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세비야 마리아 루이사 공원
이사벨 여왕의 동생인 마리아 루이사를 위해 지은 공원이다. 스페인 광장의 바로 앞에 있어 오롯한 첨탑이 담장의 무성한 식물줄기 사이로 보인다. 상당히 넓고 울창한 나무들이 가득차 있어 걷는 걸음이 상큼했다. 산책하는 세비야 시민들과 인어 여인상과 세여자 조각상도 보았는데 그 세여인은 사랑의 표정을 머금고 있어 애절했다. 희망, 기다림, 절망을 상징한 조각상인데 그 표정이 잘 드러나 있다.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을 잘 조각한 작품 앞에서 흘러간 날과, 오늘과, 미래를 보며 상념에 젖었다. 한참을 다시 걷다보니 대서양을 항해하던 범선조각상도 높이 솟구쳐 있다.
스페인은 오렌지 세계 4위, 포도 4위 올리브 1위 생산국이다. 공원 곳곳에 오렌지 나무가 있는데 처음에는 신기하여 한 나무 곁에 멈춰 노랗게 매달린오렌지를 바라보았으나, 차츰 더 풍성하게 열린 오렌지 나무를 만났고, 수확하는 사람들이 털어 떨어뜨린 오렌지를 몇개씩 얻어 가지고 왔다. 그 오렌지는 너무 시어서 이 나라에서는 먹지 않는 종류라 하는데, 나는 상큼한 오렌지를 맛있게 잘 먹었다. 많은 시간을 산책하며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 자연 풍경까지 음미한 행복한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