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동요를 커서 다시 불러보면 예전과는 다르게 들리는 가사들이 제법 있습니다. 유명한 곡으로는 섬집아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엄마가 섬 그늘에~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하고 이어지는 가사를 들으면, 이제는 ‘아기가 혼자 집에서 괜찮을까’, ‘엄마는 일하러 가셔서도 아기 생각에 일이 손에 안 잡히겠다’하는 생각이 이어집니다.
그런 노래 중 또 다른 예시가 ‘개구리 가족’입니다. 아래 1절 가사 전문을 붙여보겠습니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밤새도록 하여도 듣는 이 없네
듣는 사람 없어도 날이 밝도록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개굴개굴 개구리 목청도 좋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즐겁게 노래하는 부분까지는 좋았는데 날이 밝도록 노래를 하는 개구리 중에 며느리 개구리가 끼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친정은 가봤는지, 밤새도록 부른 노래가 순수한 기쁨에서 나온 건지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회사에 다닐 때, 명절을 쇠고 출근하면 여자 선배들과 명절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사람 마음을 서운하게 하거나 화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곤 했습니다. 이동과 상 차리기로 몸은 고단하더라도 모두에게 즐거운 명절이 되려면 서로 서로 조심하는 자세가 있어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식구들이 올 때 가족이라는 마음도 물론 있지만, 대하는 것은 손님맞이 하듯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참 그 말이 명절 가족 관계의 유일한 해결책 같습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노래 부를 수 있는 자리, 가사에는 나오지 않는 이모, 삼촌, 이모부, 숙모들도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잔소리 대신 고맙고, 반가운 마음을 나누는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첫댓글 가족끼리도 손님 맞이하듯 하는 예의가 필요함에 동의합니다^^
잔소리대신 고맙고 반가운 마음을 나누는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