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만물상
[만물상] 소고기 밀매는 공개 처형인 나라
조선일보
이용수 논설위원
입력 2023.12.15. 20:53업데이트 2023.12.15. 22:35
https://www.chosun.com/opinion/manmulsang/2023/12/15/4PIQT476MNBG5K7FLFFS3KUEZQ/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일러스트=김성규
일본인이 소고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1872년 메이지 유신 이후다. 불교에 심취한 덴무 천황이 675년 선포한 육식 금지령 탓에 1200년간 소뿐 아니라 모든 고기 맛을 모르고 살았다. 불교와 함께 농업에 필수적인 소를 지키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일본인의 왜소한 체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있다. 스키야키, 돈가스, 규동은 근대의 산물이다.
▶조선 시대에도 소를 도축하는 게 불법이었다. 이를 우금(牛禁)이라 했다. 농업에 생사가 걸린 나라에서 소는 없어선 안 되는 생산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엔 모든 임금 대에 걸쳐 우금령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몰래 도살하는 일이 빈번했다. 적발되면 일가족 전부가 변방으로 유배 가는 전가사변(全家徙邊)이란 벌을 받았다. 이것이 갑오개혁 때까지 계속됐다.
▶북한의 농촌은 조선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협동농장별로 농기계가 보급되긴 했지만 기름도 부족하고 작동하는 기계도 드물다. 교체할 부속품이 없다. 비료가 없으니 갈탄을 태우고 남은 재를 뿌린다. 매년 1월이 되면 지방 당에 퇴비를 상납하기 위해 온 가족이 아침마다 동네 변소를 뒤져 인분을 찾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변소를 지키는 당번도 있다. 21세기에 이런 농업을 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그런 북에서 소는 과거 조선이나 일본과 같이 필수적 생산 수단이다.
▶그러니 북한에는 당연히 우금령이 있다. 그런데 조선 시대보다 처벌이 더 가혹하다. 소를 몰래 잡아먹었다간 경제사범이 아니라 정치범 취급을 받는다. 죄질에 따라 처형당하기도 한다. 북엔 소를 도축·유통하는 시스템 자체가 없다. 정육점에도 ‘국내산’ 소고기는 없다. 부유층이 사 먹는 중국산 수입 소고기만 있다. 식용 소는 호위총국이 운영하는 1호 농장에서 길러 고위 당 간부 등 특권층에만 공급된다. 그 나머지 소들은 모두 협동농장에서 영농 목적으로 기른다. 이 소가 병들거나 죽으면 농장 간부들 차지가 된다.
▶몇 달 전 북한에서 소를 대규모로 시중에 유통시킨 혐의로 9명이 공개 처형당했다고 북한 전문 매체들이 보도했다. 멀쩡한 소가 아니라 병들어 죽은 소였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도 자연사한 소는 관아의 허가를 받아 도축·매매가 가능했다. 우금령 자체도 농번기가 아닐 땐 탄력적으로 적용했다. 소 한 마리를 몰래 도축해 팔았다가 모두 정치범 수용소로 가고 주범은 처형됐다는 탈북민 증언도 있다. 탈북민들은 “북한에선 사람보다 소 목숨이 더 귀하다”고 말한다. 기막힌 얘기다.
이용수 논설위원
오병이어
2023.12.15 21:06:49
휴전선 이남에 태어난 일에 감사합니다. 아직도 북한 체제를 흠모하고 북을 이롭게 하려는 이들은 꿈에서 깨어나길...
답글2
53
1
토오루
2023.12.15 21:50:37
조선시대와 서슬 퍼런 일제의 잔재 였던가? 우리도 엄하게 도축을 금 했던 시절이 있었지. 예나 지금이나 역시 소의 존재가 크긴 하다. 덩치로 봐서도 그렇고 가축 으로서의 비중도 단연 클수 밖에, 사람을 돕는 용도 또한 소를 따를 동물이 없었지. 거기다 우직한 품성은 선비들의 글귀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런 소가 이제는 영농의 소임을 다 하고, 누구나의 미각을 사로잡는 일로 인간의 식생활을 떠 받치고 있다. 새삼스럽긴 하지만, ‘우공’에 대한 고마움을 가져야 하겠다.
답글2
26
1
이언남
2023.12.15 23:29:34
1960년대 말까지 고기는 조미료였고 비게도 돈주고 샀지. 아마 부산 소금구이, 마포 주물럭이 우리가 고기를 먹게된 시초였을걸.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우리 조상들은 밤낯 고기만 먹고 산 것같더군.
답글작성
14
0
밥좀도
2023.12.16 05:35:17
한국이 북한과 달리 자유 민주 국가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런 북한을 추종하는 무리가 한국에 많은 현실이 한탄스럽다.
답글작성
4
0
Hope
2023.12.16 04:10:42
인권타령하는 이런 상황을 아는 친중종북 주사파들은 입처다물고 있구나....그렇게 돼지 정은이 수령님이 좋냐??? 가서 살기를 바란다.
답글작성
4
0
프라우다
2023.12.16 07:24:20
어릴 땐 소고기는 귀한 음식 이었다.몇년 동안 소고기를 구경도 못한 집들도 많았을 거다.지금은 몇천원 짜리 햄버거를 통해서 고급 식자재이자,단백질 공급원인 소고기를 손쉽게 섭취할 수 있다.정말 세상이 좋아졌다.
답글작성
2
0
cjdqkd
2023.12.16 06:53:24
기와집에 고깃국 먹여준다던 수령은 어디가고 죽은 소 잡아먹었다고 처형하냐 바로 그곳이 지옥이구나 그 잘난 종북주사파들아 말좀 해 보렴 이게 니네들이 말하는 사람 사는곳이고 지상낙원 이더냐
답글작성
0
0
금과옥조
2023.12.16 06:34:39
종북주사파와 숙주 더불어는 짐승만도 못한 자들이다.
답글작성
0
0
까꾸
2023.12.16 04:22:46
소대가리 문쩝쩝을 북한으로
답글작성
0
0
해피랜드
2023.12.16 04:06:55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내용일세. 전쟁통에 공산주의를 믿었던 자들이 북으로 올라가고 반대했던 자들이 남으로 내려와 남쪽 형편이 엄청 좋아지고 북쪽이 바싹 쭈그러지긴 했는데, 그때 올라가지 못했던 자들이 남아서 깽판치는게 참으로 아쉽다. 깡그리 올라갔어야 했는데.
답글작성
0
0
innov8
2023.12.16 02:42:55
그러니 북괴. 그래서 북괴!
답글작성
0
0
육구비
2023.12.15 22:42:34
이용수 논설위원 은 외눈박이 이신가? 북한 에 牛禁令이 있다면, 어디엔 犬금령 이 있지않나? 소 하곤 비교 자체가 안돼는 개 마저도 금지령을 내리는데, 왜 뚱딴지 같이 우금령 을 말하나,, 개 가 웃을일이다.!아니 소가 웃을일인가? 하하 내가 웃네
답글3
0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