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쯤 송내역에 도착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누나 얘기로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고 해서
그냥 별 생각없이 갔는데,
퇴근시간이라 그런지...
끝안보이게 서있던 인파를 보고 놀랐습니다.ㄷㄷ
일단 줄 끝으로 가서 자리잡고, 분향하기까지 40분~50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혼자 갔지만, 아무래도 뜻이 맞는 분들과 같이 있어서인지
앞에 계신 아주머니, 뒤에 계신 여자분과 이런 저런 말하면서
그닥 심심하지 않게 시간 보낼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근조 리본과 촛불도 받았구요.
분향할땐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이 국화꽃도 주십니다.
둘러보니 가족단위, 친구단위, 연인, 저처럼 솔플 등등 다양했구요
특히 젋은 분들, 중고생들, 부모님 따라온 아이들이 많아서
내심 다행이라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여전히 이번 일에 별 관심없이 사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렇게 걱정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힘을 얻었구요.
앞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도 이렇게 젊은 사람들 많이 오니 좋고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분향할땐 사람들이 많아서
자원봉사자 분들의 안내에 따라 10여명이 두줄로 한번에 분향하고 절 했습니다.
저는 국화꽃 놓으면서 미리 준비했던 담배 한개피에 유시민 의원님 처럼 불 붙여서 같이 놔두었구요.
담배 놓을 자리는 분향하는 자리에 따로 마련이 되어있더군요.
담배도 안피는 사람인데, 불 붙여서 이리 놔두니 뭔가 조금 어색도 했습니다.
아 근데 분향 마치고 방명록 쓰는걸 깜박했네요 ㅠㅠ
누나가 기다리고 있어서 분향하고 바로 나온지라 ㅠㅠ
영 뒤끝이 남네요 ㅠㅠ
여튼 집에 오면서
담배갑에 있는 나머지 19개의 담배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아 피우지도 않는 담배, 이거 어쩐다... 가족들도 피우시는 분 없고... 아는 분 드려야 되나 하다가...
그냥... 제가 한번 피워보렵니다.
5월 23일을... 머리에 한대 맞은듯 아프고 슬펐던 그 날을...
내가 잊고있었다고 생각될때마다 말이죠...
노대통령님 오늘 제가 드린 담배 받으셨는지요?
그곳에선 그 뜻 거침없이 펼치시길 바랍니다.
담배 생각나시거든, 제가 잊고있는것 같거든,
말씀하세요...
제 입으로 한대 피워드릴께요...ㅡㅜ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2년넘게 끈었던.. 담배를... 조용히 피웠습니다... 정말이지... 아련하더군요...
밤새 송내북광장 분향소 지킴이 하다가 이제야 들어와서 글을 보네요. 담배를 안피는 분들은 그냥 뜯지도 않은 온전한 한갑을 놓고 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