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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타★용대] 배드민턴 이용대 공식 팬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아리아
글·사진 김홍경 기자
생애 마지막 주니어 대회
Q. 마지막 주니어 대회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원천요넥스 코리아주니어오픈에서 남자복식은 우승, 단식에서는 준결승에서 안타깝게 패했는데요.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일단 3게임에서 11점으로 코트를 바꿨어요. 그런데 10:11에서 한번에 10점을 내주면서 10:21로 끝났어요. 그렇게 끝난 게 제가 때린 스매시가 세 번이나 미스가 나면서 너무 심리적으로 흥분해서 그냥 경기를 다 엎어버린 것 같아요. 쉽게 흥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심리적인 부분에서 좀 약해요. 앞으로 보강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Q.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단식에서 우승을 했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A. 그때 우승하고 좀 많이 짜릿했어요. 우승하고 나서 부모님하고, 초등학교, 중학교 때 가르쳐주셨던 선생님하고 고등학교 선생님께도 바로 연락드렸어요. 부모님께선 많이 우시면서 좋아하셨어요. 선생님들도 전국체전에서 성적이 안나와서 죄송했는데, 너무 기뻐해주셔서 감사했죠.
Q. 봄철과 여름철 종별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전국체전의 성적이 아쉬웠을 것 같아요.
A. 이번 전국체전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려고 했어요. 마지막 전국체전이기도 하고요.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안타까웠어요. 좀 후회도 되고 아쉬운 점도 있죠.
Q. 예전 대덕에서 어렵게 운동했을 때 포천 첫 대회에서 선수 4명으로 우승도 하고 여름철대회까지 연달아 우승했었는데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 운동하는 여건들이 많이 좋아졌죠?
A. 많이 좋아졌죠. 학교의 지원도 더 좋아졌고요. 좋은 후배들도 많이 들어오고요. 지금 학교에서는 코트 매트 위에서 운동하고 있습니다(웃음).
Q. 어릴 때부터 꾸준히 성적이 나왔었네요.
A.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2007년도) 6관왕을 했었어요. 마지막 시합만 놀다가 성적이 안 나왔고요(웃음). 그러다가 고등학교 올라가서 또 좋은 성적이 나오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저희 이후로 후배들도 다 잘하는 후배들이 들어오고요. 매곡중학교 선수들도 이제 대덕전자기계고로 오고 있어요.
Q. 중학교 때도 성적이 좋았었나요?
A. 복식에서는 성적이 좋았어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복식우승하고, 중학교 때도 우승하고요. 사실 제가 원래는 단식을 안했어요. 주니어 대표도 아니었고요. 제 파트너인 정석이가 주니어 대표였는데, 저희가 고양시로 전지훈련을 갔거든요. 그 때 단식은 동범이형, 수완이형, 정석이가 뛰는 거였는데, 저도 오전 오후 열흘 내내 단식을 뛰게 되었거든요. 그때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Q. 복식을 잘하다가 우연치 않게 접한 단식에서 빛이 확 난거네요?
네(웃음). 제가 생각해도 많이 늘은 것 같아요. 지금은 복식보다 단식이 더 자신 있어요. 예전에는 복식이 재미있었는데요. 복식도 재미있지만, 일단 단식 전문 선수이다 보니까, 단식이 더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자신감 있는 종목을 뛰는 것이 부담도 덜 되고 좋죠.
이제는 삼성의 단식을 책임질 허광희
Q. 올해 실업연맹전이 삼성전기 유니폼을 입고 나가는 첫 대회로서 포부나 목표가 있다면?
A. 첫 대회인 만큼 뭔가 무섭게 달려들어야지요. 아직 어리잖아요(웃음). 목표는 단체전에서 제가 단식 잡아주면서 우승하는 것이죠. 개인전 없이 돌아오고 싶어요(웃음).
Q. 국가대표이기도 하고 태릉에서 연습도 많이 하고 했겠지만 실업무대의 노련함 같은 것들을 극복하는 것에는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근데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왔을 때처럼 똑같이 잡으면 될 것 같아요. 저희 1학년 때도 그렇게 달려들어서 우승을 했었거든요. 그때는 정말 한명이라도 빠지면 대회도 못 나갔었으니까요.
