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APT)의 이름 ◈
아파트는 아파트먼트(apartment)의 약칭으로
이는 불어의 아파르트멍(appartment)에서 유래했지요
우리 나라의 전통 한옥이 사랑채와 안채로 구분되어 있듯이
17,18세기의 프랑스 대 저택들도 몇 개의 공간군으로 나뉘어져 있었어요
그래서 이를 아파르트멍(appartment)이라 했어요
아파트는 공동 주택 양식의 하나로 2층 이상의 건물을
층마다 여러 집으로 일정하게 구획하여 각각의 독립된 가구가
생활할수 있도록 만든 주거 형태의 건물이지요
두세개 이상의 아파트가 모이면 '아파트 단지(n차)'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를 ‘아파트’라고 부르지요
이 아파트는 원래 영어의 아|어파트먼트(apartment)가
일본어의 아파토(アパート)를 거쳐 한국어 '아파트'가 되었어요
즉 전형적인 일본어식 영어(Janglish)에 속하지요
이렇게 어원은 본디 하나이지만 실제 쓰임새는 언어권별로 조금씩 다르지요
한국어 '아파트'가 분양용 다층 공동 주택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데 반해
영어 아|어파트먼트(apartment)는 임대용 공동 주택을 뜻하며
일본어 아파토(アパート)는 서민형 연립 주택을 뜻하지요
한국어 '아파트'의 개념에 가까운 영어 용어를 살펴볼 때
임대용이 아닌 분양용이라는 점에서는 콘도미니엄에 해당하며
형태상으로 아(어)파트먼트 빌딩이라 할수 있어요
특히 고층 아파트의 경우에는 하이 라이즈(high-rise) 또는
아(어)파트먼트 타워라고 하지요
한편 한국어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マンション(mansion, 맨션)이며
일본어 아파토(アパート)는 다세대 주택의 의미로 쓰이고 있어요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건축법상 5층 이상의 공동주택을 가리키지요
대한민국 최초의 아파트는 1932년 서울 충정로에 세워진 5층짜리 건물이고
해방 이후 최초의 아파트는 1959년 중앙산업(주)이 지은 '종암아파트'이지요
그러니까 1957년 중앙산업에서 종암아파트 3개동을 건축했어요
종암아파트는 해방 이후 최초로 지어진 아파트이며
최초로 우리 손에 의해 지어진 아파트였지요
또한 최초로 수세식 화장실을 도입한 아파트이기도 하지요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낙성식에 참관할 정도로
당시 한국 건축계에서는 꽤 주목받는 건축물이었어요
이 건물에서 최초로 '아파트먼트 하우스'라는 명칭이 소개되었고
이후 “아파트”라는 말로 굳어지게 되었지요
대한민국처럼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거대 도시들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나라에서 아파트는 초창기부터 증가되어야 할 주거용 건축 양식으로 간주되어 왔어요
상업 및 업무용 고밀도 건축의 경우 그 시초가 세운상가와 낙원상가였다면
주거용 고밀도 건축의 시초는 1964년 서울특별시 마포구 도화동 ‘마포아파트’였지요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아파트는 주거용의 의미를 넘어 투기꾼들의 재테크의
일환으로 아파트가 이용되기 시작 했어요
그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어디 일까요?
