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폰에서 시도 때도 없이 '까톡''까톡' 소리가 난다.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가 바로 백수들의 놀이터가 아닌가.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의 소식망도 된다.
큰 딸네는 인천 송도에 살고 작은 딸네는 강남 살고 셋째는 부산 양정동에 살고
우리는 수비 3거리에 산다.
며칠전에는 부산에 사는 손자가 감기에 걸렸는지 몸에 열이 나고 입맛이 없는지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올렸는데
엊그제는 인천에 있는 외손녀가 열이 나고 힘이 없다고 하더니 강남 사는 외손자도 체온이 38.5도나 된다고 해서
어서 병원에 데려가 처방을 받아 약을 먹이라고 했다.
가족방이 있으니 아이 키우는데도 어른들의 경험을 나눠 줄 수 있어서 좋다.
또 가끔 지인들로부터 불쑥불쑥 날아오는 '좋은글'도 읽을만 하다.
장마가 지나가고 나니 연방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어젯밤에는 방문을 열고 잤는데도 땀이 났다. 에어콘이 있지만 견딜만 하면 안 켤려고 하고 있다.
큰 딸(82년생)이 외손녀(초등4학년)에게 하는 말이
"세상에 에어콘이 있어도 여름 내내 안 켜는 집이 있어.
그개 너네 외갓집이야.
그랬더니 애들이 거짓말이야"라고 카톡방에 올렸다.
딸애는 날씨가 더운데도 에어콘을 안 켜고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안스러워 못마땅해 하지만
예전에 전깃불도 없이 자란 우리는 전깃세가 겁나서 그러는 게 아니라 웬만하면 자연에 순응하면서 사는 것이고
또한 살아오면서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나 저나 열대야 하에서는 잠을 설치므로 에어콘을 켜야겠다.
첫댓글 마눌님이 낮에는 에어컨을 못 틀게하고 밤에만 켜라고 하는데 전기세도 아낄 겸 두 방에 따로따로 에어켠 켜고 자느니
한 방에서 같이 자자고 하니 미쳤소! 한다.
어제는 날도 더분데 광안리 상공에서 하늘이 찢어지는 소리가 나서 짜증이 만발이나 났는데 오늘은 가리늦가사 에어쇼한다고 알림문자를 보냈다.
항의 전화를 바리바리 받은 모양이다.
두 분이 아침마당에 한번 나가보시는게 어떻소?
사회자가 "댁에서는 배우자를 어떻게 부르냐?"고 물으면
"아이구 이 웬수!"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