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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윗댓 눈치보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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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고
안녕. 이렇게 글 쓰는게 맞나? 사실 이런 게시판에 글 올리는건 처음이라.
내 고민을 인터넷에 이렇게 털어 놓는게 맞는가 싶은데 뭔가 마음이 편해져. 전문가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쨌거나 나는 지금 꽤 시골인 마을에 살고 있으니까 정신적인 무언가가 문제라면 여기서 도움 받는게 빠를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수가 진지하게 병원을 권유한다면 나도 움직일 의향이 있고 말이야. 사실 학생이라 돈도 그렇게 여유롭지 않거든.
예전이면 모를까…….
아무튼 뭐가 문제인지 얘기하려면 결론만 듣기에 이해가 안 갈 수 있어. 내 말이 그냥 소설이라 생각해도 좋아.
소설 속 주인공한테 조언하는셈 치고 진지하게 댓글 달아줘.
나는 얼마전에 여기로 이사왔어. 수능을 완전히 망쳐버려서 그냥 취업이나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제발 전문대라도 좋으니 가라고 사정해서 말이야.
왜 어른들은 대학에 목메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대학교를 안나와서 나라도 다녔으면 하는 마음이 컸나봐. 우리 형편에 말야.
나는 성적도 안 좋아서 다 빚이 될건데. 아무튼 어두운 얘기는 됐고 집이랑 꽤 먼 학교를 다니게 됐어. 기숙사를 다니려는데 놀랍게도 기숙사랑 비슷한 가격에 집 매물이 있는거야. 바로 이 마을에.
나름 자취해보는게 로망이라서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고 바로 여기에 혼자 독립해버렸어. 시골이지만 대부분 숲이 둘러싸져 있어서 마을에 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듯해. 그리고 버스도 잘 다니더라. 그래, 이 버스가 문제야. 이사 온 첫 날 옆 집 할머니가 찾아왔어.
“요즘 우리 마을에 젊은 놈들이 심심찮게 들어오다니, 별 일도 다있네. 귀찮게시리.”
할머니의 첫 마디였어. 시골이라 외부인을 심하게 경계하는 걸까? 나는 좀 당황스러웠어. 그래서 무슨일로 오셨냐고 좀 딱딱하게 물어봤지. 그러자 할머니는 낡은 종이를 건네주고 말했어.
“일찍 뒤지기 싫으면 꼭 읽고 지켜라. 장난이라고 그냥 넘어가면 네가 어떻게 되든 내 알빠 아니지만 귀찮은 일 생길게 뻔하니 이런 친절이라도 받는 줄 알아.”
말이 좀 심하지 않아? 순간 열이 확 받았지만 참았어. 나는 갈등 상황을 싫어하거든. 그리고 무슨 종이를 준건지 읽고싶은 호기심이 더 컸어. 화내더라도 읽고 화내자 싶었지.
“니가 그것을 다 읽기 전까지 안간다. 바보같은 소리만 늘어놓으면 그냥 신경 꺼달라는 의미로 알겠다. 소리내서 읽어. 그게 우리 마을에서 제일 중요한 규칙이지. 부동산 사장한테 못 들었다해라. 말도 안되는 얘기니까.”
“……”
“소리내서 읽으라니까!”
할머니가 소리를 버럭 지르시는데, 집이 다 무너지는 줄 알았어. 화들짝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명령을 따르게 됐지. 나이는 많아 보이는데 목소리도 그렇고 눈빛도 그렇고 마을에서 꽤 힘있는 분인 것 같아. 여기서 맞받아치면 왠지 쫓겨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
그래, 답답하지? 미안해. 다음에도 할머니가 시비걸면 그냥 싸우려고. 진짜야! 아무튼 이번엔 넘어가줬어.
“버스 탈 때 규칙을 꼭 지킬 것. 마을에 새로운 주민이 이사 오면 전할 것.
첫 번째, 절대 333번 버스를 타면 안 된다. 실수로 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종점 전까지 반드시 내려야 한다.”
읽으면서 할머니를 힐끗 보니 눈이 마주쳤는데 계속 읽으라는 듯이 눈을 부라리셨어. 규칙은 총 5번까지 적혀있었어.
