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난 고개숙인 명우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는건 알지못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이곳 저곳 돌아다녔다.
지금껏 쇼핑다운 쇼핑은 해본적도 없었고 단지 필요에 의해서 산것밖엔
없었다.
쇼윈도에 비취지는 자신의 모습..
어떠한 무늬없는 흰색 치셔츠 빛바랜 청바지 심지어 운동화마져
은영의 것이었다.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흰색의 캐주얼 자켓이 눈에 띄었다.
문득 정신이 들었을땐 자신이 입던옷은 쇼핑백속에 들어있었고
새로운 옷들이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이런적없던 자신이 변해간다는 생각과
돈쓰기 참쉽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6시 50분 ..
"아효~ 내가 몇시간을 돌아다닌거야? "
난 현묵선배가 기다리고 있을 카페로 향했다.
드디어 다다른 카페앞..
실외 좌석에 앉은 선배가 눈에 들어왔지만
쉽사리 다가 서진못했다.
또다시 흔들리는 결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러면 안되지...마음 먹었잖아 .. 해보자 윤현서
난 천천히 선배에게 다가선다.
고개를 들어 나를 보는 선배 늘 한결같은 선배의 미소...
이 미소가 나를 포기할수 없게 만든다.
"언제왔어?"
내가먼저 꺼낸말이다.
"방금. 앉아..."
"응..."
"뭐 마실래?"
"...코코아...오빤?"
메뉴판을 보던 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본다.
"단거 많이 먹지마..몸에 좋지도 않은걸 계속먹냐.."
"..응 ..녹차마실께.."
"그래..."
종업원이 주문을 받아가고 우린 한참을 말이 없었다.
왜이렇게 어색한건지.. 나는 그렇다 쳐도 선배는 왜 말이 없는지 답답하기만 했다.
한참후 선배가 말했다.
"할말있어.."
내가...내가 먼저 해야하는데 ...그래야 했다.
"응...말해.."
"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뭐지? 이건 무슨일인거지?
"윤윤서..우리 헤어지자..."
이러면 안돼는거잖아... 나 고백하려고 나왔는데...
나 지금 벌받는거야? 지금 그런거지?
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아니 할필요가 없었다.
예쁘게 보이려고 옷도 샀고 이젠 솔직해지려고
큰맘먹고 나왔는데 이게 무슨일인거지?
난 지금까지 뭘한거지?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이메어 간다는 소리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급하게 나가려 할때쯤..
"윤현서!!"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렀다. 바로 내뒤에 있던
현묵선배였다.
선배...이젠 이름도 헷갈리네.. 그이름으로 부르면 안되잖아..
선배는 내손을 잡아당겨 나를 끌어안았다.
"나...다알고 있어..너가 윤현서인거 .. 다안다고 .."
뭐?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처음부터 사랑했고.. 너갖고 싶어서
눈에 보이는데 잡히질 않아서 내가 얼마나 마음졸였는지 아냐?
이젠 놓치않을거야 .. 도망가지마 ...내게서 멀어지지마..."
"선배... 나.... 나..."
"아무말도 하지않아도 돼 ..너맘 알고 있으니까..
그냥이렇게 있자..이렇게.."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걸까... 이렇게 ...사랑받아도 되는거지?
윤서야..너무 고마워...고마워....
완결
-현묵번외-
그애를 처음본건 당당하게 검도부에 입부신청서를 내밀던 그모습이었다.
키가 커서 눈에 띄었는지.. 아님 순수하게 활짝웃는 모습인지..
그애에게 끌렸던 나.
그러나 나보다 훨씬 키가 컸던 그애 ..
고등학교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나의키는 165cm.
정말 창피한 일이 아닐수 없다.
남자로서 자존심 상하는일이었다.
그때부터 토할때가지 우유를 마셔댔다.
아니 토하면서도 마셨다.
그리고 나의 키가 180이 되는날 그애에게 당당하게 고백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유치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그애가 안경을 끼기시작했고 눈이 안좋다는 이유로
검도부를 그만두었다. 얼마나 안좋으면 그만두었는지 ..걱정이 되기시작했다.
그러나 함부로 그애의 반으로 올라갈수도 없는노릇이다.
(다 알듯 ..무서운 여자들때문에..)
가끔 부서에서 보고 그애가 끝날때까지 기다려서 ..멀리서나마 지켜볼뿐이었다.
그리고 어느날..
비가 몹시도 내리는데 그애는 우산도 없이 교문을 향해 걷고 있었다.
나는 그애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워주며 바래다 주겠다고 말했다.
그애는 모른다. 그날 바람을 타고 내코로 흘러오는 비누향기가
나의 심장을 얼마나 두근거리게 하는지..
그애의 입에서 나오는 내이름이 얼마나 특별하게 느껴지는지를..
난 그날..그애의 쌍둥이 동생을 보았다.
처음엔 정말 똑같아서 놀랐지만.. 곧 쉽게 구분지을수 있는 특징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윤서의 제안 .
