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14 동시간/ 포구입구
마을로 들어서는윤영. 순찰을 도는 순경과 마주치자 히프를 가볍게 친다. 수줍어하며 황급히 다라나는 순경의 앳된 얼굴. 그 모습에 "풋"하고 웃는 윤영. 파출소를 바라보며 길가의 자판기에서 커피를 봅아들고 파출소에 이르러 안에 있는 소장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문 앞에 잔을 놓는다. 소장이 밖으로 나와 잔을 집어들고는 바라본다. 멀어지는 윤영의 뒷모습. 돌아보며 손을 들어 활짝 웃는 윤영. 털털한 모습. 공판장에서 어슬렁거리며 기웃거리는 윤영. 어두워진 하늘에는 가는 빗방울이 듣는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인상을 찡그린다. 바다와 마주한 공판장의긑에서 쪼그리고 앉아 바다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본다. 일어나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늙은 할멈의 곁에 조그려 앉는다.
윤영; 안녕하세요?
할멈; . . ., 언제 갈거야?
윤영; . . . ?
할멈; 떠나 . . . , 여기서 이룰 꿈이라곤 하나도 없어. 몸을 팔더라도 큰 도시로 나가. 죽는 날까지 꿈이 있어야 사람이 사는게야.
윤영; 할머니는 . . . >?
할멈; 생각은 수 십년 전에 이 곳을 떠났지 . . . ,
윤영; 에 . . . ?
할멈; 껍데기만 여기있어. 좀벌레처럼 시간만 갉아먹는 곳이지.
윤영; 지금이라도 . . . ,
할멈; 돌아올 수 있는곳을 지키는게지.
윤영; (한숨을 쉰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네요.
할멈; 여기 살려고 오는 사람 없어. 떠나는 사람들 잠시 머무는 곳이지. 멀리 떠나는 사람들 잠시 머무는 곳 . . . ,
윤영; 죽을 때까지 살거예요. 다 떠나도 . . . ,
할멈; 그렇게들 말은 하지.
윤영; 고기들이 죄다 형편없네요.
할멈; 장마가 오려나 . . . , 파도가 높으면 고기들이 큰 바다로 나가버려.
윤영; 그런걸 어떻게 알아요?
할멈; 나이들면 다 알게돼. 세상의 이치란 매양 똑 같은거야.
윤영; 너무 많이 알면 피곤하지 알아요?
할멈; 어쩌겠어 . .. ,살아가는게 그런건데 . . . ,
윤영; 이놈들 보니 내 자신 같아요. 바다에서도 매일 도망만 다니고 살았을 불싼한 놈들 . . . , 큰 놈들 등살에 살아가려 발버둥치다 결국 . . . ,
할멈; 무슨 말이야?
윤영; 조금 전까지 바다에서 부모형제, 친구들과 잘 놀던 넘들이 저렇게 잡혀와서 죽어버렸으니 불쌍하잖아요. 죽은 저것들이야 아무 것도 모르지만 새기를 잃은 부모나 친구들의 가슴은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 . . ,
할멈; 생선들이 사람이여? 저 놈들은 태어나면서 인간들에게 잡혀먹힐 운명을 타고난 놈들이여. 그러니까 그러려니하고 맛있게 먹어주는게 제일이여.
윤영; 그렇죠? 제놈들 운명인데 내가 아무리그래봤자 소용이 없을거예요. 나만 바보짓하는거지.
할멈; 니 걱정이나 해. 꼭 지 불쌍한것들이 남 걱정한다니까 . . . ,
윤영; 끼리기리라잖아요. 찌개거리 좀 주세요.
할멈; 꼬라지들 봐, 제대로 먹을 만한 놈이있는지 . . . ,
윤영; 지들이 못 잡았는데 좋은 안주 바랄까요?
할멈; 못난 놈들이 더 남 탓을 하는 법이야.
윤영; . . . ,
할멈; 장사는?
