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1학년도에 합격한 19학번 약대생입니다.
약대 입시를 군대에서 준비하게 되어서 아마 남들과는 조금 다르겠지만,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합격수기 작성합니다.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저는 먼저 2년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부족한 시간을 메꿔야 된다는 조급한 마음에 심화과정부터 수강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상 노베이스였던 제가 심화과정을 듣는 것은 시간낭비였습니다. 일과가 끝나고 하루에 3~4시간씩 공부하는게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분위기가 공부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기본이 되는 진도를 꾸준히 나가자는 목표로 공부에 임했습니다. 휴가와 외박을 모두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려고 썼고, 휴가 나와서 공부 이외의 시간에는 자거나 맛있는걸 먹으면서 휴식에 집중해 시간낭비를 최소한으로 했습니다. 4월에 전역 후에 약 4개월간 공부에 매진하여 합격했습니다. 군대에서 공부하는게 절대 쉽지 않지만 합격에 대한 강한 의지로 버틴다면 오히려 시간이 남아 돌아서 공부를 설렁설렁 하는 것보다 제한된 시간에 더 집중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군대에서 의지가 약해질때면 사회에 있는 사람들은 하루에 12시간씩 공부할텐데 나는 4시간씩 하면서 설렁설렁하려고 한다고 생각하며 채찍질했습니다. 여담으로 군대에서 약대준비하면 사람들이 신기하다면서 벌써 약사 된거 처럼 대해주기 때문에 자존감 회복에 좋습니다. 생물 공부하면서 배운 다양한 질병 얘기들 해주면서 약사빙의하면 복습도 되고 기분 전환도 됩니다. PEET공부만 하는 사람보다 일과중에 사람들과 대화할 시간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최대한 활용하면 좋습니다.
생물
비전공의 공학대학교를 배워서 생물은 정말 아는게 없었습니다. 그만큼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갔고 암기 이전에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든 과목이 이해를 바탕으로 공부해야 하는게 맞지만 생물은 무턱대고 암기만 하면 끝이 없습니다. 물론 이해를 해도 다른 과목에 비해 암기량이 월등히 많지만 저는 암기량을 줄이기 위해 원리가 바탕되는 것은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세포생물학은 소기관이나 다양한 과정들이 엮여있기 때문에 하나의 커다란 마인드맵으로 생각하려 했습니다. 하나의 세포 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소기관이 연립되어 일어나는 과정들을 엮고, 계속 더 나아가 다른 기관의 세포와 연결되는 고리들을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예를 들면 그냥 해당과정을 달달 외우는게 아니라 왜 해당과정이 세포질에서 일어나고, 어떤 세포는 왜 해당과정과 당 신생합성이 어떻게 분리되어 있으며, 이 과정이 인체생리학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호르몬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 지를 계속해서 상기했습니다. 시험 직전에 생물 책을 정독하였는데, 정독하면서 해당과정과 같은 중요한 암기 부분에는 빈 종이에 해당과정부터 지방산 베타산화, 당 신생합성, 발효, 코리회로 등등이 어디서 왜 어떻게 일어나는지 적고 이에 영향을 끼치는 호르몬은 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지까지 계속 연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큰 틀을 잡고나면 시험문제나 면접에서도 추론으로 해결해야되는 부분에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기화학
유기화학은 생물보다도 더 아는게 없었습니다. 애초에 이런 과목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도 몰랐고, 툭하면 메커니즘을 암기해야 된다는 말이 저에겐 와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해에 바탕이 되는 기본 지식조차 없었기 때문에 메커니즘을 최대한 많이 암기했습니다. 암기 이후에 원리를 파악하고 예외를 어떤식으로 설명하는지를 중점적으로 공부했습니다. PEET의 유기화학은 꽤 많은 문제를 암기로 풀 수 있고, 그 이후에 원리를 알아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유기화학은 생물만큼의 암기내용이 없기 때문에 시험전에 단권화를 하며 복습하고 예외들을 자세한 설명과 함께 써놨습니다. 그리고 유기화학은 맞는 강사를 고르는게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어느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강사마다 강조하는 내용과 설명 방식이 상이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강사를 찾는게 중요합니다.
일반화학
일반화학은 제가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문제풀이 단계에서 가장 많이 고생했습니다. 이론이 적은 만큼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애초에 25문제를 다 풀 실력이 없다고 판단해서 20문제만 풀고 푼 20문제를 다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빠른 문제풀이를 위해선 많은 문제를 푸는것도 중요하지만 강사들이 알려주는 요령이나 공식을 뜯어보면서 왜 이런 요령이 통하는지 증명하는 것도 꽤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반화학에 필요한 몇 안되는 암기사항과 공식들을 따로 단권화해서 마지막에 바짝 외웠습니다.
물리
물리는 그나마 저에게 친숙한 과목이었습니다. 물론 이리저리 꼬아서 낸 문제들을 푸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반화학보다 유형이 더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반화학처럼 엄청 긴 지문의 문제도 별로 안나오고 어떤 공식을 써서 풀어야하는지 보다 뚜렷했기 때문에 문제풀이에 매진했습니다. 최대한 많고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연습했습니다. 물리는 딱히 단권화를 안했던것 같습니다.
이걸 보시는 분들이라면 PEET 준비생이실 텐데, 환경이 좋지 않거나 중간에 좌절하시더라도 꼭 열심히 노력하셔서 원하시는 바 성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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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신꽁꽁 네 정성대로 합격했습니다! 핏점수가 240후반대라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