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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1화. 네 제가 골수이식을 해보겠습니다.
병이란 그렇더라
정말 나를 힘들게 하는건 시도때도없이 찾아오는 구토도 아니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울음이 터질만큼 아팠던 근육통도 아니고
멈추지 않는 출혈도.. 모두 다 아니었어
확신없는 하루 이틀.. 보름.. 한달.. 세달..
내가 살아가는건지 죽어가는건지
본인인 나조차 이게 뭐하는건지 알 수 없을 때.
시간만 지나면 되겠지..하고 시작했던 투병인데,
사실 제일 무서운건 시간이었음을.
피를 말리고
기대를 말리고
희망을 말리고.
당근과 채찍을 쉴새없이
번갈아 주는 수치라는 놈이
그렇게나 밉고 야속하다.
환자가 된 순간부터 내 몸은 내 몸이 아니었다
내 몸은 날 사랑하는 사람들의 것이었다.
퍼내고 퍼내도 마르지 않는 눈물이 신기하면서도
이제 울지말아야지, 강해져야지 마음을 다 잡아도
굳건하다 믿었던 내 마음의 벽이
작은 돌 하나가 허물어버리는 그 순간이
그렇게나 끔찍하고 아득하다.
처음에 스테로이드 일주일 먹는 것도
부작용 생길까 벌벌 떨었는데.
절대 받지 않겠다던 면역치료도 받고 오더니
이젠 내 인생에서 생각도 해본 적 없는
골수이식마저 가까워졌다
내가
골수이식이라
어디 살면서 상상이나 했을까
긍정도 부정도 않는 미묘한 이 시간을
훗날 추억하는 날이 얼른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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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4
서류를 제출한지 며칠 안됐는데
기증자가 나타났다.
국내에서 내 유전자랑 맞는 사람이 13명인데
그 중 한명이 기증의사를 밝혔다.
바로 유전자 검사를 넣었다
다음 주에 결과가 나온단다
아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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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알게 된지 10개월째.
이제야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힘든거였구나
병을 받아들이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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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까 나는
남의 피 없이는 한달도 못사네
고작 한달도 못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어이가 없어서 웃기다
하루살이같은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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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04
기증자와의 유전자검사 결과
병원에서 오늘에야 연락이 왔다
이식받기도 전에 피 말라 죽는 줄ㅎㅎ
유전자 한개가 틀리단다.
10개 중에 7개가 맞는데,
하나는 틀리고 나머지 두개는
맞는지 안맞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크게 상관이 없다고했다.
세상에,
이건 기적이야....!
그런데 교수님이 조금 아쉬운지
내가 당장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니
완전일치 되는 사람을 좀 더 찾아보자고하셨다
난.. 난 괜찮은데요 교수님..!
지금 당장 하고싶은데요 교수님....!!!
어쩔 수 없이
조금 더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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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받아들이고 인정했다고해서
날 힘들게 하는 것들이
누군가가 집어채간것처럼 홀가분해지진않는다
뭘 기대했을까. 보살이라도 될 줄 알았나.
여전히 힘들 땐 가만히 있다가도
감정이 북받치는게 일상이고
다시 마음 잡고 일어나는게
알면서도 힘들고
해도해도 익숙해지지않는다
어느정도 지나면 느끼는게 있을거다
이 과정이 마냥 지옥같지만은 않았다는걸.
지금은 내 앞가림도 급급해서 모르겠지만.
이러나저러나
끝은 있다는거.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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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2
기증자가 한명 더 나타났다.
거두절미하고 유전자검사 넣었다
다음주쯤에 연락오겠지
얼른.. 누구라도 좋으니.
다음 주에 병원 외래가서 검사결과를 보고
처음 공여자로 할지 두번째 공여자로 할지
결정해야겠다. 그리고 스케줄 맞춰서 이식하고..
내가 몸이 조금이라도 더 좋을 때
체력이 받쳐줄 때! 하는거야! 그래!