윤영; 그저그래요. 보자 - . . . , 안주할만 한 놈이 . . . ,
할멈; 대충 주워가!
윤영, 할멈을 가만히 들여다 보고는 방긋 웃는다. 고개를 까딱거리며 인사를한다. 주위의 비닐봉지를 주워 바닥에 널려있는 고기들을 대충 담고 일어선다. 깡총거리며 뛰어나간다. 카메라 주막으로 들어가면 손으로 우산을 만들어 비를 가리며 뛰어오는 윤영을 잡는다. 문 앞에서 고개를 흔들어 몸에 물기를 털고는 주막으로 들어선다.
s# 15 1시간 후/ 바다
이미 바다에는 어둠이 깔려있고 배들은 보이지 않고 불빛만 별빛처럼 반짝인다. 간혹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만이 어두워진 바다로 어렴풋이 느껴진다.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고있는성삼의 모습이 멀리서 그림자처럼 비춰진다. 긴 포즈. 드리워진 낚시대는 건성으로, 그저 바다만 보고있다. 곁에 있던 기동이 담배에 불을 붙이려하나 부는 바람에 여의치 않다. 몇 번 시도를하다 라이타를 흔들어 보기도 한다. 성삼에 다가가자 지포라이타로 불을 붙여준다. 라이타 불에 기동의 맑은 얼굴이 발갛게 드러난다.그 뒤로 불빛을 내던지며 평화롭게 펼처진 마을의 정경. 가로등 밑으로 가는 빗발이 보인다. 몇몇의 가게와 집에서 비치는 불이 적막한 포구의 정경을 음울하게 그린다.
s# 16 동시간/ 수진의 집
야트막한 산 중턱에 쓰러질듯 서있는 수진의 집. 재래식 항옥으로 방을 사이에 두고 조그만 대청이 있다. 그 옆으로 헛간처럼 붙어있는 주방. 허름하지만 따사로운 불이 내비친다. 부엌에서 연기가 오르고 밥을 짓는 할멈. 마당으로 나와 큰 그릇에 물을 받고는 허리를 힘들게 펴서 하늘을 보는 할멈. 얕은 탄식을 뱃으며 등뒤를 주먹으로 두드린다.
s# 17 동시간/ 공판장 길
거리를 배회하는 수진의 모습. 아까와 다름없이 교복에 가방을 든 채. 시계를보고는 노래방이란 네온이빛나는 간판 밑으로 들어간다. 심드렁이 앉아있던 주인이 진이를 반긴다. 카운터 안으로 가방을 집어던지고는 옷걸이의 옷을 걷어 이방저방을 기웃거리며 한 바퀴 돌고는 카운터 옆 방으로 들어간다. 상의를 갈아입고 교복을 대충 던져버리고는 벌렁 눕는다. 주인, 카운터를 살며시 빠져나와 지숙이 들어있는방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안을 들여다본다. 머리를 문 쪽으로 둔 탓으로 가슴부터 하체가 보인다. 창에 비친 주인의 모습을 보고는 의도적으로 무릎을 세우자 하얀 허벅지가 드러난다. 크게 눈을 뜨고 침을 삼키는 주인. 얼굴을 가리고 배시시 웃는 수진.
s# 18 동시간/ 주막
깔끔하게 정리가 된 주막. 실내포장마차를 연상할 수 있는 안주거리들이 유리 진열대레 가지런히 부여진다. 배에서 내린 젊은 친구들이 술을 마시며 잡담을 나누고있다. 연한 가스불 위에는 찌게거리가 끓는지 김이 올라온다. 뚜껑을 열어 주걱으로 저어주고는 간을 보는 현정. 무엇이 부족한지 고개를 갸우뚱. 소금과 고추가루, 파, 마늘등 양념을 다듬어 찌개에 듬뿍 넣는다. 가끔 무표정하게 청년들의 테이블로 시선을 돌려 부족함이 없는지 흘끔거린다.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윤영. 주막 분위기와는 어울리지않는 화려한 원피스.
