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거의 60년 동안 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했습니다. 좁혀 말하면 30년전부터는 세계의 실질적 지배자는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의 1년 예산가운데 군사비만해도 거의 천조원에 달합니다. 한국 예산이 650조원이고 일본 1년 예산이 90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규모 아닙니까. 미국을 천조국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군사비가 그래도 거대 예산을 운용한다는 나라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미국은 엄청난 군사비를 바탕으로 세계를 경제적 무력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세계 경찰국가라고도 불리지요. 지구촌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그냥 출동합니다. 112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지구촌 거의 모든 곳에 미군이 존재하고 실질적으로 미군이 그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닙니까.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은 러시아를 견제했습니다. 중동에서도 미군들은 이스라엘 외의 다른 중동국가들의 준동을 막았습니다. 지금도 유럽에, 한국에, 일본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던가요. 권력은 10년 넘기기가 힘들고 꽃도 10일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법이지요. 달도 차면 기우는 것 아닙니까. 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 대단했다는 로마제국도, 태양이 지지않는 나라 영국도 결국 스스로 역사의 뒷편으로 물러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미국은 지금 지는 태양의 모습입니다. 미국 내부를 봐도 그런 징후를 여러 군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종갈등이 봉합되기는 커녕 점차 강도를 더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마약에 심취돼 정신을 잃고 있습니다. 아직 엄청난 파워를 보이고 있지만 그 강도가 점차 힘을 잃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특정 제국이 힘이 빠질 때 세계 역사상에서는 틀림없이 특정 나라가 부상합니다. 정말 예외가 없습니다. 지금 중국이 바로 그런 존재이지요. 하긴 중국은 미국이 잠에서 깨워주고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중국을 몰라도 정말 몰랐던 미국은 자신들의 영원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으로 희망했던 중국이 엄청난 호랑이로 성장하자 화들짝 놀랍니다. 사자역할을 하면서 적당히 늑대정도로 키워 데리고 다닐 생각을 했던 미국은 중국이 호랑이로 급성장하자 강한 긴장감속에 빠집니다. 게다가 야심으로 따지면 중국 역사상 그 유래가 없을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나자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미국은 이제 그 호랑이를 죽이려고 결심합니다. 헤어질 결심이 아니라 죽여버릴 결심 말입니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때부터 징조가 심상치않았습니다. 시진핑이 대놓고 오바마를 홀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트럼프에 와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미국에게 딴지를 겁니다. 트럼프가 가만히 있을 인물이 아니지 않습니까. 럭비공 트럼프는 참는 법이 없습니다. 머리에서 생각이 들기 우섭게 주먹이 움직이는 인물 아닙니까.
게다가 중국은 시진핑들어 세계 패권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특히 남중국해에게 엄청난 공을 들입니다. 주변 베트남과 필리핀 나라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남중국해의 작은 암초들에도 중국의 힘을 쏟아넣습니다. 자신의 영토가 아니 곳에다 콘크리트에 철근을 날라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어버리고 있습니다. 강도도 이런 강도가 따로 없습니다. 남중국해 주변의 베트남과 필리핀 등지와 중국의 갈등은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갑니다. 태평양권인 남중국해를 중국이 장악해 버리면 그것은 태평양을 같이 사용하는 미국에게는 재앙중의 재앙입니다. 미국은 중국에 앞서 태평양의 실질적인 주인역할을 그동안 해왔습니다. 자신들이 주인이라 생각했는데 중국이 숟가락 놓는 수준이 아니라 주인행세를 하니 미국도 참을 수가 없습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미중갈등은 해가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들어서는 더욱 노골화됩니다. 바이든은 아예 중국을 왕따시킬 전략을 구사합니다. 태평양 인근의 한국 일본 호주 등과 합세해 중국을 왕따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한국에게 보복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중국이 항상 해온 것처럼 무역부분에서 보복을 진행중입니다. 일본에도 마찬가집니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자 즉각 일본산 해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호주 등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중 갈등은 결국 대만으로 쏠립니다. 대만이 반도체의 핵심적 국가로 성장하자 중국뿐 아니라 미국도 엄청나게 군침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반도체를 장악해야 세계 패권을 획득한다고 판단한 미중은 대만을 두고 이제 한치도 물러날 가능성이 없습니다. 미국이 대만을 예뻐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대만 반도체를 중국에 빼앗기기 싫다는 것 그리고 대만의 반도체를 미국이 선점하겠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며칠전 대만에서 실시한 총통 선거에서 친미 대만 독립주의자인 민진당 후보가 당선되자 중국은 날선 비판과 함께 이제 전쟁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급부상하자 미국은 세계속 미군의 주둔 지역을 변경하기 시작합니다.미국은 태평양을 중국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합니다. 