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주 수행, 37년 업장을 소멸하다.(1)
- 대비주 수행, 감사합니다..._()_
지난 1월 15일과 3월 26일, 두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오른 쪽 발목과 발등수술의 내용은 오랫동안 뒤틀려 있던 발목을 바로잡고 발 안쪽으로 탈골된 뼈를 정상적으로 맞추기 어려워 절개해 내고, 잘게 부서진 발등 관절들을 봉합하는데 그 과정에서 골반뼈를 발목뼈에 이식하는 적잖이 복잡한 수술이었다.
정확히 37년 2개월만의 재수술이다.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내내 가슴이 벅찼다.
그냥 수술이 아니라 단언코 대비주 수행을 통해 업장소멸이 가져온 결과였으므로 그랬을 것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수술이었지만 가벼운 감기치료 정도로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과정 과정이 있었고 그런만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실 내가 두 번의 수술이 모두 축제를 즐기는 기분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상사람 다 몰라도 스님과 도반님들께서는 아실것이다.
생각할 수록 '대비주 수행'에 감사하다.
수술이라는 결과물도, 그리고 가지 가지 내 마음의 변화도, 그에 따른 인연들의 조화도 하나같이 기적의 연속이다.
이 모든것을 가능하게 한 대비주 수행에 연신 합장을 올렸다.
그러나 '대비주 수행'이라고 해서 다같은 대비주 수행일까?
다른 어느 곳에서 다른 누구와 했을 때, 이와 같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겠는가?
하는 물음에는 단연코 NO!이다.
우리 덕양선원에 인연이 되어 스님께 공부할 수 있었기에,
도반님들과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기적이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이 감사함... 부처님, 감사합니다..._()_
- 약왕천국에서
1차 수술에 이어 2차 수술도 잘 되었다.
사실 잘 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기술적인 문제를 의사선생님 외에 어떻게 알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저 100% 최고로 잘 된것으로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약왕부처님께서 하신 일이므로...
약왕천국...
병원을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가 없었다.
시초는 작년 여름이었다.
평소 허리가 좋지않아 하는 수 없이 시술을 받으러 갔는데 몇차례 받고보니 오히려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알아서 무서운 그것...
기다리면서 대비주를 독송하는 가운데 '자비심 보내기'가 생각나고, 천천히 담당의사님을 떠올리며 자비심 보내기를 했다.
그러자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대하고 공경하라'는 스님의 가르침이 떠오르면서 의사선생님이 나의 병을 고쳐줄 약왕부처님이 되었고 병원은 약왕천국이 되었다.
아, 그때의 떨림이란...
또 정진때마다 통증과 졸음등 몸의 느낌을 거부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척추에 뻐근하게 퍼지는 통증을 대비주 독송과 함께 받아들이고 흘러가는대로 놓아둘 수 있었다.
잠시 회복하는 동안 수술실에 온갖 소음과 함께 어린아이의 겁에 질린 울음소리가 터졌다.
그런데 이곳을 '약왕천국'이라고 규정하고 나니, 수술실의 그 아수라같은 소리와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마저도 생기 넘치는 소리들로 들리는 경험을 한 터였다.
1차 수술때 이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났다.
그러니 '수술'을 앞둔 일체의 두려움이 사라졌다.
모든 것이 부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믿음뿐.
'이것이 무외장無畏藏일까?' 하는 생각이 일어나고 '그래 나는 무외장이다!' 하고 선언하니 모든 수순이 절대긍정으로 받아들여져서 병원 관계자들이나 가족들에게 일체의 두려운 내색을 할 필요가 없었다.
대기를 하면서 사람 사람마다 자비심 보내기를 했다.
MRI검사와 CT검사를 하면서 기계에도 자비심이 보내졌다.
고맙습니다..._()_
생명을 고치는 일을 하는 당신이여, 당신을 만들어낸 사람이여, 무수히 업그레이드 시킨 사람들이여, 부속 하나 하나를 만든 사람들이여, 운용하는 사람들이여, 고맙습니다..._()_
그렇게 하나하나에게까지 자비심이 보내어지고 드디어 수술실에서도 보이는 하나하나에 고맙습니다, 하는 인사를 건냈다.
아니 저 깊은데서 감사의 인사가 저절로 올라와서 사람들마다 사물들마다에게 가서 착착 감겼다.
-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수술은 부분마취로 진행되었다.
척추마취로 하반신만 마취된 상태에서 수술이 진행되었는데 마취진행 정도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잠시 두려움이 일어났다.
