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안스리움(Anthurium) -무한한 슬픔-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다시 조심스레 방문을 연다.
많이 지쳐있는 자신의 모습에...부모님은 가슴이 아플것이기에....
스탠드 불을 켜고 태지는 침대에 걸터앉는다.
그리고 한참을 컴퓨터만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흔든다.
'안돼. 오늘은 울지 말자. 우리 애들 보면 또 울꺼야. 그러지 말자...'
홀로 있는 시간은 지나치게 외롭고...또한 슬프지만.....
오늘은 왠지....왠지....잠을 잘수 있을거 같은 기분이다.
자리에 누우려는 태지의 손에 무언가가.......
돌아보니..형이 건네준 선물상자이다.
그는 작게 미소를 만들어 보이며 선물 꾸러미의 리본을 풀른다.
섬세하게 이어지는 손놀림.....
"쿡..."
-별이예요..소원을 빌어보세요..
제가 당신께 드리는 3333개의 별이랍니다.
소원은 무엇인가요? 나랑...같은가요?
나랑 같다면...분명히 이루어질꺼예요...-
만드느라 많은 날을 고생했을...팬아이의...선물...
'소원..이루어질수 있을까..
그래..나도 너랑 같아..
영원히....함께이고 싶어...
정말....이루어질수 있는 걸까..'
-어디선가 들었는데요..좋아하는 이에겐....
곰인형을 선물하는 거래요...그리고 목에 달린 그거는요...
제 이름표예요. 제가 학교 다니면서 3년동안이나 달고 있던 거예요.
제 3년이랑....그 이전의 시간과....또 앞으로의 시간...
당신것이예요..당신한테 날 드릴께요...
우리와.....영원히 함께 해주세요...-
"........."
-당신이 없는 긴긴 시간동안...당신을 생각하며...
당신을 그리워하며 써 내려간...제 편지예요.
먼 훗날이라도...아주 아주 먼 훗날이라도....
이 편지들....읽어주실래요?-
"......................"
살짝...비껴나듯 기대어버린 태지의 고개....
그의 입술을 타고서 실바람같은 한숨이 뿜어져 나온다..
망설이는 그...잠시뒤 한통의 편지를 집어든다...
to 태지
이 세상에서 당신과 나의 인연이 이걸로 끝이라 해도.....
당신께 섭섭히 여기지 않겠습니다..
단 한번도 당신을 내 두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그저 당신의 긴 여운에 만족하며.....
내 목숨 다하는 날까지 그대 그리워만 하며 살겠습니다.
다만 내가 못내 서운해 가슴 저미는건.......
내 사랑을...나의 간절한 이 사랑을.....
이번 생에서 다 드릴수 없기에...
그게 서운할 따름입니다..
한 평생은 이렇듯 찰나같이 짧기만 한데...
당신께 내가 드릴 사랑은 너무 커서..
이 일생이라는 시간이 촉박하게만 느껴집니다...
....다음 생에서 또 다음 생에서도.......
나 당신을 위한 그 무엇이 되어
당신께 내 사랑 모두 드리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아....
다음 생에도 또 다음 생에도.....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의 동반자 자리를 모두 차지해 버린다해도....
그렇다 해도 결코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다만 그대 사는 세상에 내가 꼭 태어나서....
조금이나마......미미한 존재로나마....
당신께 도움을 주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한줄기 바람이 내게 주어진 전부라면..
망설임없이 바람으로 태어나...
당신을 만나는 그 한순간을 위해...
당신의 이마에 흐르는 한줄기 땀방울을 닦아드리는...
그 한순간 행복을 위해....
이 넓디 넓은 세상을 유랑하겠습니다..
그 바램마저 허용되지 않는다면.....
전 이 영원의 슬픔속에 묻혀.....
흔적없이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꼭 당신 사는 세상에 태어나...
당신 위한 일생을 살 것입니다...
그렇게.....그대만을 위한 제가 되겠습니다...
그의 눈가을 타고서...
그의 콧등를 타고서....
흘러내려 침대 시트를 적시고 있는 눈물...
그래..그랬던 것이었나...
언제나 날 일으켜 세우는건 그대들이었나..
그래..주어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면....
이번 생이 우리에게 아픈 이별을 고하노라 한다면...
다음 생을 기약하면 될것을...
못다한 이 사랑 다음 생에 그대들에게 주어도 될것을......
나 역시 다음 생에....
....오로지 그대들을 위한 내가 되면 될것을....
그래....그리하면 될것을.....
언제나 이렇게...절망의 끝에 선 날......
일으켜 세우는건...그대들이었나....
왠지 오늘은.....정말 오랜만에....긴....잠을.....
평온한 잠을 잘 것 같은 기분이다..
[21화] 안스리움(Anthurium) -무한한 슬픔-
달칵-
"조금만 더..자게 해요."
"네..스케줄도 없는걸요...그보다 저런 모습...오랜만이예요.."
"................"
조그맣게 열려진 창문 사이로 한줄기 바람이 새어들어와 커텐에 나부낀다..
사르르...부드럽게 날개짓하던 커텐의 움직임이 순간 커졌다..
가을 아침의 서늘한 냉기가 방안으로 흘러들어온다...
"으음...."
잠시 뒤척이던 태지가...눈을 떴다..
시계바늘이 9시를 가르킨다.
꿈도 없이...오랜만에 단잠을 이룬 그였다.
좀더 누워있을까 생각하던 태지는 그냥 자리를 떨치고 일어난다.