“두 번째, 종점에서 내리지 말아야 한다.
세 번째, 버스 승객 중 새하얀 백발에 검정 옷을 입은 사람이 있다면 집이 아닌 다른 정류장에서 내려야 한다. 그리고 다시 정류장에 앉아서 다른 버스를 타면 된다.
네 번째, 기사에게 항상 인사를 하고 돈을 내야 한다. 만약 기사가 인사를 받아주지 않으면 초콜릿을 돈 통에 넣고 안전 운전 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넬 것. 그러면 기사도 인사를 받아줄 것 이다. 다만 내리라고 지정한 곳에 다 같이 반드시 내려야 한다.
다섯째, 버스에서 이상한 방송이 들려도 무시해야 한다. 우리 버스는 정류장 이름만 안내한다……”
끝까지 다 읽고 도무지 왜 지켜야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규칙들에 고개를 갸웃했어. 뭐야? 할머니가 나 가지고 장난치나? 하지만 할머니 얼굴은 유머라고는 전혀 모를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의심할 것 같은 눈빛과 입매를 가지고 있었어.
“다 이해 됐냐? 집에 보관해두고 하루 종일 읽어라. 그리고 다 익숙해 지기 전까진 버스 타기 전에 항상 숙지하고 타도록 해.”
“저…… 안 지키면 어떻게 되나요?”
“너같은 놈들이 하는 멍청한 소리는 이제 신물 나니까 하지도 마라! 내가 의심되면 규칙을 어겨봐도 좋다. 하지만 목숨 부지는 네 몫이지. 장난같나?”
“…아뇨”
할머니 눈빛을 보면 누구라도 믿을 수 밖에 없을 거야. 그리고 할머니는 굉장히 이 일에 시간 쏟는 것을 싫어하는 듯 했어. 그분은 어디 인터넷에 올리면 여기서 살 수 없을거라는 말을 건네고 가버렸어. 진짜 이상하지? 근데 더 이상했던 거는 저 규칙들이 진짜… 진짜로 중요한 것이었단 말이야.
사실 인터넷에 올리지 마라고 했는데 고민 엄청 하다가 올려. 그래서 어딘지 물어봐도 말 못해줄 것 같아. 미안해. 어딘지만 모르면 사실 상관 없잖아. 그렇지??
내가 처음 규칙을 어긴 얘기부터 해줘야겠네. 하…… 실수로 어긴건 아니고 사실 망할 호기심이 문제였어. 아, 악플은 달지 말아줘. 멘탈이 그렇게 쎈 편은 아니거든. 음, 어쨌든 별 일 없었으니까 내가 이렇게 글도 쓰고 하는 거겠지?
규칙 종이를 받고 나는 달달 외웠어. 그러다보니 우리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버스 번호보다 그 333번 번호가 더 익숙해 지더라. 정류장 번호판에는 333번이 없었는데 며칠 전 밤에 그 죽음의 버스를 봤어. 종이에 적혀있던 333번! 얼마나 심장이 뛰었는지 몰라.
멀리서 333 번호가 보이는데 빨간 글씨가 꼭 지옥의 문에 적힌 숫자 같았어. 순간 호기심이 일렁이면서 버스를 빤히 쳐다봤어. 너무나 평범하게 생긴 버스에 기사도 평범한...? 아저씨였어. 어디서나 본 것 같은 그런 친숙한 느낌이 드는.
무표정으로 버스 앞문을 열어주는데 내 생각보다 꽤 오래 열려있었어. 마치 내가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있는듯이. 그래서… 그래서 탔어.
사실 종점 전까지만 내리면 그만이잖아? 딱 한 정류장만 가보기로 했어. 돈을 내고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았어. 승객은 아무도 없더라.
심장이 두근거렸어. 그 할머니 말이 사실이라면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됐거든.
근데, 맙소사. 버스가 안내를 안해. 다음 정류장은 어디입니다, 라는 방송 있잖아. 그게 한참 기다려도 안나오는 거야. 처음엔 두근거리는 마음에 흥분되서 신경도 안 쓰고 있었는데 문득 좀 오래 달린다 싶어 밖을 보니, 벌써 아까 탄 곳에서 3 정거장은 지난거야.