하반신에 또렷이 느껴지는 감각, 살짝 갸우뚱하는 마취담당의사에게서 불현듯 과거 치과치료를 받을 때, 잇몸마취가 되지 않아 보통의 다섯배 강하기로도 실패했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것도 찰나, 이내 '모든 것은 부처님께 맡긴다'가 되었고, 새삼 마취기술력에 감탄했다.
이 기술이 없다면 어찌 이 무수한 병을 치료할 수 있었을까.
마취약이여, 마취기술이여, 개발자여, 사용하는 사람이여, 감사합니다,라는 마음이 또 올라왔다.
의식이 말짱하니 수술도구 소리, 기계음들, 대화소리가 다 들리고 다 보인다.
철공소에서 파이프를 자르는 소리가 연상되는 요란한 기계음들, 망치질, 톱질하는 소리...
이래서 사람들이 두렵다고 하는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괜찮다.
내 할 일이 있으니까, 내 할 일을 하면 되니까...
몸은 그저 약왕부처님께 고스란히 내어드리고, '이 수술이 최고의 결과를 내어 약왕부처님(담당의사선생님)의 명성이 되고 다른 이들의 치료에 지표가 되기를 바랍니다.'고 축원을 올리며 대비주를 독송하는 것, 그것이 내 할 일이었다.
이렇게 대비주를 독송하는 사이, 얼핏 내가 우주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렇게 편안할 수가, 몸도 마음도 그렇게, 그렇게 편안할 수가...
부처님의 가피를 확신했다.
끊기며 이어지며 대비주를 150독송을 했는데, 의식이 있으므로 회복대기시간도 필요없이 밖으로 나가서 아주 환환 얼굴로 가족들을 맞을 수 있었다.
두시간 남짓 걸렸다고 했다.
두번째 수술도 이 마음이 고스란했다.
몸은 의사선생님, 아니 부처님께, 그리고 나는 대비주 독송...
이번에도 150독송을 했는데 한 시간이나 걸렸을까? 했더니 오히려 세 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했다.
- 종교 있으세요?
이렇게 감사한 마음 충만하니 짜증낼 것이 없었다.
마취가 풀리면서 물론 극심한 통증이 있었으나 생각보다 견딜만 했다.
통증이 오더라도 수행으로 삼으리라, 했더니 통증이 되려 무서워 도망간 것일까? 하고 혼잣속으로 웃었다.
몇 번 병원 신세를 진 때를 떠올려 보니 결코 고통이 덜할 경우는 아닌데 그만큼 의료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것 같아서 감탄할 뿐이었다.
그러나 또 알아차린다.
이만큼 자비심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보지도 못하고 누리지도 못할 약왕천국이라는 것을...
소독치료를 하는 걸 보니 꽤 큰 수술한 사람치고 너무 말짱한지 첫번째 수술 때 지켜보던 옆의 환자가 며칠 뒤에 '종교 있으세요?'하고 물어왔다.
'예, 불교에요, 그런데 왜요?' 하고 되물으니 '나는 발가락 하나 수술하고도 며칠동안 난리난리 부렸거든요, 그런데 아줌마는 보니까 어떤 마음의 힘이 있는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환자들은 대부분 자기의 환부가 가장 고통스럽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었다.
부분 마취로 해도 되는데 무서워서 전신 마취를 고집했다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불신도 심심찮았다.
보호자나 병문안을 온 사람들에게 '내가 지금 얼마나 아픈지', 그런 자기를 알아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나를 보면서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나는 저 보통의 모습에서 꽤 많이 벗어나 있구나 싶었다.
과거의 나라면 나도 적잖이 두려워하고 불신하고 알아 달라고 보채고 서운해하고 있을텐데...
이제는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나를 알아주니까..._()_
또 하나 감동스러웠던 것은 아이들이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섬세한 정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왔었다.
아니 내가 부모님들께 효순하지 못했으니 우리 아이들에게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맞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기꺼이 엄마의 수술 일정을 중심으로 자기 일정을 조정하면서 보호자 역할을 자처했다.
병원에서도 집에서도, 오히려 남편인 아빠보다 더 자상하게 나를 보살피고 돕는 아이...
그런가 하면 큰 아이 역시 생각지도 못했는데 자발적으로 년차휴가를 엄마 간호에 사용했다.
참 피곤하게 은근히 잔소리 하는 편이었는데(내가 생각해도 질림^^) 대비주 수행으로 그 잔소리를 떨쳐내니 이제는 한 두 마디를 해도 서로 합이 되는 대화에서 아이들이 진심으로 엄마를 위하는 것 같아서 무엇보다도 고맙고 행복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_()_
나무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