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것이 없다! 팔방미인 ‘민들레’
봄이면 길가에 피어나는 민들레. 도로, 찻길 등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민들레는
그동안 잡초로 치부되어 외면 받곤 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여러 가지로 변신이 가능한 팔색조 식물이라는 사실!
그 중에서 약효가 뛰어난 토종 흰민들레는 그 쓰임이 조금씩 알려 지면서 꾸준히 재배되고 있다.
꽃부터 뿌리까지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 무한매력의 민들레를 함께 만나보자.
버릴 것이 없다! 팔방미인 ‘민들레’
물 좋고 공기 맑은 강원도 양구군. 이곳에 끝없이 펼쳐진 민들레 밭이 있다.
민들레 철을 맞아 이곳은 한층 더 분주해졌다.
민들레 줄기 사이에 맺힌 이 흰 액체는 바로 테르펜이라는 것으로,
강력한 살균효과가 있으며 항암효과와 항바이러스 등의 효능이 있어 피로회복에 탁월하다.
이렇게 몸에 좋은 민들레! 실제로 약도 소용없었던 말기암 환자가,
민들레로 식이요법을 한 뒤 완치된 사례가 있어 관심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민들레는 간을 재생시키기 때문에 흡수가 빠른 녹즙으로 섭취하면 좋다.
사례자는 여기에 더해, 민들레로 갖은 반찬을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함께 했다는 것.
그 결과 말기 암을 재발 없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민들레는 한의학에서는 포공영이라고 하는 약재로,
열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항암작용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실험적으로 민들레의 항암작용이 규명된 바도 있다고 한다.
민들레, 조금 더 맛있게 먹는 방법
꽃부터 뿌리까지 다양한 효능을 지닌 민들레! 정말 버릴 것이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쌉싸름한 민들레, 조금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민들레 순두부
민들레 순두부 만드는 방법
① 콩물에 잘게 썬 민들레를 가득 넣어 끓여준다
② 간수를 넣어 굳혀준다
간단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민들레 손두부는, 민들레와 담백한 콩이 만나
느끼함을 잡아줘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두부가 끝이 아니다. 민들레를 넣은 부침개와,
민들레를 넣어 통째로 튀긴 민들레 튀김!
여기에 새빨간 김치 양념을 쓱쓱 묻혀 만든 민들레 김치까지.
무궁무진한 민들레 요리로 밥상을 차리면,
밥 두공기는 게 눈 감추듯 뚝딱! 두 말 필요 없이 최고라고 한다.
쌈채소로도 인기가 많다는 민들레! 고기 한 점을 얹고 김치도 함께 싸서 먹으면
한입가득 봄향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민들레의 변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테르펜 성질의 쓴맛 때문에
싫어하는 아이들을 사로잡을 매력!
예쁜 민들레쿠키와 폭신한 영양만점 민들레 카스테라가 있으면 달콤한 맛으로도
어린이의 입맛과 건강을 잡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달콤한 천연음료 민들레
만들기
재료 : 말린 민들레, 설탕, 독, 돌
① 민들레는 깨끗이 씻은 뒤 말려준다
② 민들레를 독 안에 한층 깔아준다
③ 1:1의 비율로 설탕을 넣은 뒤, 또다시 민들레를 깔아주기를 반복한다
④ 민들레가 안 보일 정도로 설탕을 올린 뒤, 깨끗이 씻은 돌로 눌러준다
종이와 뚜껑으로 입구를 단단히 막아 공기를 차단한 뒤,
100일 이상 기다리면 달콤한 민들레 발효액이 완성!
이렇게 만든 발효액은 물에 타서 먹으면 천연음료로 변신!
민들레에서 쏙쏙 나온 영양을 손쉽게 먹을 수 있다.
<< 민들레두부샐러드 >>
재료
민들레1포기, 두부170g, 올리브유1큰술, 허브솔트조금
파인애플드레싱 - 파인애플슬라이스3쪽, 식초1큰술, 설탕1큰술, 올리브유1작은술
나물은 역시 봄 나물이 최고라고 하지만 민들레는 아마도 거의 유일하게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민들레는 앞을 다퉈 새순을 밀어 올린다.