살짝이 방문을 열고 나오니...이거야 원......태지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버님과 어머님 그이고 현석, 주노까지 자신을....정확히는 자신이 잠들어 있는 방이었겠
지...그곳을 뚫어져라 바라 보고 있는 것이었다.
뒤늦게 고개를 돌려버린 그들이지만...어찌 그들의 그 마음을 모를까....
"....다들 머야...쿡쿡...."
화를 낼 법도 한데...평소 같았으면 민감하게 반응할 법도 한데....
오늘 태지는 기분이 좋아보인다.
"나 답지 않게 늦잠을 자버렸어. 금방 준비하고 나올테니 기다려...
근데...주노형까지 왠일이야?"
욕실로 향하며 태지는 말들을 뱉어낸다..
그냥 걱정되어서...잠을 설치고..그렇게 부운 눈으로....
그냥...그냥...니가 니가 무사한지 확인하러 왔노라고....
그냥 예전처럼 날 바라보는 그 눈망울 그대로인지....
보고 싶어 왔노라면...그리 말하면.....
너는...너는...또 고개를 숙여버릴꺼니....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인다.."
주노는 바게트를 한입 메어물며....그의 표정을 살핀다..
"응..좋아."
별다른 동요 없이 대답한 태지는.....
냉큼 주노의 손에 들린 빵조각을 뺏어 냉큼 입안으로 집어넣는다.
"메롱-"
".............."
한순간....한순가 정말 그가...예전의 그로 느껴졌다..
너무도 오랜만에 보는 태지의...그 짓굿은 아이같은 미소에....
순간 아련한 눈물을 뿜어내버린 주노...
자신도 모르게 흐느껴 울어버리는 주노....
그런 주노의 울음을 물끄러미 바라보는...우리 태지....
고개를 돌려버리는 현석과는 다르게 태지는 외면하지 않는다.
"형....울지 말라고 안할께..
형이 날 아끼는 만큼 지금 힘들꺼라는거 아니까...
다 아니까....
형이 슬퍼할수 있는 지금을 말리지는 않을께..
근데......형은 그거 알아?
나....난 정말 괜찮아..정말이야...
내가 형들을 만나고...
우리 아이들을 만나고...
그렇게 함께할수 있었고....
이 기억만으로도 난 행복해.
다시 태어나도 누가 또 물어와도.....
난.....태지 할꺼야.
서태지 할래....
다시 태어나도 난 꼭 형들이랑....
우리 애들이랑 같이 살꺼야..
그러니까 우리...이게 끝은 아니라구.....
정말이야 형....아파하지마...."
한줄기 눈물도 없이 그저 담담하게 그저 조금 아쉽다는 듯이...
그렇게 말을 이어가는 태지.....
"우리 다~전부다...
형들이랑 우리 애들이랑..
우리 다 다음 세상에도 같이 태어나자. 응?
그러면 되잖아.
꼭 그러면 되잖아..
난 꼭 그럴껀데....
난 형들이 싫대도 꼭 그럴껀데....."
가만히 가만히 주노의 등을 토닥여주는 태지의 손길이 부드럽다..
그렇게 우리 태지....모든걸 받아들인 걸까.....
"벌써 도착했네. 나 먼저 내릴께."
옷 소매로 두 눈을 스윽 비비더니 태지는 곧장 차에서 내려 연습실로 걸어 가버렸다.
차라리 울며울며...아니라고....
아니라고 악을 쓰며...울어대던...그 겨울....
시리던 너의 모습이...차라리 나은 것을....
그렇게 매달리며 지치지도 않고 소리지르던 그 겨울....
그 서럽던 눈물이 차라리 나은 것을....
살고 싶다고....
정말 살아 내면 안되는 거냐고....
이런것밖에 해주지 않는 하늘따위 무너져 버리라고....
그렇게 그렇게 주저앉던 니가...차라리 나은 것을....
이제 체념한 거니...
이제.....너 아픔에 겨워...
흐르는 눈물방울을 못 이겨 이제....받아들인거니...
너 이제...그렇게 가버릴거니............
난 지금의 니가...더....낯설어 견딜수가 없다...
"거참 맹랑한 아가씨지..인터뷰라니...."
"그러게 말이야. 이제 겨우 뺏지를 단 신참이겠지.
내노라 하는 기자도 태지랑 인터뷰하기 하늘의 별따기건만..."
"푸훗-모르니까 그렇게 당돌한거야. 모르니깐..."
"흠~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보네요. 무슨 일이죠?"
태지가 걸어들어오며...사람들을 바라본다.
"어? 태지 왔구나. 일은 머...어떤 여기자가 자꾸 인터뷰 요청을 하길래....거절은 하는데 어찌
나 집요한지....~"
".............."
안녕하세요? 카태입니다...
이런 너무나도 죄송하게 이제서야 소설을 올립니다..
깊이 사죄드리구요....
한번만 용서를.....ㅡㅜ
제가 소설을 올리지 않은 사이에 중요한 날들이 지나갔지요?
우리 주노님의 생일이였구요...
설날도 지나가버렸습니다...^ ^
우리 주노님...생일 잘 보내셨으리라 믿구요...
여러분들....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지난번 감상 남겨주신 많은 분들 감사하구요....
송구스럽게도 부족함이 많은 제 소설 잊지 않고 독촉 올려주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 이름들은 적지 않을께요...^ ^;;
모두 모두....
하루 하루....즐거운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카페 게시글
태지소설&
이너.....비...리스너비... 20~21화
카리스마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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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2.1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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