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 동안 우리 팀과 함께 한 터키인 가이드는 네쉐라는 아가씨였다.
터키 국립대학의 한국어과 2회 졸업생이었는데
우리말을 잘 하는 편으로 한국인끼리 하는 말도 거의 알아듣고 우리와 대화도 곧잘 했다.
네쉐는 터키어 외에도 그리스어, 영어, 한국어 그리고 한 가지 언어를 더 할 수 있다고 했다.
(엄마가 러시아 사람인가 그래서 엄마가 쓰는 러시아어를 할 수 있다고 했던 것 같다.)
(가이드 네쉐와 여행 내내 버스를 운전한 운전수 아저씨)
네쉐는 스스로 한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 여행객 가이드를 한다는데
네쉐의 친구들 중 러시아나 독일, 프랑스 사람 대상 여행 가이드를 하는 친구들은
네쉐가 불쌍하다며 빨리 다른 나라 여행 가이드로 바꾸라고 한단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인들 여행 일정이 워낙 빡빡하기 때문이란다.
다른 나라 여행객들은 출발 시각도 늦고, 저녁에 호텔 도착 시각도 이른 편인데
한국 여행 프로그램은 차 타고 이동하는 거리도 많고
그래서 이른 아침에 출발하고 저녁 늦개 호텔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감히 다른 나라 여행객들은 꿈도 못 꾸는 힘든 일정이란다.
힘들지만 네쉐는 한국이 좋기 때문에 계속 한국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를 할 거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뭐가 좋으냐고 물었더니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그 결과 한국은 지금 잘 사는 나라이다.
한국 사람들은 뭐든지 빨리빨리 한다.
빨리빨리의 부작용도 있지만 터키 사람들은 너무 천천히 하고 게으른 사람도 많아서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터키보다 1인당 국민 소득으로 보자면 2배 수준이지만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행복하게 사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는데
네쉐는 그래도 한국이 부럽고 좋단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여행 도중 네쉐의 대학 후배(한국어과 4회 졸업생)를 만났는데
그 청년의 한국말 실력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면제품을 파는 큰 가게에서 이불을 팔고 있었는데
한국 홈쇼핑에 나가도 성공할 만큼 정확한 발음과 유창한 표현력으로 관심을 끌었다.
아직 한국에 가본 적 없고 열심히 돈 벌어 나중에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그 청년을 보면서
외국어 공부 노하우를 물어보고 싶었다.
와, 우리 아이들도 미국 안 가 봐도 저 정도 영어 할 수 있을텐데........
한국에 와 본 적 없는 터키 총각이 이렇게 유창한 한국말을 하다니...
청년이 하는 설명을 한참 넋을 놓고 듣다가 마지막에 잠깐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