머잖아 닥쳐올 엄동설한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하루가 다르게 싱싱해져 가는 민들레를 보고
있노라면 별 생각이 다 든다. '얘는 왜 이렇게도 대책이 없는 거야?'
그러나 그것은 보는 사람의 짧은 생각일 뿐이다.
겨울이라 해서 노상 얼음이나 얼고, 눈보라나 몰아 치라는 법은 없다.
12월에도 이따금 훈풍은 불고, 1~2월에도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반팔 옷을 입어야만 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강약 반작용이라는
말로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우주의 이러한
운행 원리를 민들레만큼 잘 알고 있는 식물도 그리 많지 않다.
▲ 성장 법칙 해가 뜨면 문을 열고 해가 지면 닫는 민들레 꽃.
지금은 해가 뜬 직후로 서서히 만개하고 있는 중인데
역시 가을이라서인지 봄 꽃에 비해 풍성함은 적다. ⓒ 김수복
대개의 초본 식물이 1년에 한 번 제철을 만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다음 안식에 들어간다
. 설령 꽃을 두 번 피운다 하더라도 건실한 씨앗을 맺지는 못한다.
그런데 민들레는 특이하게도 한 뿌리에서 계속 꽃대를 밀어 올리고,
피는 꽃마다 결실을 맺어 천지 사방으로 후손을 퍼뜨린다.
봄에도 꽃이 피고, 여름에도 피며, 가을에도 씨앗을 날리고,
겨울에도 몹시 추운 날은 웅크리고 있다가 바람이 따스해지면 얼른 또 꽃을 피워 낸다.
우리의 옛말에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 말을 그대로 민들레에 적용시켜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민들레는 초본 식물로는 아주 드물게 뿌리가 최장 1미터까지 내려 간다.
그것도 옆으로 뻗어 가는 게 아니라 직선으로 마치 자기가 살고 있는 지구의
핵심에까지 내려 가서 그 속성을 낱낱이 알아 보겠다는 듯…
거침없이 뿌리를 내리는 민들레의 그 도저한 생명력과
탐구 정신(?)은 경이롭다 못해 장엄하기조차 하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생각이 변하는 우리 인간이 보고 배울 만한 점이 참 많다.
게다가 민들레는 환경을 탓하지도 않는다.
씨앗이 어디에 떨어졌든 그는 주어진 조건을 발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간다.
습지에 떨어졌다 해서 못 살겠다고, 왜 이렇게 나만 불행해야 하느냐고 투덜거리지 않고
뿌리를 살짝만 내려 자기 몸이 상하지 않게 한다.
물기 하나 없는 바위틈이나 산 비탈에 떨어졌다 해서
목이 말라 못 살겠다고 뻗어 버리지도 않는다.
뿌리를 길게 내려 저 아래 깊은 곳 마그마에서 분출시키는 물기를 끌어 올린다.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길 한복판에 떨어졌을 경우에는 또 어떤가.
'저 놈의 인간들 등쌀에 못 살겠다'고 전쟁을 선포하거나 이민을 준비하는 따위
소모적인 적개심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그는 사람의 발에 밟히면 밟힐수록 왕성하게 새 잎을 밀어 올린다.
밟히면 밟히는 대로, 짓이겨지면 짓이겨지는 대로,
새로운 잎을 밀어 올리고 또 밀어 올리다가 어느 한 때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는 순간이 오면 그 때 얼른 꽃대를 내밀고 꽃을 피운다.
▲ 번식 몸을 털어 씨앗을 보내는 중 ⓒ 김수복
200개 이상의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꽃 송이를 구성하는 민들레
꽃의 형성과 소멸 과정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이게 또 보통 재미스럽지 않다.
이 친구는 아무렇게나 꽃을 피워 놓고 나는 더 이상 모른다,
자연이 알아서 해주겠지 하고 늘어지게 놀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관리를 하는데 이 과정이 천체의 운항 원리에 닿아 있다.
