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빈배와 분노에
대하여 !
어떤 철학자는 우리 시대를 잘 묘사하였다.
"헝그리(배고픔)의 시대에서 앵그리(화, 분노)의 시대가 되었다."
배고픔이나 그저 먹고 사는 문제는 상당부분 해결이 되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굶주림이나 영혼의 문제는 몇 배로 늘어났다.
1990년 대보다 2000년 대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수가
7~8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또한 증오범죄나 화냄으로 인한 범죄가 몇 배로 증가하였다.
분노(anger)에 대해서라면,
화를 잘 내는 사람과 화를 잘 참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장자의 "빈 배"라는 글이 화난 마음을 가라 앉혀줄 좋은 글이다.
다만 이 글을 제대로 교훈을 삼고,
마음 속에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 글은 워낙 유명해서 읽어 본 사람이 많겠지만,
이 글을 다시 읽음으로서 마음에 더욱 새기려고 한다.
화의 문제는 감정에서 비롯되지만
화를 절제하거나 참는 것은 의지적인 문제요.
이성의 힘을 발휘하는 데서 비롯된다.
장자는 강에서 홀로 나룻배를 타고 명상에 잠기곤 하였다.
그 날도 장자는 여느 때처럼 눈을 감고
배 위에 앉아 명상에 잠겨 있었다.
그 때 갑자기 어떤 배가 그의 배에 부딪쳐 왔다.
화가 치민 장자는 눈을 감고 생각을 했다.
"무례한 인간이군.
내가 눈을 감고 명상 중인데 어찌하여
내 배에 일부러 부딪친단 말인가?"
장자는 화난 표정으로 눈을 부릅뜨며 부딪쳐 온 배를 향해 소리를
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배는 비어 있었다.
아무도 타지 않은 빈배였다.그저 강물을 따라 떠내려 온 빈 배였던 것이다.
순간 장자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후에 장자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만일 그 배가 비어 있다면 누구도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세상의 강을 건너는 내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나와 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내게 상처 입히려 들지 않을 것이다.
내 배가 비어 있는 데도 사람들이 화를 낸다면
그들이 어리석은 것이다.
내 배가 비어 있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화내는 것을 즐길 수 있다.
텅 빈 공간이 되어라. 사람들이 지나가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