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3차 별유풍경(別有風景) 踏査
굽이도는 금강, 그곳이 차마 잊힐 리야, 옥천·영동
2016년 4월 26일(화)
답사예정지 : 정지용 생가-육영수여사 생가-구진벼루-난계사-가학루와 황간향교-영국사
모이는 장소: 잠실역 8번 출구 교통회관 앞
출발시간: 4월 26일(화) 오전 8시 00분까지
참가신청: 평생교육원(담당자: 오유정 010-7238-6003)
참가회비: 5만원
회비입금: 국민은행 836301-04-116732
옥천·영동은 충청북도 남쪽 끝의 두 군이고 대전은 광역시로 서로 다른 행정구역에 속한다. 그러나 바로 옆에 붙어 있으므로 실생활에서는 한 생활권으로 묶인다. 겨우 18㎞밖에 떨어지지 않은 옥천과 대전 사이에는 수시로 직행버스가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시내버스도 다니지만 옥천에서 충청북도 소재지인 청주로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더라도 50㎞를 가야 한다. 국토종합개발에서도 제천·충주·단양은 태백권에, 영동·옥천은 대전권에 속한다.
대전과 옥천·영동 사이에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이 지역들은 교통의 요지이다. 대전은 경부선 철도와 고속도로, 호남선 철도와 고속도로가 갈라지는 우리나라 최대의 교통요지이며 옥천·영동으로도 경부선 철도와 고속도로, 국도가 나란히 지나간다. 경상북도 김천으로 넘어가는 추풍령이 영동군 동쪽에 있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의 길이의 딱 중간지점에 놓인 추풍령은 높이 221m로 소백산맥을 넘는 고개 중 가장 낮고 교통량이 가장 많다. 태백산에서 속리산에 이르기까지 1,000m 넘는 봉우리들을 내미는 소백산맥의 산세는 속리산을 지나면서 얼마간 누그러졌다가 추풍령을 지난 후 다시 높아져서 덕유산을 내고 마지막으로 최고봉인 지리산을 낸다.
그런데 ‘교통의 요지’란 다른 말로 하면 ‘지나쳐 가는 곳’이다. 수많은 사람이 이곳을 그저 바삐 스쳐간다. 한편 옥천·영동은 전국적 교통에서는 요지이지만 그 안에서 이동할 때는 뜻밖에 교통이 불편한 곳이다. 곳곳에 산 주름이 깊고 새새에 금강과 그 지류들이 끼여 들어서, 두메산골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걸음쯤 쉬고 있는 듯한 마을과 풍경이 가끔 눈에 띈다. 솟대와 장승, 탑 등 아득한 때로부터 전해져온 신앙의 유적을 간직한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티마을도 그런 예 가운데 하나다.
또 옥천·영동 지역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싸움터였다. 소백산맥 서쪽 기슭을 따라 속리산 북쪽의 남한강권이 대개 신라와 고구려의 각축장이었던 데 비해 속리산 남쪽 금강권은 백제와 신라 접경지대였다. 그 시대의 유적으로 대전의 계족산성, 옥천의 구진벼루가 있다. 영동군 양산면 일대도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로 신라 화랑 김흠운이 이곳에서 백제군의 기습을 받아 전사하자 사람들이 양산가를 지어 그의 넋을 위로했다고 한다.
충청남도 금산에서 흘러와 영동, 옥천을 차례로 지나고 대전으로 빠져나가는 금강 줄기는 산자락을 비집고 굽이 돌며 이 지역 곳곳에 절경을 빚어놓는다. 그중 가장 이름 높은 것이 영동군 양산면 일대에 펼쳐지는 양산팔경이다. 양산팔경의 첫 번째인 영국사는 고려 문종 때 원각국사가 처음 지은 절로, 홍건적의 난이 일어났을 때 공민왕이 이 절에 들러 나라의 평안을 기원했다고 전해진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은 옥천사람이다. 옥천읍 죽향리 하계마을에는 그가 태어난 집이 복원되어 있고 시 구절에 나온 ‘실개천’도 모습이 변한 대로 흐르고 있다. 삼국시대에 옥천땅은 신라와 백제가 번갈아 주인이 되던 격전지였다. 군서면 월전리 서화천 가에 솟은 구진벼루는 관산성 싸움에서 백제 성왕이 신라군의 매복에 걸려 죽음을 당한 곳이라 전해온다. 옥천읍 삼청리 용암사에는 정성 어린 기도를 다 들어준다는 고려시대 마애불이 있다.
감의 고장으로 유명한 영동군은 충청북도 남쪽 끝에 있다. 경상북도 상주시와 김천시, 전라북도 무주군, 충청남도 금산군과 경계를 맞대고 있어 각지로 통하는 길이 잘 닦인 고장이며 상촌면 물한리의 삼도봉은 충청북도와 전라북도, 경상북도가 만나는 봉우리로 해마다 10월에 세 도의 주민이 여기에 모여 산신제를 올린다.
용산면 신항리의 삼존불상과 추풍령 아래 황간의 가학루와 향교, 영동읍 당곡리의 십이장신당, 양산면 누교리의 영국사 들이 영동에서 찾아볼 만한 곳이다. 십이장신당은 관운장을 중심으로 중국 삼국시대의 열두 장군을 모시는 신당으로 임진왜란 이후 각지에 세워졌던 관왕묘가 마을신앙의 대상으로 변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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