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56918.html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내며 정기용/건축가
“기자회견 하겠다” 간청하자 “참아라”
지붕 낮은 집을 원한 대통령
나는 두 가지를 마지막 가시는 길을 위해 밝혀야만 한다. 한 가지는 세상 사람들이 TV카메라에
비친 모습만 바라보는,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저에 관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라기보다는
귀향한 한 농촌인으로서 농부 노무현이 꿈꾸던 소박한 세계를 알리는 것이다.
.
.
.
그것은 내 탓이다. ‘산은 멀리 바라보고 가까운 산은 등져야한다’는 조상들의 말을 거역하고 집을 앉힌 내 탓이다.
봉화산 사자바위와 대통령이 그토록 사랑하던 부엉이 바위 가까이에 지붕 낮은 집을 설계한 내 탓이다.
소박하지만 그 곳에서 또 다른 많은 꿈을 갖고 계셨던 분.
누구처럼 연희아방궁, 상도아방궁을 차려 철옹성을 쌓고 떵떵거리며
살려는 게 아니라 그저 모두 함께 잘 살고 싶은 마음이었을 뿐인데...
그는 그 분이 두렵나 봅니다.
그 분이 농사를 지어도 두렵고
그 분이 책을 읽어도 두렵고
그 분이 그저 마을사람들과 함께해도 두렵나 봅니다.
이제 그가 평생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길 바랍니다.
첫댓글 후... 정말 할말이 없네요.. 시간을 돌리고 싶습니다.
상당히 유능하신 건축가이고, 또 인품도 좋으신 분입니다. 성대 교수하시다가 어디로 가셨는지 몰랐었는데, 사저설계를 하셨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