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朝三暮四 )는 들어봐도 '조사모사(朝四暮四)'는 아마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우선 조삼모사부터 뜻과 유래를 한번 보자.4자성어 그대로 뜻을 보면 아침조, 석삼, 저물모,넉사자로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라는 뜻으로 당장 눈 앞에 나타나는
차별만을 알고 그 결과가 같음을 모른다는 비유로 주로 간사한 꾀를 써서 남을 속일 때 이르는 말이다.
열자(列子)의 황제편(黃帝篇)에 나오는 유래를 보면, 송(宋)나라 때 저공(猪公)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원숭이를 사랑하여 이를 길러 여러 마리가 되었다. 그러기 때문에 저공(猪公)이 능히 원숭이의 뜻을 알고 원숭이도 또한 저공(猪公)의 마음을 알았다. 저공(猪公)이 집안 식구들의 먹을 것을 줄여서 원숭이의 배를 채워 주더니 마침 먹을 것이 떨어졌다. 앞으로 그 먹이를 줄이고자 하나 여러 원숭이가 앞으로 말을 잘 듣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여, 먼저 이를 속이어 말했다. 「너희들에게 먹이(도토리)를 주되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겠으니 좋으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러 원숭이가 다 일어나서 화를 냈다. 저공(猪公)이 다시 말하기를 「너희들에게 먹이를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으니 좋으냐?」 하니 여러 원숭이가 다 엎드려 절하고 기뻐했다고 한다.
해군에서 제대를 하고 송출선원으로 일본 산꼬기선의 이스턴 쉬핑사에 취업이 돼서 배를 탔다.
당시 산고기선은 배가 약 300척으로 세계 유수의 항구에 들어가면 화살의 과녁판 같은 굴뚝 마크가 한 두 척은 보일 정도로
큰 회사였다. 이스턴 쉬핑사는 그중에서 우리 한국 선원들이 타는 70여척 회사로 국내 대리점으로는 천경해운과 동지상선이 맡았다. 대리점에서 척당 얼마씩 받기로 돼 있으므로 월급을 산정할 때는 어느 수당을 떼어내어 다른 수당에 조금 붙이는 말하자면
조삼모사 전략으로 선원들을 속였다.
지난 주에 외손자를 잠시 돌보기 위해 서울에 올라갔다 왔다. 외손자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예전에 마산 이웃에 살던 정섭이를 만나러 갔다. 몇년전만 해도 당뇨가 심해서 얼글에 주름살이 많이 잡혀 있었고 식사도 가려서 먹는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보니 얼굴 피부에 윤기가 나고 식사도 아무것이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고 했다. 비결을 물었더니 하루에 일만5천보씩 걷는다고 했다. 꾸준히 걷다보니 그동안 달고 있었던 당뇨약과 고혈압, 고지혈증 약도 안 먹어도 된다고 의사가 말해서 다 끊었다고 한다.
나도 오후 늦게 아파트 주위를 산책하면서 하루에 6~7천보를 걸었다. 친구 이야기를 들어니 하루에 만보 이상을 걸어야 할 것 같아서 오늘 아침부터 아침에 4바퀴(6000보), 저녁에 4바퀴(6000보)를 돌기로 하였다. 아파트 단지 절반을 한바퀴 돌면 대략 1500보가 된다. 똑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는 것은 지겨운 일이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각오로 걸어야 겠다. 조삼모사가 아니라 조사모사( 朝四暮四)작전으로 바꾼 것이다. 결과는 한 두 달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