많이 무섭고 걱정되지만
그래도 기대가 더 크다
얼른 하고싶다
얼른 이식하고 얼른 회복하고
얼른 정상인의 삶을 살고싶다
히크만 박는것도 두렵지않아 마취할건데 뭐!!
수술하고나서 꼭 백지영의
총맞은것처럼 들어야지
항암은 면역치료때와 비교도 못하게 독할거고
병원 밥도 몇배는 더 맛없겠지?
....어떻게 거기서 더 맛없을 수 있을지
감히 상상도 안된다.
많이 힘들거야
많이 아플거고 많이 울기도 할거야
그래도 괜찮아.. 젠장
벌써부터 눈물나지만 난 괜찮아
이겨낼 수 있어ㅠㅠㅠ
전해질도 먹어야겠지?
전해질 진짜 맛없는데ㅠㅠ
병원 많이 답답한데
두달은 죽었다 생각하고 들어가야겠지
마음을 비워야하는데
도무지 비워지지가 않는다
마치 내일 입원하는 것 마냥...
응!!!!그래!!!!두달해서 퇴원하고!!!!
복학하고!!!!졸업하고!!!!!그래!!!!
행복하게 살거야 나는!!!!!!!
언젠가 지금을 추억할 날이
얼른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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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8 서울 외래.
저번 주에 수혈을 받았으니
이번 주 헤모 수치를 9.6 정도로 예상했는데
웬 11.1....-_-..
듣고도 놀람.
너.. 너 왜 오르고 난리야...
오늘 교수님이랑 이식 얘기하려고 온건데
수치가 오르면 어쩌자는거여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데 좋지않은 이 찝찝함....
백혈구도 껑충 뛰었고 호중구도 뛰었고
혈소판은 유지하고...
교수님께서 한달만 더 보자고 하셨음..
이.. 이 청개구리같은 수치!!!!!!
마냥 좋지만은 않은게
이제 수치가 오를거라면 제대로 팍팍 올라줘야되는데
이렇게 애매하게 올라서 유지 되버리면
이식도 못하고 이대로 살지도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라는거야 젠장....
일단은 한달만 더 지켜보는 걸로.
그냥 잠깐 반짝 올랐을 수 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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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두번쨰 공여자와 유전자검사결과.
첫번째 사람이랑 똑같이 하나 틀리단다.
첫번째 사람과 마찬가지로
완전일치라고 봐도 될 정도로 괜찮다고했다.
둘 다 20대에 남,녀인데
교수님이 결정하시겠지만은
20대 남자골수가 제일 이상적이라고하니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않을까
다음 달까지 경과보고 진행 시작하면
10월 말, 11월 초에 입원할 수 있을거란다
나 드디어 이식하는건가?
좋은데 무섭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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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빠보다 먼저 죽으면
아빤 날 평생 그리워만 할거라고 했다.
제 팔자려니하고 달래지만은
부모보다 먼저 간 자식은 죽을 때까지 사무칠거라고..
그렇게 말했다.
이제부터는 니 몫이라고 잘 견뎌내달라 말하는 아빠에게
나는 씁쓸하게 알겠다는 그 말 밖에 못했어
내가 죽음 가까이 지낸다는 사실이
갑자기 너무 와닿아서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 상상조차 안돼서
걱정말라는 흔한 말도 못하고 그냥 알겠단 말 한마디.
생각이 참 많아지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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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
이식날짜가 잡혔다.
10월 29일에 입원해서
11월 5,6일에 이식하기로했다
20대 여자껄로 받기로했고
혈액형은 B형이라고 했다!!! wow!!!!
좋아, 그럼 혈액형이 바뀔 염려는 없겠군!
난 방사선조사 안한다고했다
비슷한 효과의 약물은 먹는다던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문제는 항암치료로 불임이 될 수도 있어서
난자보관을 하느냐 마느냔데
힘들고 아픈건 둘째치고 이식날짜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해서 조금 고민이다.
정자채취는 쉬운데!!!! 난자는 왜!!!!! 왜!!!!!