윤영; (나오며) 오늘도 글렀어 . . . , 제대로 잡은 배가 하나도 없어.
현정; . . . .,
윤영; (청년들에게) 쪼그만 자식들이 시도 때도없이 퍼먹어? 오늘 바다에 안 나갔지? 커서 뭐가 되려고들 그래?
청년; 이 기집애가 . . . , 까불지 말고 이리와 술이나 따뤄!
윤영; 어쭈. . . . ,
청년2; 이런 날에 나가봐야 뻔하지.되려 고기밥이 되는 수가 있어. 아차하는 순간에 골로 가는데 어는 미친 놈이 . . . , 돈 몇푼에 목숨걸릴있어?
윤영; 어른들은 다 나갔잖아.
청년; 노땅들? 집에 있어봐야 심심하니 그저 하닐없이 배 띄우는게지.돈독 오른 마누라, 애 새끼들 눈치 보느니 차라리 배짱 편하다 싶으니 . . . , 꼭 고기 잡으러 가냐? 좇도 모르는게 . . . ,
윤영; 뭐 . . . ?
청년; 배 띄운다고 꼭 고기를 잡는다는게 아냐!
청년1; 기름 갑이 얼마나 올랐는데 . . . ,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쓸데없는 짓 안하는게 좋아.
윤영; 자식 새기들 눈치보느라 목숨건다고? 삼강오륜이 사가닥질을 하는구만. 참 세상이 뒤집혀도 어떻게 . . . , 어른이 자식들 눈치보는 세상이라니 . . . ,
청년; 젊었을 대제대로 벌었으면!
윤영; 20년 후 니네들 모습이야, 새꺄!
청년; 애가 왜 이래 . . . , 못 먹을 걸 먹었나. . . , 지랄을 떨어?
청년2; 술 맛 떨어지게 . . .,
윤영; 꼴에 남자라고 . . . , 오죽 못 났으면 내가 그러겠어?
청년; 너 오늘 왜 그래?
윤영; 부랄찬 놈들이 양아치 하나 당하지 못해 눈치나 슬슬보는 병신들이 . . . ,
청년; 아, 씨발 말 많네. 그 인간을 몰라서 그런 헛소릴 하지. 당해봐, 그딴 소리가 나오나. 인간도 아니라는거 몰라?
윤영; 세놈씩이나 몰려 다니면서도? 내가 남자라면 그딴 놈은 그냥 확 - ! (청년1의 모자를 뺏어 머리를 툭툭치며)야, 쪼다!
청년1; 이게 정말 . . . ,
윤영; 그래, 그런 성질을 부릴 때 제대로 부리란 말야, 상대 있을 때!
청년1; 씨발 놈의거 . . . , 군대도 가지 싫은데 확 그어버려? 사고치고 빵에 갔다오면 면제잖아. 한 일년 푹 쉬고오면 . . . ,
윤영; 그래, 셋이서. 하나는 잡고, 물고 몽둥이로 대가리를 깨버리든지. 진짜 칼로 확 그어서 다시는 인간 노릇 못하게 만들든지.왜 거 조폭들 하는 것처럼 아킬레스간 뭔가 끊어서 . . . ,
현정; 윤영아 너 무슨 . . . ,
청년2; 이 기집애 사람 잡겠다 . . . ,
청년; 야, 너 할 수 있겠어?
윤영; (고민하는 청년1을 보고 조롱하듯) 니가 그렇지. 그럴 깡이라도 있으면 내가 한번 그냥 준다.
청년1; 진짜?
윤영; 꼴에 여자는 밝혀요 . . . ,
청년1; 좋았어 . . . , 그 까짓거, 떡 본김에 제사지낸다고 . . . , 야 내가 . . . , 모여, 호박 집합! (머리를 맏댄다)
윤영; 자신있어?
청년; 저놈 군대 가는거 죽기보다 싫어해. 빵에가면 면제거든, 민우형처럼.
