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모사작전 수행중에 농협ATM에 잠시 들러 에미가 재산세에 보태라고 준
50만원을 입금했다. 스마트폰 뱅킹도 잔고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놓으면
계약금액만큼 자동으로 대출이 가능하므로 마이너스 잔고로 쓸수는 있으나 이율이 훨씬 높다.
ATM기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오다가 보니 낯서른 간판 하나가 눈에 띄었다. 성모안과병원 1층 자리에
스타벅스가 들어선 것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내부 인테리어공사가 한창이더니만 오픈한지 얼마 안된 모양이다.
'라떼'에는 두 가지가 있다. 스타벅스와 같이 커피전문점이나 카페에서 파는 '카페 라떼'와 흔히 꼰대들이 말하는 '나는 말이야~'를
줄여서 하는 '라떼'가 그것이다. 본래 '라떼(Latte)'는 에스프레소에 따뜻한 우유를 1:2 또는 1:3 정도의 비율로 섞은 커피를 뜻하며
'카페 라떼(caffe latte)는 이탈리아어로 '우유 커피'를 뜻한다. 프랑스어나 스반어에서는 그대로 우유를 곁들인 커피라는 문어로
카페라떼를 옮겨 적는다. 이탈리아에서 카페라떼는 아침에만 먹는 음료라고 한다.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커피를 증류해서 컵에 우려낸 다음에 데운 우유를 첨가한다.
이탈리아 외의 나라에서 에스프레소에 따뜻한 우유를 1:2 또는 1:3의 비율로 섞은 것으로 우유가 5mm정도 맨 위에 층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카푸치노와 흡사하다.
다만 두 종류의 차이는 우유와 에스프레소, 거품의 차이이다. 또 다른 맛의 변종도 생겨났다.
다른 하나는 주로 꼰대들이 사용하는 '라떼'로 요즘 시대 '나 때는 말이야'하고 서두를 풀어 놓는다고 하면 젊은이들로부터 냉소적인 비웃음을 받게 마련이다.
그들은 화자를 이해하려거나 동정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말 속에 자신들을 비하하고 화자자신이 우월하거나 권위가 있음을 드러내는
계층의식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세대들은 종종 꼰대들을 가리켜 '라떼음료를 좋아하시는 분'이라고 돌려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어떤 넘들은 한 술 더 떠 'latte is Horse'라고 친절하게도 번역까지 한다.
나는 커피점이나 카페에 들어가면 주로 카푸치노를 주문한다. 커피 맛보다도 다른 친구들이 주로 선택하는 아메리카노와는 다른 것을 선택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입맛이 카푸치노에 물들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은 공부하기 위해서 커피점이나 카페에 들리는 친구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꼭 커피 맛을 즐기기 위해서 커피점이나 카페를 찾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남자들은 주로 군대 이야기나 골프가 주류를 이룬다. 그러다 보면 후자의 라떼 보따리가 터지기 마련이다.
며칠전 마산에서 마.부산 합동 단합대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와 부산팀은 황선생만 먼저 가고 나머지 여나무명이 생맥주집에서
2차로 한잔 더 하기로 하였다. 생맥주와 소주 그리고 안주를 주문했다. 헌순이가 나더러 소주는 못 마시냐고 물었다. 주당이면 청탁을 불문하랴? 못 마시는 게 아니라 안 마시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리고는 '라떼'를 펼치기 시작했다. 나도 왕년에 소주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사랑했다. 친구와 단 둘이서 부전동 어느 술집 안방에 들어 앉아 새벽까지 마시고 소주 빈병을 세어보니 32병이더라' 라고 했더니 헌순이가 눈이 휘둥거래졌다. 당시에는 소주도 알콜도수가 지금보다 높은 25도였다.
'라떼' 하나 더 붙이자면, 엊그제 인터넷 뉴스에 중국 푸젠성에 서는 40대남성이 자유를 찾아푸젠성 황치반도에서 10여Km를 헤엄쳐서 바다를 건너 중국대륙 가까이 있는 대만 령 마쭈열도 섬 가운데 하나인 베이간 다오에 도착해 관광객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나도 대학시절 수영에는 자신이 있었다. 해양훈련때 구 해양대학 자리인 영도 동삼동 중리 해안에서 송도 해수욕장까지 원영 레이스가 펼쳐졌다. 물 위에 4시간 이상 떠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지원할 수 있었다. 망망대해에서 바다에 빠졌을 때 가까운 육지로 헤엄쳐 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최소한 물 위에서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수온이다, 수온이 낮으면 저체온증으로 곧 사망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마침 레이스를 펼칠 때가 썰물때여서 해안가로 붙었지만 자꾸만 떠밀려 내려가는 듯하였다. 80여명이 참가했지만 뒤처지지 않고 완주한 사람은 나를 포함하여 13명뿐이었다. 송ㅅ시간은 3시간 13분이었다. 송도해수욕장으로 상륙하지 말고 왔던 코스로 되돌아가자고 해 보았지만 모두 지쳐서 한사람도 나의 제안에 동의하는 학생이 없어서 나도 포기하고 말았다. 당시에는 눈에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헤엄쳐 갈 수 있다는 배짱이 있었고 기회가 되면 대마도까지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