이 기지배는 한달에 일주일씩 힘들게하더니
채취도 힘들어!!!! 애증의 난자같으니!!!
니가 살아야지 임신이 문제냐고들 하는데
아기를 '안'가지는거랑 '못'가지는거랑은 다르단말야
왜 내 마음을 아무도 몰라주냔말이야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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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6 서울 산부인과 외래.
목소리부터 말투까지 이현우를 닮은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진료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 저 골수이식할건데여 난자보관 할까여
의사 - 넌 어리고 미혼이니 안하는게 좋음
나 - 저 불임되면 어떡해여!
의사 - 일시적으로 폐경 시키는 주사를 맞으렴
나 - 헐 폐경이여?????
의사 - 3개월 일시적임
나 - 헐....
의사 - 요즘 그걸로 다 함ㅋ
나 - 헐.... 생각 좀 해볼게여.....
이러고 나왔다
다음 외래일에 맞기로 했다.
아니..아무리.. 아무리 일시적이라지만
폐경이라니.. 내가.... 내가 폐경이라니....!
우울해하면서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병원에서 보험 통과됐다는 연락이 왔다
네...? 뭐라구요....?
우울따윈 꺼져버려
이야!!!!!!! 신난다!!!!
보험 통과됐다!!!! 야호!!!
어깨춤 추며 비행기타고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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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7
입원 날짜가 잡혔다.
10월 29일 입원이다.
아침부터 입원수속을 해야돼서
그 전날 올라가기로 했다.
입원해서 골수검사하고
머리 빡빡밀고 히크만 박아야함.
아, 참 히크만..
그냥 국소마취해서 좀 깔짝거리면 되는건줄 알았더니
의외로 대수술이였음...히크만하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고 했음-_-충격과 공포..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스케일이었음
무식하면 용감하다했던가
그것도 모르고 수술 끝나면
백지영의 총맞은것처럼 듣겠다고 나댔으니ㅎㅎ...
....ㅎㅎ.....갑자기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입원까지 약 한달.
시즌2] 2화. 골수이식까지 3보
2012/10/01
엑스자이드때문에 왕창 뒤집어진
피부때문에 펑펑 울었다
돌려내라 내 피부ㅠㅠㅠ
여드름도 아니고
뾰루지도 아니고
도대체 이건 뭐야?
간만에 보는 사람들마다
그 좋은 피부 어디갔냐고 묻는다
대인기피증 생길 것 같다
사람 눈을 못마주치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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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7
이식날짜 받아두고도 시간이 참 안간다
얼른 그 날이 왔으면 싶다가도
영영 안왔으면 좋겠고..
졸전 앞뒀을 때와 기분이 같다
면역치료랑은 비교도 안되게 힘들다던데
상상조차 안된다-_-
싫다.. 싫은데 빨리 하고 끝내고 싶다
아무리 각오했어도 마음이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않는다
무사할 수 있겠지
이걸로 끝나겠지
이번만 버티면 되겠지
사람들 부러워 하는 것도 지겹고
우는 것도 원망하고 억울해하는 것도 지겹다
이번만 잘 버텨낼테니까
앞으론 그냥 행복하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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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8
무균실가면 1인실이나 창가자리 줬으면 좋겠다
한달이나 누워있을텐데, 하늘 보이면 좋잖아
원래 가을이란 하늘은 높고
나는 포동해지는 계절인데
이번만큼은 예외겠구나.
이식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이식 전에는 그저 빨리 날짜 잡혀서 이식 받고 싶은데
막상 날짜가 잡히면 기분이 싱숭생숭하다고.
나도 똑같이 느낀다.
매도 먼저 맞는게 좋다고
얼른 이식해서 시간이 훌쩍훌쩍 지나
복학하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
머리도 빨리 길었으면..
가발 더운데-_-...
아무튼,
이제 20일 정도 남았는데
참.. 뭐랄까,
하루하루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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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09 서울 외래.
오늘 채혈은 어메이징하게 12통이나 뽑았다
채혈이 아니라 출혈 수준인데?