Q. 보통 남자선수들은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삼성전기로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차피 나중에라도 실업팀 무대에서 뛰어야 하니까 미리 먼저 가서 빨리 적응하려고요. 실업팀 볼이 대학팀 볼보다 확실히 더 빠르고 하니까요. 더 빨리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해요.
Q. 모든 면에서 최고의 팀인 삼성전기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 그리고 유일한 남자 루키인 만큼 소감이 남다를 것 같아요.
A. 그렇죠. 아무래도 제가 단식을 할 때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부분을 보고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그 선택이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것을 이제 증명해 나가야죠.
Q. 삼성전기로 와서 연습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A. 어제부터 시작했어요. 하지만 태릉에서도 선배들과 운동을 하다 보니 크게 어렵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운동은 매번 하던 식으로 해서 괜찮은데, 숙소 생활이 조금 낯설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적응을 정말 잘하거든요. 예전보다 숙소도 훨씬 좋아지고, 이제 경기장 갈 때 선수들 전용버스도 있고요. 정말 운동만 잘 하면 되는 최고의 팀인 것 같아요.
Q. 태릉선수촌에는 언제 돌아가나요?
A. 12월 11일에요. 코리아오픈 준비해야죠. 실업연맹회장기를 뛰고 단체전에서 우승을 하면 대전에 잠깐 다녀올수도 있을 것 같아요. 형들 같은 경우는 이번 대회가 올해 마지막 대회니까 봄철까지 시간 여유가 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동계에는 체력 훈련을 많이 하고, 전지훈련도 가고 하니까 바쁠 것 같아요.
Q. 실업1년차인데 첫 월급으로는 부모님 선물을 하는데요. 계획이 있나요?
Q. 기왕 선물해 드리는 거 좋은 것을 해드리고 싶어요. 메이커로요(웃음). 가방이나 그런 것도 좋을 것 같고요. 저 운동하는 것 뒷바라지해주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이제 효도 해야죠.
Q. 내년에 20살이 되면, 대학을 선택한 친구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아쉬운 점은 없나요?
A. 다른 면에서는 아쉽지가 않아요. 어차피 운동을 잘 하는 것이 목표이니까요.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대학동문회 같은 걸 못한다는 것이 아쉬워요. 예전에 활약하셨던 쟁쟁한 선배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추억도 될 것 같고요.
20살 허광희의 새로운 도전
Q. 20살이 되면 이제 성인이 되는데,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나요?
A.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어요. 시간만 허락한다면 유럽으로요. 하지만 운동을 해야 하니까 오래는 못 가겠죠(웃음).
Q. 보통 20살 남자라면 면허도 따고 싶을 것 같아요.
A. 면허는 최대한 늦게 따려고요. 일찍 따면 운전을 해야 하잖아요. 막내니까요(웃음). 어차피 운동하느라 차가 있어도 많이 타지도 못할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려서 아직 외박도 안 되거든요. 외부에 나갈 일정이 있으면 어차피 교통편이 정해져 있는 거고요. 그래서 차는 나중에 사려고요. 제 차가 없으니 면허도 늦게 따도 되겠죠(웃음).