태양이 민들레의 지시를 따르는 것인지, 민들레가 태양의
뒤를 따라다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민들레 꽃과 태양은
다소 과장을 하자면 운명 공동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사랑의 메신저도 저녁에는 눈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민들레 꽃은 해가 지면 문을 닫고 잠을 잔다.
그리고 다시 해가 떠오르면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벌을 초대해서
사랑을 하고 결실이 맺어지면 목을 길게 빼고 꼿꼿이 서서 때를 기다리다가
공기 중의 수분이 최저치로 내려가는 한낮에 몸을 후르르 털어 후손을 멀리로 내보낸다.
이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이 있는데 꽃은 키가 작지만
수정이 완료된 뒤에는 키가 훌쩍 커져서 씨앗을 보다 멀리 보낼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 수정 꽃은 키가 작지만 수정이 완료되고 씨방이 형성되면 급속도로 키가 커진다.
ⓒ 김수복
그 지혜롭고 강인한 생명력, 한 시도 멈추지 않고 이 광대한 우주를 향해 자신의
향기를 뿌리고자 애쓰는 민들레의 일편단심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방에서 민들레를 거의 만병 통치 약재로 인정하는
까닭도 아마 민들레 특유의 생육 과정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민들레의 약리 작용은 꽃이 피기 전과 후로 그 효능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여성의 유방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몇몇 질환에서부터 각종 소화기 질환과 호흡기 질환, 연주창 등의
외과적 처방, 심지어는 자양 강장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그 종류를 헤아려 본다는 것이 부질없을 정도다.
이런 사후 약방문이야 어차피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할 일이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건강 식품으로 식탁에 올려볼 만은 하다. 특히
심장과 위장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민들레는
그 다양한 효능만큼이나 먹는 방법 또한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 민들레 요리 이렇게 뜯어낸 잎을 생으로 먹기도 하고,
데쳐서 무치기도 하고, 볶기도 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김수복
뿌리를 잘게 썰어서 말린 뒤에 뻥 튀기 기계 같은 것으로 튀겨낸 다음
끓는 물에 우려 내면 커피 맛이 난다 해서 민들레 커피라는 말도 있거니와
뿌리를 된장에 박았다가 먹는 장아찌도 있고, 소주 같은 독한 술에 우려내는 방법도 있다.
잎은 생으로 쌈을 해도 되고 녹즙을 낼 수도 있으며, 김치를 담글 수도 있고,
간장에 절여 장아찌를 만들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된장과 다진 마늘 등으로
조물 조물 무쳐도 좋고, 취나물을 볶듯이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도 좋다.
관건은 데칠 때나 볶을 때나 강한 불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요리에서 야채를 볶을 때 기름으로 재빨리 코팅하는 방식을 응용하면 된다.
야채의 주 성분은 수분이기 때문에 약한 불로
오래 끌면 수분이 빠지면서 가죽처럼 질겨지고, 맛도 없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식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민들레가 1순위로 꼽힐 것이다.
민들레를 구한다고 굳이 시장으로 갈 필요조차도 없다.
오늘이라도 당장 관리되지 않는 풀밭에 나가 보라.
노란민들레가 한포기에서 몇송이의 꽃이 피었는지...
거기 어디에 민들레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귀찮다면 씨앗을 받아다가 마당에 던져 두면 된다.
마당이 없다면 아파트 베란다에 즐비한 화분 위에 뿌려도 된다.
특별한 관리도 요구하지 않는다.
흙과 물기만 있으면 민들레가 스스로 알아서 싹을 내고, 잎을 키운다.
여기서 잠깐! 민들레는 특유의 쓴 맛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원성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약간의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상치 같은 쌈을 할 때 민들레잎 한두 개씩을 섞어서 먹게 한다거나
된장국을 끓일 때나 샐러드를 만들 때 역시 몇 잎씩 순차적으로 늘려가는 것이다.
그래도 쓴 맛에 길이 들여지지 않는다면 씨앗을 받아다가 어두운 곳에서 기르는 방법도 있다.
스티로폼 상자 같은 데 흙을 담아 씨앗을 뿌린 다음 햇볕이 없는 곳에 두고 물을 주면 발아되어
부쩍 부쩍 자라나는데 이렇게 기르면 쓴맛이 없다.