윤영;그래, 할 수 있어.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두려울게 없는거야. 나한테 한 번 걸려야 . . . ,
청년1; 아가리 닫고 조용히 해. 야,야 . . . , 씁새가 들어서면 내가 먼저 어깨를 탁 . . . ,
갑자기 들어서는 민우의 모습에 얼굴을 마주보며 곤욕스런 표정을 짓는 청년들. 모자를깊이 눌러 쓴 민우의 등장. 포즈, 긴장. 윤영이 사인을 주자 혼란스런 표정들. 청년1, 호흡을 가다듬는다. 윤영, 현정, 청년들 스톱모션. 긴장감 속에 사태를 추이한다. 현정, 민우와 청년들 사이로 나와 서로의 시선을 차단한다.청년1, 벌떡 일어나 인사를 하고는 민우의 눈치를 살핀다. 그들의 테이블에 놓인 소주병을 들고는 나발을 부는 민우. 안주를 손으로 집어 으적 씹고는 자리를 잡는다.
민우; 술!
윤영; 안주는 . . . ?
민우; 제일안 팔리는 거. 야, 너희들 자리 좀 피해줄래?
청년1; (안도의 숨을 쉬고는 재빨리, 나가자는 사인) 네 . . . ,
윤영; 에라이, 썩을 인간들아! 뒈져라, 뒈져!
청년들 서둘러 마시고는 민우에 깊숙히인사를 하고는 나간다.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민우, 담배를 피워문다.허공에 길게 내 뿜는다. 윤영, 술과 안주를 대충 잼반에 단아 거칠게 테이블에 놓는다. 힐끔 윤영을 보고는 글라스에 소주를 따라 한번에 들이킨다. 덤덤한 푶정으로 바라보는 현정. 안주를 만들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래는 표정.
민우; 한병 더!
윤영; 폼 하나는 죽이는데 . . . ,
현정; 취한것 같은데 천천히 마셔 . . . , 빈 속이지?
민우; 씨발, 세상 참 더럽다 . . . , 이런 말도 뒈지라고 바다로 내모려니 . . . , 개자식들 . . . ,
현정; 민우씨 배 모는 솜씨가 최고라며? 고기잡는데도 . . . ,
민우; . .. ,
현정; 그런 솜씨를 왜 썩혀?
민우; 내 배가 없으니까 . . . , 죽 쒀서 개줄일있어?
윤영; 선주가 개야?
민우; 제법 말귀를 알아듣네 . . . ,
현정; 오늘 안 나갔어?
침묵,테이프가 다 돌아갔는지 음악이 끊어졌다. 테이프를 꺼내 뒤집는 윤영. 블루스타에 냄비를 올리고는 테이블에 놓아주고 다시주방으로 들어간다. 행주를 들고 나와 청년들의 테이블을 정리한다. 민우의 모습을 보다가 선반의 잔을 꺼내든다.
현정; (테이블로 다가가며) 한 잔 줄래?
민우;(병을 들어 가득 부어준다)...,
윤영; 언니!
현정; 맛있어?
잔의 술을 입에 털어넣는 현정. 고개를 흔들며 상을 찡그린다.
윤영; 언니, 오늘 장사 안 할거야?
현정; 황이라며?
민우; (빈정거림) 많이 늘었다. 사람 망가지는거 시감 문제라더니..., 내가 사람을 잘 못 봤나?
현정; (빈잔을 내밀자 민우, 다시 채운다) 왜 나는 술도 못 마시는 줄 알았어?
민우 ; 얌전한 여자는 화장실도 안가는 줄 알았지.
현정; 시간과 환경에 따라 사람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어. (ㅁㅏ신다)
윤영; 아직 배들 다 안들어왔어. (포즈) 나도 모르겠다!
민우; 너도 이리와. 먹어, 마시자고, 좋잖아!
긴 포즈. 셋이 술 마시는 분위기가 어색하다.
민우; (현정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현정씨...!
윤영; 야, 너 그 손! 상당히 불량스러워 보이는데.
