확실하게 확인사살까지 해서, 지금살고있는 이곳이, 이시대가 제가꿈꾸는 유토피아라서요...^^
5편이라니~ 욕심도 많다~ 난 4편 보면서 내내 안스럽던뎅ㅇㅇㅇ 마지막에서 중절모를 아들에게 넘기지 않고 쓰는거 보니까 5편이 나올법도 하긴 해~ ㅋㅋ
울프걸님 보물찾기 영화에 쓸만한 보물 투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얼마전에 직지 상권이 국내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가치로 따지면 직지도 만만한 것이 아니지만 영화로 한다면 역시 엑스칼리버가.. 막판에 엑스칼리버 들고 악당과 싸우는 존스박사~~
서양 문물은 거의 다 찾으러 다녀서 별로 신비성이 없음. 동양쪽으로 눈을 돌리는게 어떨까요? 불로초를 찾으러 다닌다든지 하는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