이식 전이라 검사할 것도 많고
엑스레이도 엄청 꼼꼼하게 찍었다
한 서른장 찍은 듯-_-셀카도 아니고 이게 무슨..
심전도 검사까지하고 진료보러 갔음
교수님이 헤모글로빈만 유지되면
적어도 수혈은 안받고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옥시메톨론 먹어볼래? 하고 물으셨음
옥시메톨론=남자목소리 되는 약
........-_-.......
교수님.. 저.. 이제 이식한다고
이식 전 검사하러 온건데....
약을 권하시면.....
"아니요! 약 안먹을래요!
이제 이식할건데요 뭐, 하하하"
"그래도 약도 안먹어보고 이식하는게 조금 아깝네.
이식 사망률이 5%야. 스무명에 한명 꼴인데.."
"그럼 95%는 사네요!!
교수님, 저 혈소판 2만대로 못살아요
불안해서 살 수가 없어요, 이식할래요."
보험통과 됐다는걸 강하게 어필하며
이식을 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침.
교수님이 그래? 그럼 이식하자!라고 하셨음
이제 이식할거니까 맛있는거 많이 먹고
살 많이많이 찌워오라는 의미에서 싸이폴도 끊고
피임약도 끊고 철분약도 끊었다!!!!!!
야!!!!!!!! 엑스자이드 꺼져버려!!!!!!
행복해
진료 끝나고 코디쌤 만나러 갔다.
이식과정과 리스크 등을 설명해주셨는데
항암치료 방법이 두개가 있더라
A : 싸이톡산 + ATG
B : 플루다라빈 + ALG
싸이톡산이 여태까지 표준으로 써왔던 약인데
플루다라빈은 싸이톡산보다는 조금 부드럽지만
임상실험중인 약이라고 했음.
그런데 내가 a나 b할래요, 하고 선택할 순 없고
A거나 랜덤이거나 둘 중 하나.
....-_-.....?
플루다라빈이 조금 부드럽다니까..혹 하는데
임상실험중인 약이래서 걱정이 되기도......
아니 왜 이런 과제를 주시는거에요
싸이톡산이 항암제 중에서도 독한 약이라고 하셨다
저거 맞고 차라리 죽고싶다고 하는 사람도 있댔음
......살아보자고 맞는 항암젠데....ㅎㅎ....세상에...
사람마다 다르겠지.. 하하.. 난 괜찮을거야
암 퐈인
암 쿨
암 굿
커다란 과제를 안고 나와
대망의 호르몬 주사를 맞으러 갔음.
그래 일시적폐경이 되어보는거야!!!!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겨우 내 차례가 되었음. 신나게 맞으러 들어갔는데
팔에 맞을래요, 배에 맞을래요? 라고 묻는거임
네??
배?????
내 배??????
주사가 많이 아파서
피하지방이 많은 배에 많이 맞는다고 함.
도전정신이 강한 나는 배에 맞겠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
주섬주섬 옷을 추켜올렸음
간호사언니가 내 뱃가죽을 잡아당기더니
주사를 푹하고 꽂아넣었음.
.......아파...약물이 아파.....!!!!!!
그리고 밴드를 예쁘게 붙여주셨음.
뽀로로밴드.
호르몬주사를 다 맞고 무균실로 향했음
입원할 때 가져와야 할
물품 리스트 설명을 듣기 위해-_-
면역치료 할 때
제일 끝 쪽에 무균실 입구가 있었는데
저긴 어떻게 생겼을까 하고 궁금하기만 했던
그 무균실에 드디어 입성함
무균실은 그 이름답게
인테리어가 올 화이트였음.
순백....-_-.....
보고있자니 눈이 아릴 정도로
온통 하얬음.
간호사실로 가서 간호사언니랑 얘기를 나눔
이것저것그것 가져오시구요.. 네네...
다 삶아오시구요....네네.....
머리는 입원 전에 삭발하고 오시구요.. 네네^_ㅠ.....
면회는 가족 한분만.. 하루에 한번 한시간씩이구요.. 네네..
