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컬 2공장에서 17일 염소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가스 이송관이 낡아 부식된 곳에서 염소가스가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연결배관 사전점검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人災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2공장에서는 2015년에도 폭발사고가 발생, 6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로 한화케미컬과 인근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송모(50)씨 등 13명이 염소가스를 흡입, 호흡곤란 증세 등을 일으켜 울산대학교병원과 중앙병원에 각각 이송돼 치료중이다. 부상자들은 호흡 곤란, 메스꺼움, 어지러움 증세를 보이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소 가스는 흡입하거나 접촉하면 각막과 호흡기관 등에 영향을 미쳐 폐부종이나 호흡곤란 증세 등을 유발한다.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사고가 염소를 탱크로리에서 건물 내 저장탱크로 주입하는 과정에서 연결배관에 균열이 발생해 가스가 누출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이 이날 누출된 작업현장 염소가스 농도를 측정한 결과, 오전 10시30분 1 p㏘으로 나타나 노출기준(0.5 p㏘ )을 상회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고부가 염소화 PVC(CPVC) 공정 내 이송배관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된 것을 확인, 오전 10시45분께 차단 조치를 완료 후 공장은 정상화 됐다. 한편 이날 사고는 누출된 염소가스가 강풍을 타고 인근 공장지대로 확산되면서 부상자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케미컬 제2공장에 직원 이모 (42)씨를 비롯해 8명이 자신들 차량 편으로 병원으로 이동, 치료를 받은 반면 인근 다른 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모(40)씨, 장모(41)씨 등 5명은 갑자기 밀어닥친 가스를 흡입하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에서는 지난 2015년 7월에도 폐수처리장 인근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들은 당시 폐수조의 용량을 늘리기 위해 신규 파이프 증설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용접 작업 중 튄 불꽃이 폐수조 내부에 가득 찬 잔류가스에 닿으면서 폐수조가 폭발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하청업체 측이 작업 전 폐수조 지붕 주변의 가스 누출 여부만 확인했을 뿐 폭발 가능성이 매우 큰 수조 내부의 잔류가스 점검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원청업체가 폐수 저장조에 가스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지 않는 등 안전점검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작업 허가를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당시 법원은 원청업체에 벌금 1천500만원을, 과장, 대리급 직원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는데 그쳤다.
한편 이날 한화케미컬 제2공장 염소가스 누출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인재(人災) 사고라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 환경운동연합 김형근 사무처장은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파이프 라인이 낡은 게 주요 요인"이라며 "장기적 계획아래 신설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사실을 버젓이 알면서도 개선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허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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