세계에 흩어져 있던 미군들을 정리해 중국의 도발에 정면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프간 미군을 철수시킵니다. 태평양에서 중국에 맞서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미국은 판단합니다. 중동지역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석유의 가치가 예전과 달리 많이 떨어진 것도, 미국에서 양질의 석유가 펑펑 나오는 것도 중요 이유일 것입니다. 그 중동 석유를 장악하기 위해 중동에서 전쟁도 참 많이 한 미국 아닙니까. 하지만 이제 태평양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아니 태평양을 잃으면 미국의 존재 가치도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미국은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미군이 철수하자 그 지역을 넘보던 이웃나라들에게 기회가 옵니다. 러시아가 아프간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러시아의 팽창정책의 일환입니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힘이 빠졌을 때 행동에 옮기는 것입니다. 중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빠진 중동에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점차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지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와의 전쟁도 미중 패권 경쟁속 또 다른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는 의견도 많습니다. 예전 미국이 중동을 장악하고 있었을 때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중동상황이 갈수록 복잡하게 전개되는 것에는 미국의 힘이 약화된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이지요. 미국이 이스라엘 편을 들고 있지만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에서는 어떻게해서든 확전을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순순히 말을 듣지 않습니다.
예멘의 후티 반군도 미국에 대들고 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초토화시키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입장에서 국제 교역의 주요 항로인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계속 공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무역로를 위협하고 있는 데대한 직접적 대응조치라면서 후티반군이 활동하는 10여 곳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습니다. 이에 영국을 비롯한 호주 캐나다 등지도 이 공격에 지원을 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이번 공습에 참여하지도 지지 성명도 발표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힘이 빠지기는 상당히 빠진 모양새입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벌써 2년이 되고 있습니다. 당초 미국은 속전속결로 전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냥 구멍난 항아리에 물 붓기입니다. 군사적 힘이 없는 우크라이나는 미국을 비롯한 나토의 지원에 싸움을 끌어오고 있지만 시간만 보내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미국 백악관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 추가 지원이 포함된 예산안처리를 의회에 요청했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일단 좌절되고 말았습니다. 나토국들도 이제 지쳐버렸습니다. 엄청나게 혹독한 겨울추위속에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에 무작정 반대만을 할 수가 없는 상황 아닙니까. 이래저래 미국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만 바라보던 우크라 젤렌스키는 안타깝게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자국의 힘이 아닌 타국의 힘을 이용해 자국을 지키려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리석은 일인지 이제 정말 실감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 패권지도는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치솟던 힘이 어느 순간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타이어 바퀴도 처음 팽팽했다가 조그만 구멍이라도 생기면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그러다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냥 주저앉지 않습니까. 지금 미국이 그런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물론 미국은 한국의 대단한 우방입니다. 한때 카스라 테프트 조약으로 일본이 조선을 삼킬 때 명분을 제공했던 것이 미국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편하게 조선을 강제로 합병했습니다. 그 댓가로 미국은 필리핀을 식민지화했습니다.그후 1945년 쌩뚱맞은 애치슨 라인 발표로 한국전쟁의 빌미를 일부 제공한 것도 미국입니다. 그렇지만 공산화되기 직전 인천상륙작전으로 북진을 하도록 계기를 만든 것도 미국입니다. 전쟁후 한국이 패망에서 성장하는 과정에 도움을 많이 준 것도 미국입니다. 미국은 한국에게 병주고 약주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래도 미국이 강성하게 존재했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이 정말 세계 패권국가가 된다면 한국은 참으로 처신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독불장군처럼 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웃나라들 그리고 동맹국들을 자신의 부하로 판단하지 말고 그야말로 동반자로 생각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래야 미국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힘 떨어지고 끈 떨어지면 그래도 이웃나라 동맹국들이 많이 그리울테니까 말입니다.
2024년 1월 1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