민우; (윤영을 쏘아보다) 나..., 현정씨 좋아해! (안는다)]
현정; (깜짝 놀라며 빠져나오려 몸을 비튼다) 왜 이래, 무슨 지;ㅅ이야!
민우; 죽으면 썩어질 몸! (가슴께로 손이 올라간다)
윤영; (일어나 민우의 팔에 매달리다시피 힘을 쓰며 악을 쓴다) 손 안빼? 이 썅 놈의 새끼가 어디서...,
민우, 벌떡 일어나 윤영을 밀치고 현정을 끌어안는다. 그 바람에 윤영은 바닥에 나뒹굴고 테이블 위의 병들이 떨어져 박살이 난다.고개를 숙이고 몸을 사리는 현정. 민우, 웃음벼 더욱 광폭하게 현정을 번쩍 들어올린다. 윤영의 눈에 독기가 서린다.
민우; 내가 좋아한다는거 알지? 미치겠단말야!
현정; 말로 해..., 이거 놓고 말로..., 민우씨...,
윤영; (벌떡 일어서서) 놔, 놓으란말이야!
현정; 민우씨 놓고 애기해!
민우; (현정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 넣으며) 씨발..., 사랑하는데...,
윤영; 이런 씹새끼가! (테이블에 남은 술병을 깨 민우를 겨눈다)
현정; 윤영아!
민우; 이런 썅년이..., (서서히 현정의 몸을 풀어준다)
현정; 왜들 이래...!
윤영; (민우에 다가가며) 꺼져, 양아치 새끼야! 화 그냥..., 벼르고 있었는데 잘 걸렸어. 너만 사고치고 사는 줄 알아? 울고 싶을 때 때려준다더니...,
목만 덩그러니 남은 술병을 꼬나들고 민우를 노려본다. 손에서 피가 흐른다. 가소롭다는듯이 바라보는 민우. 성질이 나는지 옆의 테이블을 걷어차 박살을 낸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난장이 된다. 윤영, 깜짝놀라서 움찔하다 정신을 가다듬고는 병을 다시 꼬나 잡으며 민우를 노려본다. 달려들면 찌를 태세로. 현정이 울상이 되어 둘의 사이에 서서 사이를 벌려 놓는다. 긴 포즈. 자기의 술상마저 엎어버리고 바지를 툭툭 턴다. 긴장을 풀고 허허웃으며 싸움이라도 한듯 손바닥을 털고 주머니를 뒤져 만원권 몇장을 홀에 뿌리고 나간다. 민우가 나가자 현정, 가슴을 진정시키려 눈을감고 심호흡을 한다. 문득, 윤영의 손을 보고 흐르는 피에 경악을 한다. 황급히 주방으로 들어가 휴지로 피가 흐르는 손목을 감싼다.
윤영; 좇도 아닌게 까불고있어...,
현정; 사고나면 어쩔려고 그래?
윤영; 어차피 막가는인생..., 한딱가리하고 쉬다오지 뭐. 그러는 언니는 그런 새끼가 마음대로 주물러도 가만있어? 그 놈 속으로 좋아하고 있는거 아냐?
현정; 애가 무ㅡ슨 ..., 무섭지않아?
윤영; 그럼 뭐야? 반항도 안하고..., 왜 맨날 당하고만 살려그래? 차라리 확 죽어버리든지!
현정; 기집애 미쳤어! 빨리 병원에나 가!
윤영; 이 정도로 병원? 배부른 소리하고 있내. 우리 엄만 20만원이 없어서 죽었어. 진찰만했어도..., 맹장은 수술도 아니라는데..., 개새끼들..., 찔끔거리지 말고 받아버려. 없이 사는 것도 서러운데, 그러니까 씨발놈들이 함부로 하잖아!
현정; 알았어, 미안해..., 진짜 병원에...,
서로 마주보고 웃는 얼굴에 눈물이 가득하다. 윤영을 꼭 안아주는 현정. 희미하게 웃는 눈에 눈물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