입원하면
오전에 골수검사 하고
오후에 히크만 수술할거니까 금식하시구요..
네네....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오시구요.....네.....
그럼 29일날 뵐게요.....네.......
........
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균실 왜 이렇게 더워요
젠장 너무 덥잖아ㅠㅠㅠㅠㅠ
입원 전부터 더위 걱정하는 하핫팩.
아 정말 입원..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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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5
무균실 입원까지 2주.
아....머리를....
머리를 어떻게.....빡빡......
......어떻게 제정신으로..ㅋ...ㅋㅋ...ㅋㅋ
....ㅋ크크..크ㅡ....크크.....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어떻게..ㅋㅋㅋ..ㅋ어떻게 머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ㅋㅋ..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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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6
나의 몸뚱이가 심상찮아서
내일 모레였던 외래를 앞당겼다.
피검사하고 마트에 갔음.
무균실에 가져갈 속옷이나 로션같은거
다시 다~ 새로 사러감.
로션/폼/바디워시 모두 뉴트로지나 통일!
백혈구 떨어지면 피부에 습진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아기들 쓰는 분을 사오랬음. 분통과 함께-_-
엄마가 분은 사놨다고해서 분통을 사러
아기방으로 향함^^와 산뜻하다 아기방^^
분통 달랬더니
유아틱하게 짤랑짤랑 소리나는걸 줌.
세상에;;;; 짤랑짤랑;;;;
이거밖에 없냐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는데
그렇다고 함-_-
너무 신나서 할말잃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씁쓸하게 카트에 넣었다
가제손수건도 샀는데 아주 아기자기한 수가 놓여있었음
없는 동심이 살아날 듯한 그런 비주얼..
이것저것 사고
수혈 받으러 병원으로 갔다
당차게 걸어가서 혈액전표 건네주고 침대에 누워있으니
간호사언니가 와서 라인 잡아줬다.
살을 뚫고 들어오는 두꺼운 바늘이 느껴진다
라인 잡는거 하도 많이 봐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음
하지만 도전은 하지않겠다.
라인 잡고 수도꼭지같은걸 끼워놓고
방사선 쬐고 온 농축적혈구들이 필터를 적시는 것을
멍하니 쳐다보고있으니 졸음이 쏟아짐.
이제 여기서 수혈 받는 것도 끝이야 끝끝끝!!!!!
지긋지긋한 응급실과는 영원히 헤어지겠어 크크크
이런 생각하며 혼자 실실거리다가 잠이 들었음-_-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음
온 몸으로 진동을 느끼며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음
공여자의 혈액형이 B형이 아니라
AB형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음.
그럼 난 이제 B형에서 AB형으로 진화하는 것인가
이게 무슨 소리야
저번에 서울 갔을 때 입원 당일에
골수검사에 히크만 수술까지 해야해서
적혈수,혈소판 모두 B형으로 예약 넣고 왔는데
이제와서 AB형이라고하면 어떻게 하자는거에여
코디쌤도 이런 일은 극히 드물다고
엄청 당황해하셨음
그래여 저도 당황스럽네여...
........-_-......
혈액형이 달라도
크게 바뀌는 것은 없기에
이식준비는 그대로 진행 될 것이다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 혈액형 테스트할 때
B형으로 봐야하나, AB형으로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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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3 서울외래
이식 전 검사 또 하는 날.
치과진료 갔더니
나의 치아는 퍼.펙.트하다고 하셨음
치료할게 없어서 빨리 끝남. 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부랴부랴 교수님 만나러 감.
평소 진료실이 아니라 어디 먼 곳으로 향했음.
동의서회의실이라고 따로 방이 있었음
골수이식 동의서 작성하는데 녹화도 한댔음
교수님과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며
내가 골수이식을 받게 된 과정과
감안해야할 리스크, 평균적인 통계 등을 말하며
시간이 흘렀음
근데 충격적인 사실.
싸이톡산은 머리가 빠지는데
플루다라빈은 머리가 안빠져
헐!