Q. 숙소에 있으면 선배들하고 나이차이가 좀 날 것 같은데요. 어렵지는 않나요?
A. 우겸이형(강우겸 선수), 상훈이형(한상훈 선수)하고 11살 차이예요. 하지만 형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편해요.
Q. 이제 슬슬 추워지고 있는데요. 겨울에는 거의 태릉선수촌에 있겠네요.
A. 동계훈련 때 팀에서 해야 형들과도 더 친해지고 할 것 같아요. 그리고 팀에서 해야 더 많이 늘 것 같은 생각도 들어요. 고등학교 때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실업팀에서 보내는 첫 동계훈련이라 그런지 꼭 해보고 싶어요. 실업무대에 도전하는 만큼 대표팀으로서도 그렇고 장차 한국 배드민턴을 이끌어나갈 기대주로서 정말 몇 년 안에는 허광희 라는 이름을 달고 주요 대회에 손완호, 이동근을 잇는 남자 단식 에이스라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요.
Q. 세계로 뻗어나가는 허광희의 목표는?
A. 목표는 항상 올림픽 단식 첫 금메달리스트죠. 아직 아무도 못 한 일이니까요. 과정은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야죠.
Q. 올림픽에 나가려면 랭킹도 높여야 할텐데요.
A. 모르겠어요. 세계랭킹이 300위 정도일거예요.(웃음). 아직은 멀었죠. 앞으로 300 계단을 더 올라가야 해요. (현재 허광희 선수의 랭킹은 주니어 세계랭킹 6위이다.)
Q. 지금까지 국제대회 나가서 상대해 본 선수들 중에 제일 잘했던 선수가 있다면 누가 있을 까요?
A. 저하고 붙었던 선수 중에서 동아시아 대회 때 두펭유 선수요. 졌어요(웃음). 13점, 18점 땄죠. 엄청나게 밀리면서 진건 아니고 랠리는 조금 오래 갔었어요. 두펭유가 완전 공격적인 스타일은 아니더라고요. 랠리는 오래 갔었죠.
Q. 신체적 조건은 밀리지 않는 것 같은데요.
A. 네. 두펭유 선수는 몸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근육질이고요. 아직은 모자라지만 조만간 제가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특히 이번 동아시아 대회 때 너무 재밌었어요. 동아시아 대회 나온 선수들이 다 상위권 선수들이어서, 저희야 부담 없이 마음 놓고 뛰었거든요. 복식도 그렇고 단식도 3게임 가서 아깝게 지고요.
사실 동아시아 때는 파트너가 없어서 솔규랑 저랑 나가게 되었는데, 우리가 정말 잘 했어요. 그래서 이번 원천요넥스 주니어에도 나가게 된거죠.
Q. 아직은 어리다 보니까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요.
A. 네. 좀 있어요. 근데 지금 솔규, 혁진이, 저 이렇게 셋 중에서 봤을 때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심한 것 같아요. 심리적인 면에서는 제가 제일 안 좋은 것 같아요. 경기장 분위기에도 압도되고 하는 것도 좀 있고요. 하지만 분위기만 타면 또 확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죠.
Q. 가장 존경하는 선수가 있다면?
A. 가장 존경하는 선수요? 전 그런 것 생각 안 해봤어요. 하지만 플레이를 닮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손완호 선수와 중국의 첸롱 선수의 플레이를 닮고 싶습니다.
Q.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소감은?
A. 일단 너무 죄송해요. 올해도 그렇고 1학년 때도 그렇고 초반에 잘하다 꼭 가을철, 전국체전 성적이 좀 안 좋았거든요. 전국체전이 중요한 대회인데 성적이 안 나와서 죄송해요. 그리고 감독님과 코치님 너무나 감사하고 좋은 선수로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응원해 주신 부모님 또는 허광희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항상 감사하고 절 여기까지 키워주신 분들이 주변에서 응원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큰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서 제2의 누군가가 되기보다 제1의 허광희가 되어야죠.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연찮게 시작했던 단식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한 허광희. 그가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열정과 노력만큼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단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3년. 이제는 한국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정상급의 기량을 갖춘 단식 전문 선수가 되었다. 이는 허광희의 땀과 노력, 열정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2의 누군가가 되기보다 제1의 허광희가 되기 위한 노력. 월간 배드민턴이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