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켜서 뚝뚝 끊어지는 발음으로 사람들한테 말도 걸고 밥도 먹고 여기저기 어울리려다 브레이크가 고장 나 쭈욱 미끄러지면서 악몽을 밟았는데 착한 애가 사람을 짜증나게 해 혼자인 게 무서워서 난 아무한테나 잘해준 건데 종이 인형처럼 가지고 놀다 축축하게 젖으면 아무 데나 버려지고...... 지나가던 사람한테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덜덜 떨어대며 밤낮으로 전화를 걸어대는데 배고파서 이 사람 저 사람 걸쳐놓고 만나다가 바나나는 잔뜩 멍들어야 맛있는 거 알지 만남은 자주 범죄로 이어지고 바닥이랑 천장은 왜 이렇게 가깝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깨져서 반짝이는데 인정사정 안 봐주고 깨부수는 사람들은 똑같은 안경을 맞춰 썼는데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고통이 말해질 때도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들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겠지! 약 먹고 아파서 비틀비틀 쫓기다가
언니 내 머리는요?
평! 펑!
펑!
악몽은 빗자루가 되어 공중으로 붕 날아오른다
나는 왜 뒤통수를 아무한테나 맡길까...... 웃고 떠들고 몰려다니다보면 뒤통수는 왜 남아나질 않는 걸까 문은 계속해서 열려 있는데 누군가를 믿으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거울 속에서
우뚝 솟아오른 담벼락을 본다
무너지고 싶어 간신히 등을 비틀어대면, 언니는 중화제를 뿌린다 전염되면 소매 끝에 악몽을 대롱대롱 매달게 될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