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2) 충남 지역 가뭄 현장을 찾았습니다.
충남 서부 지역 8개 시군에 생활/농업/공업 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보령댐을 찾아 댐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인근 지역 농민들도 직접 만났습니다.
충남 지역은 2012년부터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최근 보령댐 유역의 강수량은 전년과 비교해 43% 수준으로 올해 특히 가뭄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현재 보령댐의 저수율은 10% 이하로 내려가 바닥을 보이고 있었으며, 앞으로 20일 가량 비가 오지 않으면 인근 지역은 제한급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그나마 금강 백제보 하류에서 물을 끌어오는 ‘보령댐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에 매일 11만톤의 물을 채워 넣고 있어 현재까지 물 공급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하니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댐 인근 지역의 농가는 보령댐 도수로를 통해 확보한 물 덕분에 차질 없이 모를 심을 수 있었습니다.
11만톤의 물은 보령댐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수량인 24만톤의 절반에 가까운 엄청난 양입니다. 도수로를 통해 4대강 보의 물이 가뭄을 해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가뭄을 미리 예측하고 좀 더 일찍 도수로를 가동해 보령댐에 더 많은 물을 저장해 두었다면 가뭄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댐과 가까운 지역의 논에는 물이 부족하지 않지만, 댐과 거리가 먼 지역은 물을 공급받지 못해 농민들은 갈라진 논바닥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어 몹시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직접 만난 지역의 이장님을 비롯한 농민들은 보령댐 도수로를 더 일찍 가동해 금강의 물을 농번기 전에 충분히 보령댐에 확보해 달라는 요청과 함께 보령댐에서 멀리 떨어진 금강 하구 지역에도 댐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당부를 하셨습니다.
댐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 측은 올해 처음 보령댐 도수로를 본격 가동하였고, 기상 예측이 정확하지 않아 언제부터 도수로를 가동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도수로 가동 시기를 앞당겨 농번기에 물이 부족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금강의 백제보와 공주보를 찾아 보 운영 상황을 살폈습니다.
가뭄에도 불구하고 보에는 물이 가득했고, 금강 주변의 논에는 파릇한 모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공주보에서 만난 농민은 지금 한창 물이 필요한 농번기에 보를 개방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4대강 사업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그 농민의 말처럼 지금처럼 농번기에 그것도 가뭄이 든 시기에 보의 물을 빼면 금강을 비롯한 4대강 인근 논에 물이 부족해질 수도 있는데, 꼭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제대로 검토도 없이 보 개방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녹조 때문에 보를 개방한다고 해도 녹조가 많이 형성되는 7월 말이나 8월 한 여름에 보를 일시적으로 개방해도 될 일인데 녹조도 없는 지금 급하게 보를 개방하는 것은 아무리 둘러대도 ‘정치적 보 개방’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공주보를 둘러보고 공주보 하류의 ‘예당호 도수로’ 취수장 공사 현장을 찾았습니다.
예당호 도수로는 보령댐 도수로에 이어 금강의 물을 충남 서부 지역으로 연결하는 인공 수로입니다. 총 연장 28.3km로 차령산맥을 넘어 예당저수지로 금강의 물을 공급하는 큰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8월 초에는 공주 지역에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공사를 서두르고 있으며, 올 연말이면 예당저수지까지 물을 공급해 앞으로 예당저수지는 물 부족 걱정이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예당저수지에 공주보에서 물을 끌어 상시로 물을 담아두게 되면 예당평야 일대는 가뭄 걱정을 완전히 덜 수 있어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처럼 4대강 보에 확보해 둔 물은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도수로를 통해 멀리 떨어진 곳의 주민들에게도 마시고 일할 물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소중한 수자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새 정부는 가뭄에 대한 대비도, 녹조의 원인 파악도 하지 않고 덜컥 4대강 보의 수문부터 열어 4대강의 귀한 물을 하류로, 바다로 버리고 있습니다.
아마추어 행정, 전시 행정 그 자체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문재인 정부에 보내고 있는 국민의 지지도 4대강 물과 함께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국가의 물 관리 정책은 3가지 큰 원칙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째, 국민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에 형성된 녹조의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무작정 보를 열어 물을 하류로 흘러 보내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어렵게 확보한 수자원만 고갈시키는 근시안적 접근입니다. 마치 미세먼지를 없애겠다고 우리나라의 모든 발전소와 공장, 자동차를 멈춰 세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중국발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야 우리나라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듯이, 4대강에 유입되는 오염원을 원천봉쇄해야 녹조도 없애고 4대강의 물을 더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새 정부는 솔직해져야 합니다.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대강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지류와 지천의 정비와 오염원 제거가 필수라는 것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이 사업의 추진 계획을 밝히는 게 보 개방보다 훨씬 시급한 일입니다.
둘째, 국민에게 풍부한 물을 공급해야 합니다. 식수는 물론 농업용수, 공업용수 등 우리 국민이 수자원을 편리하고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4대강 보를 비롯한 각 지역의 댐과 저수지에는 충분한 수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또한 버려지는 물을 재활용하고, 도수로 및 저류공간을 곳곳에 확보해 필요한 곳에서 쉽게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국민에게 즐거운 수변공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90년대 이후 형성된 신도시를 보면 대부분 큰 호수를 도시 가운데 만들어서 주민들이 그 공간에서 쉬고 즐기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 호수를 관리하는데 연간 수십억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과 문화의 공간을 제공하고 호수로 인해 그 도시의 가치가 상승하기에 그 비용이 아깝지 않은 것입니다. 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한강은 상류의 잠실과 하류의 심곡에 수중보를 설치해 사계절 풍부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선박으로 관광과 레저를 즐기고 있고, 그 주변 둔치는 시민의 쉼터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4대강도 한강처럼 인근 지역 주민들의 훌륭한 휴식처이자 레저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10년, 정부가 4대강 사업을 통해 수량 확보와 수변공간 형성에 기여했다면, 이번 새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매듭짓지 못한 수질 관리와 수변공간 활성화를 물 관리 정책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환경 전문가를 자처하는 4대강 반대론자의 말만 듣지 마시고, 국민의 말 특히 4대강 주변에서 땅을 일구고 사는 우리 농민과 그 물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국민의 말에 꼭 귀 기울여 주십시오.
첫댓글 촌장님
수고많으셨어요
촌장님
수고많으셨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