"우리언니 좋아하져? 울언니 둔해서 고백해도 몰라여~ 제말대로 해봐여~
나도 오빠 울형부로 마음에 드니깐"
그땐 그방법밖에 없는줄 알았다. 그애에게 다가갈수 있는 방법이..
난 정말 어리석었다.
윤서와의 데이트를 핑계로 그애를 만났고 그애에 관한걸 하나씩 알아가며
얼마나 기뻤는지.. 데이트한 그날은 잠도 이루지 못했다.
또 어느날
부실에서 나오던 나는 계단에서 내려오는 여자애들이 하는말을 들었다.
그리고 정신없이 달렸다.
내 중학교때의 후배 명우와 사귄다는 그애..
교실문을 열었을때.
다행이 그애가 보였다.
너무 비참하고 당황한 나머지 윤서의 핑계아닌 핑계를댄 나..
그리고 자신에게 신경쓰지말라는 그애...
그때 난 내상처밖에 보이지않았다.
그애의 상처는 눈치채지못했다.
며칠후
윤서가 쓰러졌다는 그애의 연락..
병원으로 가는동안 난 윤서를 생각하지않았다.
혼자밖에 없을텐데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병원에 도착했을때 ..
그애의 입에서 떠난다는 말을 들었을때
심장이 무너지는 기분..
아무것도 하고 싶지않았다..
보낼수 밖에 없었다.
그애의 눈에서 확고한 의지를 보았기에
내욕심으로 잡을수가 없었다.
공항까지 따라갔지만...교통체증으로인해 늦게 도착한 나는
멀리서 그애의 뒷모습 밖엔 볼수 없었다.
그때부터 그애를 잊어보려고 미친듯이 공부만 했다.
좋은 대학에 합격했지만 ...난 웃을수가 없었다.
그러고 싶지않았다.
언젠가 돌아올 그애를 위해서 웃음을 아껴두고 싶었다.
언제쯤...얼마나 힘들면 돌아올꺼냐...
얼마만큼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그애가 돌아오면 혹시나 연락할꺼란 생각에 폰번호를 바꾸지도
이사를 하지도 않았다.
드디어 그애에게 연락이 왔다.
자신을 윤서라 말하는그애...
알고 있는데 ... 분명 그애가 맞는데 아니라고 한다.
거짓말을 하는 그애가 미웠다. 오래 기다리게한 그애가 미웠다.
그래서 윤서처럼 대했다. 단것을 먹으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그애에게
단음식을 권했고 윤서라 불렀다.
그러나 한사람을 다시사랑한다는 말을 알것같았다.
그애의 맑은 미소를 보는순간 난 다시한번 사랑에 느꼈다.
그애와의 소중한추억이 하나씩늘어가던 어느날밤
명우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애가 나를 많이 사랑한다고 오래전 부터 나만 바라봤다고
그애를 버리지말라고 ....
이제야 알았다. 그애와 난 서로 한곳만을 바라봤으면서
엇갈리게만 되었다는것을 ..
이젠 ...놓지 않을꺼라는것을 ...
이젠 엇갈리지말자 사랑해 현서야...
-윤서의 붙이지 못한 편지-
투!!세상에서 젤루 사랑하는 언니에게
언니야~ 잘지내고 있지? 혹시나 나때문에 매일 울고 있는거야?
그런거 아니지?이젠 언니가 몰래 울지않았으면좋겠어
언니야~ 나 언니의 반쪽이라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지금까지 언니가 내옆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런거 다 아는데 윤서는 아무것두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나 말안한거 있는데.. 언니..현묵이오빠가 ...사실은 언니를 사랑한데..
많이 사랑한데..
근데 난 언니가 가버리는게 싫어서 언제나 윤서옆에 있어줘야 하는데
자꾸가버릴까봐 두려워서 거짓말했어..
나 참 못됐지.. 미안해 언니..
정말미안해...
나 용서해 주지 않아두 돼 그치만 언니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나 이제 졸려 언니.. 이따 수술실에서 보겠지만..
벌써 언니가 보고 싶어지네..
한가지만 더 욕심내두 될까? 나 언니랑 너무 떨어지기 싫은데...
늘언니곁에 있고 싶은데..그래서 두고 가려구...
언니의 예쁜모습만 담겨있는 내눈이랑 언니만 사랑하는 내심장...
언니가 깨어나믄 화낼지도 모르겠어...그치만 너무 미워하진마..
자책두하지마 내욕심으로 두고 가는거니까...
언니정말 사랑해 정말정말사랑해..
늘 언니곁에있을꺼야 그래두 되지?
그럼 이따가봐 언니...
사랑해....
언니를 통해 세상을 보고싶은 윤서가..
ps 언니!! 꼭 현묵오빠잡아 정말 좋은 사람이야
언니를 많이 아껴줄꺼야..그오빠 믿으니까~
맨하탄 병원 정리하지못한 윤서의 사물함에서....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창작 ]
●**sun flower**● 완결
파이터콩쥐
추천 0
조회 14
04.02.02 13:55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