지난해 거래 최고액을 경신한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PH129'이지요
이가 '더펜트하우스청담'인데 전용면적 273.96㎡로 145억원에
거래가 되었다고 하지요
2위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으로 전용면적 268.67㎡로
120억 원에 거래 되었어요
최고 거래가를 기록한 '더펜트하우스청담'은 올해 공시가격에서도
전용면적 407.71㎡ 기준 168억 9천만원으로 2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지요
2020년 현대건설이 준공한 이 아파트는 지하 6층에서 지상 20층 규모로
1개동에 29가구가 거주하고 있어요
아파트이지만 2개층을 쓰는 복층 구조라는 점이 색다르지요
한강을 내려다보는 곳에 위치해 있어 전망이 좋고
호텔급 입주자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하지요
주로 고소득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스타 강사, 기업 오너나
그 가족들이 소유 혹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들은 거래도 중개업소를 끼지 않고 직거래로 하는데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고소득 혹은 부유층 사람 간 거래라 하지요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선 서울 용산구도 높은 아파트 신고 가격을 기록 중이지요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면적 240.305㎡가 110억 원에 거래 되었어요
참고로 '한남더힐'은 대통령 관저가 있는 옛 외교부 장관 공관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어요
지난해에 100억 원 넘는 가격에 매매된 사례는
'더펜트하우스청담'과 '한남더힐' 2개 단지가 유일하지요
위에서 살펴본 아파트들은 웬만한 저택보다 비싼 가격으로
일반 아파트 시장 가격과는 거리가 멀지요
일반 아파트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나
고급 단지가 많은 강남권은 아직까지 큰 차이가 없다고 하지요
굳이 초고가 아파트가 아니더라도, 강남권이나 용산 지역 아파트는
어차피 들어가 살기 어려운 '그림의 떡'이란 점에서
서민들에게는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지요
이렇듯 투기 대상의 아파트는 이름도 천태만상(千態萬象)이지요
전국에서 이름이 가장 긴 아파트는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 1차’와
2차로 25자나 되지요
또 동탄의 ‘동탄시범타운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처럼
20자 넘는 곳도 여럿있어요
2019년 전국 아파트 단지명의 글자수를 조사했더니 평균 9.84자였지요
1990년대엔 평균 4.2자였어요
아파트 브랜드 ‘고급화’와 맞물려 이름이 길어지는 추세라 하지요
이름이 길면 부르기도 어렵고 쓰기도 어렵지요
더욱이 이나라 저나라 말들을 마구 가져와 혼합하다보니 해석하기도 쉽지 않아요
이탈리아어 루체(luce·빛)와 독일어 하임(heim·집)을 합친 ‘루체하임’,
영어 그레이스(grace·우아함)와 라틴어 움(um·공간)을 결합한 ‘그라시움’,
불어 오트(haute·고급)에 테르(terre·땅)를 합친 ‘오티에르’ 등 온통 외국어 투성이지요
아파트 이름을 이렇게 짓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하지요
오죽하면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게 일부러 어렵게 지었다’는
우스개 소리가 생겨났어요
‘시어머니 못 오게 했더니 시누이 앞세워 오더라’ 같은 속편도 나왔지요
한국식 아파트 작명법엔 ‘세련된 이름 짓자’는
취지 이상의 욕망이 투영돼 있어요
한마디로 ‘돈’이지요
한강변에 짓는 아파트엔 ‘리버’를 꼭 넣어야 하지요
단순히 강 옆이어서가 아니라 “그래야 값이 오른다”며 투기꾼들이
요구해서 그렇게 지었다 하는데
공원 근처이면 파크뷰, 숲이 있으면 포레,
학군이 좋거나 학원이 많으면 에듀,
주변에 4차로 이상 대로가 있으면 센트럴,
고가 인테리어를 썼으면 더퍼스트·베스트·노블 등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서울시가 난해하고 외국어 위주인 아파트 이름을
알기 쉽고 간단하게 짓도록 아파트 작명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재건축·재개발을 추진 중인 시내 아파트 600여 곳에 권고할 방침이라 하지요
취지는 좋지만 돈 앞에서 이런 지침이 먹힐까 싶어요
1970년대 아파트 이름을 힐탑·타워·렉스 등 영어로 짓는 게 유행하자
정부가 “우리말로 지으라”고 권고한 적이 있지요
장미·미주·은하·수정·개나리 등이 그때 생겨났어요
당시에도 아파트명을 강제할 법규는 없었지만
권위주의 정부 시절이라 가능했지요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제품을 해외에 내다 팔때 한국산임을 숨겼어요
그래야 유리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세계속 한국의 위상이 높아 지다보니
일부 제품은 포장지에 한글을 넣어 한국산임을 알려야
오히려 더 잘 팔린다고 하지요
이렇듯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어요
한국의 아파트 건축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요
최고 수준답게 우리말 아파트 이름도 되찾아야 하지요
하루빨리 아파트가 돈 버는 투기 대상이 아니라
사람이 편히 살아가는 공간이란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지요
그러면 구태어 어려운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아름답고 쉬운 우리말 아파트 이름이 생겨 나겠지요
“별빛이 아름다운 아파트”
“건강하게 젊어지는 아파트” 같은 ......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一松)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첫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