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자신의 신체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사람마다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저에게 묻는다면 선뜻 대답을 못할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할 때면 다리와 무릎이 가장 중요한 것 같고 술마실 때는 간이 가장 중요한 것 같으며 공부할 때는 뇌가 가장 중요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이(齒牙)가 가장 중요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복(五福)은 원래 유교에서 나온 말인데, 그것은 수(壽) 부(富) 강령(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말합니다만 요즈음 일반적으로 서민들이 말하는 오복에서는 첫번째가 치아(齒牙)가 좋은 것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나서부터 아니 음식을 먹을 때마다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아라는 생각이 더 강해지더라구요. 일전에 지인과 지인의 친구분 등 몇이서 술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 백세시대를 살아가려면 씹는 능력이 좋아야 한다면서 치아를 봐주겠다고 입을 벌려보라고해서 웃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잘 먹는게 중요하니 치아가 오복중의 하나 라는 사실에 동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치아가 좋은 편에 속하지는 않으니 오복을 완전히 누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금요일날 드디어 이를 뽑았습니다. 사랑니와 어금니 등 2개를 뽑은 것 입니다. 평상시 병원에 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고 주사는 어린애들보다 더 무서워 하는지라 아예 병원에 가지않으려고 나름 노력을 많이하고 있지만 치아가 흔들리고 씹을 수 없으니 발치를 하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가 흔들리기만 했지 치통도 없고 충치도 없었으니 뽑지않고 어떻게 치료해서 사용하려고 몇군데 치과병원을 다녀 보았지만 가는 곳마다 잇몸이 더 나빠지기전에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한다기에 모질게 각오하고 발치에 응했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 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우리는 여발통치(如拔痛齒)라고 하는데 이는 '앓던이가 빠진 것과 같다'라는 뜻입니다. 아닌게아니라 이를 뽑는 순간과 뽑고나서 잇몸을 꿰매는 순간에는 정말 고통과 불안의 연속이었지만 뽑고나니 정말 시원합니다. 기왕에 뽑을 것이면 진작에 뽑아버릴 걸 하는 아쉬움과 나이 들어서도 고치지 못하는 제 잘못된 습관을 탓해보며 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앞으로는 치아 관리에 좀더 신경을 많이 쓰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제 나름의 오복을 정해보았습니다. 오복이라기보다는 '오자' 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오자의 내용은 '잘 먹자, 잘 싸자, 잘 자자, 운동 열심히 하자, 즐겁게 살자' 입니다. 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지 신이나 남이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오자를 잘 실천한다면 제겐 복이 저절로 굴러들어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또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습니다. 12월도 중순에 접어들고 대설(大雪)을 지나면서는 본격적인 겨울의 날씨를 보여주려는 듯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원히 오지않을 이번주에도 카페회원님들 모두 내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