그럼 기껏 빡빡 밀고 무균실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플루다라빈이면 나 억울하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건 너무 아쉽다고 교수님께 징징거렸더니
코디쌤이 안쓰럽게 여기어
랜덤배정결과가 항암제 맞는 당일날 알 수 있는데
특별히 며칠전에 배정해서 결과 말해준다고 하셨음
싸이톡산이 걸리면 어쩔 수 없이 삭발하면 되고
플루다라빈이 걸리면 얼씨구나 어깨춤추며
삭발 안하고 그대로 입실하면 됨.
얼씨구나!!!!
플루다라빈님 제게 와주세요!!!!
한줄기 빛과 희망이 생긴 나는
모든 동의서 작성을 마치고
무균실에 1차 짐을 넣으러 갔음
여전히 하얗구나 무균실은...-_-...
가져온 물품들을 바닥에 흩뿌려놓고
리스트 일일이 체크했음
간호사언니들이 여러명 모여서
진짜 정말 엄청 꼼꼼하고 철저하게 체크했음
1차로 짐 다 넣고나서
이비인후과 진료보러 갔음
내시경 했는데 목까지 집어넣었음
....-_-...언제해도 적응 안되는구나..
컼....컿.....너무 깊어여..웩
이상없다는 얘기를 듣고
호흡기내과 진료를 보러갔음
이식 전 검사 할거 엄청나게 많았음.
폐기능 검사를 하는데
뭘 자꾸 계속 숨을 뱉으래
후!!!!!!후!!!!!!후!!!!!!!!!!!!!
그러더니 또 들이쉬라고함
흡!!!!흡!!!!!!!흡!!!!!!!!!
-_-
끝나고 이제는 핵의학과로 향했음
도대체 여기서는 무슨 검사를 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의사선생님 붙잡고 물어봄
심장이 항암치료를 견딜수 있는지를 미리 알아보는거라고 하셨음
오... 그런 것도 미리 알 수 있다니 세상 좋은데???
주사를 한번 맞고
20분 대기했다가
또 주사를 맞고
3분 대기.
그리고나서 CT촬영하는데
그 20분동안 엄청 푹 잤음ㅋㅋㅋㅋㅋㅋㅋ
긴장하면 심장 빨리 뛰니까 긴장 풀라고 하셨는데
그냥 푹 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핵의학과 진료까지 마치고
병원 근처 원룸 보러갔다가
공항가서 비행기타고 집으로 왔다.
......엄청나게 피곤한 하루였다.
참, 히크만 수술은
부분마취라고 하셨음.
그렇군요.
그럼 내가 수술 과정을 볼 수있나
그건 아닌가
.......
모르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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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8 무균실 입실 하루 전.
서울왔다. 아담한 원룸 계약했다.
최후의 만찬으로 쭈꾸미를 퍼먹었다.
안녕 쭈꾸미야.. 한동안 먹지 못하는 것이 한이구나
그리고 나는 싸이톡산 선고받음
하하하ㅏㅎ하하 삭발해야되는구나!!!!
세상은 똥이야.
입원해서 골수검사하고 히크만 수술하고 이틀 논다
싸이톡산은 4일 투여라서ㅎㅎㅎ
그리고 3인실 배정받았다.
잠을 자면 내일이 온다는 생각에 잘 수가 없다
그냥 계속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냥 내일이 왔으면
아니 그냥 오늘.......!
흑흑
그 새하얗고 더운 무균실이라니
한달동안 어찌 견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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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긴 소설 잘 읽었습니다. 읽는 동안 님께서는 걱정할 어린 자식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제가 환자본인이라서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은 짐작조차 안되네요ㅠㅠ
글이 너무 리얼하고 재미(?)있어 읽고 또 읽고~울다 웃다 합니다
소중한 글 잘읽고갑니다
공감하며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저 과정을 겪는 본인과 가족들의 심정이란..
하여튼 화이팅입니다.~
답글을 너무 늦게 다네요^^ 잘 지내시죠?
엄마 통해서 항상 근황을 전해듣곤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