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543]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偶成
偶成
又 ( 우 ) 또 지어 읊다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躡巖俯遠郊 (섭암부원교)
바위에 올라 먼 들판 굽어보고
倚松玩新月 (의송완신월)
소나무에 기대어 초승달 구경하네.
曳杖步幽徑 (예장보유경)
지팡이 짚고 그윽한 오솔길 걸으니
形影兩奇絶 (형영양기절)
형체形體와 그림자 둘 다 아주 신기하고 기이하네.
원문=고봉집 제1권 / [시(詩)]
高峯先生文集卷第一
偶成
累日寄山齋。釋紛聊自輕。
晝永春氣滿。境靜禪意盈。
暄風將微雨。幽草日日生。
偶此感物化。緬然含深情。
又
躡巖俯遠郊。倚柗玩新月。
曳杖步幽徑。形影兩奇絶。
우연히 읊다〔偶成〕
여러 날 산재에 있으면서 / 累日寄山齋
번잡을 벗고 경쾌하게 지냈네 / 釋紛聊自輕
낮이 기니 봄기운 가득하고 / 晝永春氣滿
지경이 고요하니 선의 뜻 충분하네 / 境靜禪意盈
더운 바람 가랑비 보내오니 / 暄風將微雨
고운 풀 날마다 돋아나네 / 幽草日日生
우연히 이러한 조화를 느껴 / 偶此感物化
아득히 깊은 정을 머금노라 / 緬然含深情
또〔又〕
바위에 올라 먼 들판 굽어보고 / 躡巖俯遠郊
소나무 기대어 새 달을 구경하네 / 倚松玩新月
지팡이 끌고 그윽한 길 걸으니 / 曳杖步幽徑
형체와 그림자 둘 다 기절하여라 / 形影兩奇絶
ⓒ 한국고전번역원 | 성백효 (역) |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