그때부터 너무 당황해서 벌떡 일어나 기사님에게 갔어. 벨을 누르려고 했는데 벨도 없더라.
“기, 기사님! 죄송한데 저 내려야되요. 세워주세요.”
정중하게 요청했어. 최대한 당황한걸 숨기고 싶었어. 하지만 속으로 규칙 어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와서 점점 눈물이 날 것 같았어.
버스 타기 전으로 되돌려 달라고 속으로 빌고 빌고 또 빌었어.
기사는 앞만 쳐다보고 운전을 계속 했고 문을 열어줄 생각 따윈 없는 것 같았어. 그리고 자꾸 뭐라고 작게 중얼 중얼 거리더라. 잘 들리진 않았어. 소리가 너무 작았거나, 내가 패닉이 와서 그랬겠지.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이 너무 조급해졌어.
어떡하지 주위를 둘러보는데 비상용 망치 그런 것도 없고… 혹시나 해서 뒤로 뛰어가 제일 큰 사이즈의 창문을 미친듯이 힘 주고 열어 제꼈어.
끙끙 대면서 열고 있는데 문득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어. 계속 앞만 보고 운전하던 기사님이… 거울로 나와 눈을 마주치고 있더라. 손에서 땀이 엄청 났고 이대로 종점 입니다 소리가 나올 까봐 미칠 것 같았어. 거의 창문을 떨어트리듯이 밀어제껴서 몸을 우겨넣었어. 밖을 보는데 깜깜하니 어딘지 분간도 안 되더라.
엉엉 울면서 미친듯이 창문을 비집고 나오는데 버스 속도가 되게 빠르잖아. 근데 그런건 모르겠고 내려야된다, 라는 생각 뿐이었어. 허리 부분이 엄청 끼어서 굉장히 아팠는데 지금도 빨갛게 자국이 있어.
그때는 공포때문에 아프고 자시고 느낄 겨를이 없었지. 그러다 겨우 힘줘서 바닥에 굴러 떨어졌어.
몇 초 데굴 데굴 구르다가 혹시나 버스가 다시 유턴해서 잡으러 올까봐 절뚝거리면서 일어나 걸었어. 무작정 반대편으로 걷고 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너무 익숙한 장소인거야.
“아니, 여기는…… 아까 버스 타던 장소 아냐?”
놀라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쳤어. 사방이 정적인게 무서웠고 내 목소리라도 들어야 살겠다 싶었거든. 내가 얘기한데로 꽤 한참을 달렸을 것이 분명한데, 아까 333번 버스를 탔던 그 정류장이었어…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다가 얼른 집으로 가야겠다 싶어서 서둘렀어.
그리고 나는 그날 이후로 규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했어.
그래 노력을 했지… 하지만 몇 번의 실수가 있었어.
여기까지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다음 얘기 들려주고 싶은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좀 쉬어야 될 것 같아.
내일 다시 올게.
주인공친구에게 부탁을 받고 여시에 올립니다 도움이 될만한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2편 보러가기 :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7740?svc=cafeapp
아니 왜 타지 말라는걸 타!! 죽일놈의 호기심 ㅜㅜㅜㅜ 그래도 어떻게든 잘 내렸네 고생했다ㅠㅠㅠ
걸어다니세요 운동겸
ㅎㄷㄷ 넘 무서운데 재밌어
아악 왜 탔어요 그러게ㅠㅠ
아악 개뮤서워
끼야앙아ㅏㄱ.. 나이제 주행 시작해....!!
정주행합니돠악
차 사야겠다..
이야 말 안듣지
정주행시작! 두근두근😁😁🤪💗
헠핰..이런글도 있다니! 너무 재밌겠다 꺅
흐어ㅜㅜㅜㅜㅜ
역시 모든 사건사고는 말 안들어서 생김.. 하지말라는 짓을 존나해ㅠ
정주행 시작할게! 너무 재밌당 그리고 주인공아 기숙사 들어가
넘 잼따
존무....
재밌닼ㅋㅋㅋㅋㅋㅋㅋ말 들으라고오~!
아 기숙사 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