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춥지않은 겨울

[두만강구름]

여기 북방의 겨울은 살갗으로 느끼기엔 정말 춥습니다.
요사이는 탱탱 여물어가는 추위가 정말 대한이 다가오는구나하고 느낄정도입니다.이틀전 하늘에서 내리던 새하얀 그리움같은 눈들이 자리를 잘 잡았나봅니다. 어디라 없이 백설천지인데 춥지않을것을 바란다면 아마도 유치한 생각이겠지요. 두만강에도 한줄기 새하얀 눈이 깔려 멀리멀리 은띠를 두른것 같습니다.
방학이지만 학교에 다녀올일이 있어 잠간 다녀오는길인데도 너무 춥더군요.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없고 다만 새하얀 눈만이 겨울해빛을 마중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것같았습니다.
그래서 살며시 미소를 지으면서 추위를 마다하고 잠간 운동장 마당에 서있어 보았습니다.
호.살며시 지나간 지난해의 사랑했던 수많은 아이들이 나를 향해 손짓하면 달려나와 내 품에 안기는것같았습니다.
<<선- 생 -님>>언제나 어리광을 부리면서 달려와 내 주위를 뱅뱅도는 시를 잘쓰는 홍월이며 어딘가 부끄럼을 타는듯 하면서도 눈을 내리깔때면 어른스러워보이는 향단이며가 눈앞에 잡히여왔습니다.
상념을 헤치며 내 마음의 눈발위에 연비며, 소연이며, 준서가 조용히 나타났습니다.
동해에서 교환공무원으로 여기 도문에 오신 아빠 따라 한가족 모두가 내 생활의 인연으로 만난것이였습니다. 제일큰 연비는 내가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6학년에 편입시키고 소연이는 2학년에 , 막내 준서는 유치원에 편입시키고 그날부터 나는 그애들과 끈끈한 정으로 이어지게 되였습니다.
여긴 어린이날이 6월1일입니다. 그날 전화로 애들을 찾았는데 유감스럽게도 감기에 걸린 준서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연비와 소연이를 데리고 두만강에 나갔습니다.연비만큼 큰 내가 아끼는 설경이도 데리고 나갔었는데 애들이여서 그런지 선생인 내가 질투를 느낄정도로 금방으로 친해지더군요. 두만강에는 어디라 없이 아이들이며 아이들을 따라나온 부모님들로 붐비였습니다. 그애들을 데리고 두만강에 뜬 떼목에 앉았습니다. 놀이감처럼 만들어진 이쁜 양산을 쓰고 애들과 함께 떼를 타고 두만강에 떠있는 기분은 넘 좋았습니다. 애들도 기뻐하는 표정이였구요. 맞아요. 그때 그 양산을 외국의 꼬마손님에게 드리는 선물로 애들한테 주었는데 한국으로 가지고 갔다고 하더군요. 떼목이랑 타고 하는사이에 점심시간 다되여서 설경이랑 함께 식당에가서 점심도 먹었구요.
그후 우연한 기회에 연비의 일기를 보게 되였는데 그날이 자기들한테 제일 즐거운 하루하고 썼더군요. 고마웠습니다. 그냥 하루를 놀아주었는데 그렇게도 즐거워 했으니깐 제마음도 즐거운거였지요.
연비랑 소연이는 일기도 정말 잘썼습니다. 그만큼 글도 삐여나게 잘쓰더군요. 동해시 민예총의 후원으로 우리학교 백일장을 했는데 심사원들이 뽑아낸글이 연비의 글이였어요. 최종심사에서 민예총분들 한국애한테 상을 안준다고 해서 억울하게 미끄러졌지만 그글 진짜 좋았습니다. 한국에 있을때 자원봉사를 한일 글로 썼더군요. 우리 여기에서는 아직 생소하게 들리는 말들이랍니다. 그래서 그 글 학교 방송에 방송했었습니다.
준서도 참 재미있는 애였어요.
온가족을 저의 집에 요청하여 물만두를 빚었는데 그자리에서 준서보고 제가 물었습니다.
<<준서야 ,아빠와 엄마 누가 더 곱지?>>
<<아빠가요?>>
제가 바라는 대답은 아마 <<다 함께 고와요>>라는 대답이였을겁니다. 그런 대답을 정답으로 점수주고 있었으니깐요.
그런데 그애의 대답은 정말 철리적이였어요.
<<아빤 커요?>>
다섯살난 애의 입에서 아빤 아마 산처럼 크게 보였을겁니다. 그만큼 공무원으로 계시는 준서의 아빠가 가정에서의 자리가 얼마나 돋보였을가요?
준서의 엄마도 참 가정적인 여성이였습니다. 지성적인데다가 말씨 어여쁘고 애들 교양 잘하고.
아무튼 연비네 가족과 함께했던 지난해가 좋았습니다.
10월 눈내리기전에 떠난 연비네 가족 모두가 그립습니다.
이제 날씨가 따뜻하면 연비랑 여기 놀러 올것이라고 생각하니 이 겨울은 정말 마음이 춥지않은 겨울인것같습니다.

[혜관 이상태]

진실을 바탕으로 해서 감동을 주는 글 잘 읽고 갑니다/감사합니다

[두만강구름]

고맙습니다.

[고영예]

제가 살고 있는 이곳(경기도)도 무척 추운 겨울이였습니다. 두만강이라 ..과히 그 추위가 짐작이 되는 군요. 두만강 구름님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두만강구름]

경기도면?한국에 네번 다녀왔었는데 (아이들과 함께)아직 고장들에 대한 개념 똑바로 익히지 못했네요.고맙습니다.도문에 오시면 따뜻하게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